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스웨덴, PKK 테러 단체에 우호적"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터키가 핀란드와 스웨덴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신청을 긍정적으로 볼 수 없다고 거듭 밝히면서 이들 국가의 가입에 적신호가 켜졌다.
16일(현지시간) 터키 관영 아나돌루통신에 따르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앙카라를 방문한 압델마드지드 테분 알제리 대통령과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이들 국가의 나토 가입 신청에 '찬성'을 말하지 않을 것"이라며 "두 국가 모두 테러 조직에 대한 공개된, 명확한 입장이 없다"고 지적했다.
벨기에 브뤼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본부에서 기자회견 하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2021.06.14 [사진=로이터 뉴스핌] |
특히 스웨덴의 경우 "테러 단체의 양성센터"라고 주장하며 "그들 의회에는 심지어 친(親) 쿠르드노동자당(PKK) 의원들이 있다. 그들을 어떻게 신뢰할 수 있겠나?"고 반문했다.
PKK는 터키 남부와 이라크 북부 등 쿠르드 민족 분리 독립을 주장하는 단체다. 터키 정부는 40년 넘게 쿠르드 무장세력과 전쟁을 벌여왔는데 터키를 비롯해 미국·유럽연합(EU)이 이들을 테러 단체로 규정한다.
반면, 핀란드와 스웨덴은 쿠르드족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쿠르드족 이민자가 많은 스웨덴에는 쿠르드족 의원 6명이 활동하고 있다.
핀란드와 스웨덴이 나토 가입을 승인받으려면 터키를 비롯해 모든 나토 회원국의 찬성표가 필요하다. 터키가 계속해서 제동을 건다면 이들 나토 가입은 무산될 공산이 크다.
그러나 터키가 이들 가입 지지에 "완전히 문을 닫은" 것은 아니라고 에르도안 대통령의 대변인이 지난 14일 로이터통신에 알렸다. 터키는 PKK를 최대 안보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기에 핀란드와 스웨덴이 PKK에 대한 지원 등을 끊는다면 생각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전언이다.
핀란드와 스웨덴 외교단이 조만간 터키를 방문해 가입 지지를 설득할 계획이다. 일단 에르도안 대통령의 반응은 "굳이 올 필요 없다"다.
터키 외교관 출신인 터키 경제외교정책센터(Edam)의 시난 울겐은 터키 정부가 이토록 두 국가 가입에 완강히 반대하는 것은 미국과 협상의 물꼬를 트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핀란드-스웨덴과 협상에서 터키 정부는 미국으로부터 양국 현안들에 대한 양보를 얻어내려고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