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이탈 가속…증권사 수익 악화 우려↑
NH證, 장바구니·일괄매수 기능…최대 20종목까지
카카오페이證, 송금 기반 선물하기…불편함 해소
[서울=뉴스핌] 이은혜 기자=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약세장에 지난달 해외주식 결제금액이 작년 말보다 30% 넘게 줄면서 증권사들이 '서학개미 붙잡기'에 열중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수수료 무료 혜택을 제공하거나 금액별 보상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어 복잡한 해외주식 거래에 대한 서학개미들의 불만을 채워주지 못 하고 있다. 최근 NH투자증권과 카카오페이증권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의 편의성을 높여 주목받고 있다.
14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해외주식 결제금액은 251억6466만달러(한화 약 32조4473억원)로 지난해 연말(371억7171만달러) 대비 32.3% 감소했다. 이날까지 집계된 외화증권 보관금액은 863억6624만달러로 작년 말(1005억9055만달러)보다 14% 넘게 줄었다.
미국 달러화와 인플레이션 일러스트 이미지. 2022.06.12 [사진=로이터 뉴스핌] |
서학개미의 해외증시 이탈은 고물가 압력에 글로벌 증시에 대한 투자심리가 꺾인 탓이다.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충격으로 연방준비위원회가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긴축을 강화할 것이란 전망의 영향을 받아 연일 급락했다. 13일(미국 시간)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2.79%,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3.88%,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4.65% 각각 급락했다.
이처럼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주식 거래 규모가 줄면서 증권사들의 관련 수익 악화가 우려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올해 1분기 해외증권수탁 수수료 총 수익은 19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5% 줄었다.
증권사들은 해외주식에서 이탈하는 서학개미를 잡기 위해 수수료 무료 제공 및 매수 금액별 보상 제공 등의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수수료 무료 제공이나 금액별 보상 등을 제공하는 데 그쳐 복잡한 해외주식에 어려움을 겪는 투자자들의 수요를 채우지 못 하고 있다. 최근 NH투자증권과 카카오페이증권이 해외주식 거래의 편의를 높인 서비스를 제공해 눈길을 끌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전날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 서비스에 장바구니와 일괄매수 기능을 추가했다고 밝혔다. 고객들은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 종목을 최대 20개까지 장바구니에 담아둘 수 있으며, 일괄 매수도 가능하다. 또, 장바구니 내 종목에 대해서는 일괄로 주문금액 설정이 가능하다.
앞서 NH투자증권은 지난해 말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올해 4월까지 투자가능 종목을 309종목에서 467개로 확대하기도 했다.
[서울=뉴스핌] 사진=NH투자증권 |
카카오페이증권은 전날부터 카카오톡 친구에게 1000원부터 부담없이 해외주식을 선물할 수 있는 '주식 선물하기' 서비스를 시작했다. 금액 단위로 카카오톡 친구에게 주식 선물을 보낸 후, 상대가 선물을 받으면 해당 금액이 받는 사람 계좌에 입금돼 자동으로 주식 주문이 이뤄지는 방식이다. 다른 증권사들은 주식을 먼저 구매한 뒤 3영업일이 지나 주식이 입고된 후에 지인에게 이체하지만, 카카오페이증권은 송금을 기반으로 주식 선물하기를 구현해 불편함을 해소했다.
[사진=카카오페이증권] |
이 같은 약세장에서의 '서학개미 붙잡기'는 향후 인플레이션 우려가 정점을 찍고 증시가 다시 반등에 나설 때 실적 차별화를 도모할 전망이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증권사들은 해외주식시장에서 돌파구를 찾기 위해 MTS 개선,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 주간 거래 시작 등 고객 확보 및 서비스 제공에 집중하고 있다"며 "글로벌 시장이 다시 반등에 나서면 준비 상황에 따라 해외주식 수익 차별화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chesed7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