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잔혹하고 엽기적인 방법으로 살해"
한씨 측 "모든 혐의 인정하나 심신미약 상태였다"
한씨 최후 변론서 유가족에게 머리 숙여 사과
[서울=뉴스핌] 강주희 기자 = 함께 술을 마시던 직원을 폭행하고 플라스틱 막대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스포츠센터 대표(41)에게 검찰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안동범 부장판사)는 23일 오후 살인 혐의로 기소된 한모(41) 씨의 결심공판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검찰은 "아무런 잘못이 없는 피해자를 잔혹하고 엽기적인 방법을 살해했다"며 재판부에 무기징역 선고를 요청했다.
검찰은 "폐쇄회로(CC)TV 영상 등에 찍힌 범행 현장은 눈 뜨고 보기 힘들 만큼 잔혹하고 피해자 고통이 얼마나 컸을지 상상도 안 된다"며 "그럼에도 피고인은 피해자가 사망한 이유가 현장 경찰의 미흡한 조처 때문이라며 경찰을 비난하고,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고 비판했다.
이어 "피고인의 이런 터무니없는 주장에 유족의 고통은 더욱 가중됐지만 피고인은 유족에게 사과하거나 합의하려는 노력조차 안 했다"며 "갑자기 세상을 떠난 피해자와 한순간 소중한 가족을 잃은 유족의 원통함을 이해하기 위해서 중형이 선고돼야 마땅하다"고 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직원을 막대로 찔러 엽기적인 방법으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 어린이 스포츠센터 A(41)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A대표는 지난해 12월31일 서울 서대문구 내 한 어린이 스포츠센터에서 남성 직원 B씨(27)를 폭행 후 항문에 약 70cm 길이의 교육용 플라스틱 막대를 찔러 장기파열로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2022.01.07 mironj19@newspim.com |
반면 한씨 측은 경찰의 미흡한 초동조치로 피해자가 사망했다는 기존 주장을 철회하며 모든 혐의를 인정했다. 다만 한씨의 범행이 과도한 음주와 금연약물 복용으로 인한 심신미약 상태에서 발생한 일이라며 선처를 호소했다. 한씨 측 변호인의 주장에 방청석에서는 유족의 항의가 나왔다.
한씨 측은 "피고인은 범행 당시 피해자가 살아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살 수 있다는 여건을 물어본거지 범행을 부인하거나 책임을 전가하려는 것은 아니다"라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결과를 보고 기존 주장을 모두 철회한다고 재판부에 의견서를 냈다"고 했다.
이어 "한씨는 코로나(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에 ) 병원에 입원했고 담당 의사는 금주와 금연을 지시했다"며 "병원 퇴원 이후 15일 동안 술을 마시지 않다가 갑자기 회식을 하면서 평소 주량보다 많이 마셔서 블랙 아웃 상태에 빠졌고, 피고인이 복용하는 약은 음주 시 공격성을 유발한다는 부작용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당시 피해자를 제3자로 착각해 공격했고, 제3자로 착각한 내용은 112 신고 내용에 포함돼있다"며 "금연 약을 복용한 상태에서 음주를 해 객체 착오를 일으킨 피고인의 심신미약 상태를 고려해달라"고 호소했다.
한씨 측은 "피고인은 피해자 가조에게 너무나 큰 아픔을 줬지만 수사 과정에서 재판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참회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며 "평상시 피해자와 아무런 원한 관계나 문제가 없어 잔혹하게 살해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한씨는 최후 변론에서 "돌이킬 수 없는 잘못된 행동으로 고통 받는 분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유가족을 향해 머리를 숙였다. 한씨는 "무슨 말을 해도 죄를 경감할 수 없는 것을 잘 알고, 정말 죄를 반성하고 있다"며 "피해자 어머니와 아버지, 누나에게 잘못을 빌고 용서를 구하겠다. 모든 분들께 사죄를 한다"고 말했다.
한씨는 지난해 12월 31일 새벽 자신이 운영하던 서울 서대문구 소재 스포츠센터에서 직원 A씨를 폭행하고 플라스틱 막대를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범행 직후 한씨는 평소 주량의 3배 정도를 마셔 상황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씨의 선고기일은 다음달 16일 오전 10시 30분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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