업무상 과실치사는 유죄·의료법 위반은 무죄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피부리프팅 시술을 하던 중 환자 얼굴에 3도 화상을 입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성형외과 의사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9단독 채희인 판사는 업무상 과실치사·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성형외과 의사 A씨에게 벌금 70만원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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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소재 한 성형외과 의사인 A씨는 지난 2018년 피해자 B씨의 얼굴과 턱 부위에 피부리프팅 시술을 진행했다. A씨는 B씨가 시술 도중 마취에서 깨는 등 통증을 입고 있는 것을 확인했음에도 계속해서 마취액을 늘린 채 과도한 열에너지를 투입시켜 B씨의 얼굴과 목 부위에 심재성 3도 화상을 입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A씨가 레이저를 이용한 시술을 진행할 때 환자의 피부상태를 관찰해 화상 등의 위험이 발생하지 않도록 미리 방지해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를 게을리 했다며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했다. 또한 진료기록부에 피부리프팅 시행 부위 및 횟수 등을 누락했다며 의료법 위반 혐의로도 기소했다.
재판부는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로 인정했으나 의료법 위반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채 판사는 "진료기록부에 레이저의 시행 부위와 부위 별로 시행한 횟수가 기재돼 있지 않은 사실은 인정된다"면서 "그러나 수술기록지에 3.0~3.5줄의 에너지 레벨로 900샷을 45분 동안 시술했다고 기재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과기록지에도 수술 중 환자의 움직임이 있었고 피고인이 퇴원 전 경과 확인을 했으며 환자에게 화상가능성을 설명하고 스테로이드 연고를 처방한 사실이 기재돼 있다"고 덧붙였다.
채 판사는 "이 사건 시술은 주로 얼굴과 목 부위 주름 개선을 위해 사용된다"며 "시술 전 일률적으로 시술부위를 세밀히 특정하고 에너지 레벨과 횟수를 정해두고 시행하는 시술이라고 보기 어렵다. 시술 후 이를 기억해 내서 상세히 기록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인정했다.
이어 "앞서 본 수술기록지와 경과기록지에 기재된 내용에 비춰보면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시술한 시술의 내용과 시술 후 사정이 구체적으로 기재돼 있다"며 의료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환자의 얼굴과 목 부위에 3도 화상을 입게 한 데는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가 유죄로 인정된다"며 "피고인의 연령·성행·환경·범행 후의 정황 등 모든 양형조건들을 종합해 피고인에게 벌금 70만원을 선고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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