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역세권 아니어도 이용 가능…최대 38% 할인
수도권 요금인상 앞두고 혜택 ↑…조만간 단행 예상
"일회성으로는 해결 안돼…물가연동제 도입해야"
[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 수도권 대중교통 요금 인상을 앞두고 정부가 지하철·버스 통합정기권 도입 카드를 꺼냈다. 조만간 대중교통 요금 부담이 늘어날 것인 만큼 추가 할인혜택을 제공해 불만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으로 풀이된다.
◆ 통합정기권 최대 38% 할인…지하철 역세권 주민아니라도 이용 가능, 내년 도입 목표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는 서울·인천·경기 등 지자체 및 철도 운송기관 등과 지하철·버스 통합정기권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25일 밝혔다. 그 동안 지하철만 이용 가능했던 정기권에 버스 환승 할인을 추가해 시민들의 혜택을 확대한다는 취지다.
통합정기권이 도입되면 지하철과 버스를 번갈아 타는 시민들의 대중교통비가 약 27~38% 절감될 전망이다. 예를 들어 현행 수도권 10km 구간(1250원)을 60회 통행하면 요금은 7만5000원인 반면 지하철·버스 통합정기권이 도입되면 대중교통 이용료는 5만5000원으로 26.7% 할인된다. 수도권 30km 구간(1650원)을 60회 통행시 이용료가 9만9000원에서 6만1700원으로 37.7%가 낮아진다.
그동안 지하철 정기권은 지하철만 탈 때 혜택이 제공돼 사실상 역세권 주민만 이용이 가능했다. 이로 인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이에 새 정부는 '지하철 정기권의 버스환승 할인'을 국정과제로 선정했고 대광위는 내년 도입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박정호 대광위 광역교통경제과장은 "지하철·버스 통합 정기권은 정부가 대중교통 정기권 서비스를 지원하는 첫 사례로 대중교통을 정기 이용하는 서민·청년의 대중교통비를 절감하는 등 다양한 이용자 수요를 충족시킬 것으로 예상된다"며 "앞으로도 대중교통비 절감 방안을 다각적으로 강구해 국민 교통비 부담을 낮추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기자 = 20일 오후 서울 양천구 양천공영차고지에 주차된 시내버스의 모습. 2022.04.20 hwang@newspim.com |
◆ 수도권 요금인상 앞두고 혜택 확대 해석, 지선 이후 전망…물가연동제 도입 필요성도
다만 일각에서는 지하철·버스 통합정기권 도입이 수도권 대중교통 요금 인상을 앞두고 할인혜택을 확대하는 일환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요금 인상에 따른 반발을 완화하려면 대중교통 이용 혜택을 최대로 늘려야 한다는 취지다.
최근 수도권 대중교통 요금 인상 필요성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가장 큰 이유는 서울교통공사의 만성 적자다. 공사는 지난해 964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2020년에는 1조1137억원의 순손실로 역대 최대 적자였다.
적자의 가장 큰 원인인 서울시 대중교통 요금은 2015년부터 7년째 1250원으로 동결돼 있다. 정부는 서민 등의 교통복지와 자가용 이용을 낮추기 위해 원가 이하의 요금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고유가와 인건비 등 운송원가가 크게 오르면서 적자폭이 커지며 공사의 부담은 점점 커지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요금 인상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6·1 지방선거 직후 서울시가 요금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업계 안팎에서는 예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회성으로 요금을 올리기보다 매년 원가 요인을 파악해 요금에 반영하는 물가연동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2019년 경기도는 버스요금을 200원 올렸지만 박원순 전 시장은 여론을 고려해 올리지 않으면서 서울시의 부담이 가중됐다"며 "요금 인상을 위한 시스템을 만들고 투명하게 공개해 시민의 동의를 얻으면 공공성을 지키면서 대중교통을 유지할 수 있는 요금제를 도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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