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대응 늦은 이유는 시장 충격 최소화"
"비트코인은 투기 자산…안정성도 없어"
[샌프란시스코=뉴스핌]김나래 특파원=벤 버냉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제롬 파월 현 의장이 이끄는 연준의 뒤늦은 인플레이션 대응을 비판했다. 아울러 가상화폐 중 하나인 비트코인에 대해서도 대체 화폐로서 자리매김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16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버냉키 전 의장은 이날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연준이 언제 인플레이션 억제 조치를 취할 것인지는 굉장히 복잡한 문제"라면서도 "문제는 현재 연준의 대응이 왜 늦었느냐는 것이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것은 실수였다"라고 말했다.
이어 버냉키 전 의장은 "그들도 실수였다는 것에는 동의하리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마켓워치는 이같이 현재 연준 의장에 대해 전임 의장이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뉴스핌=김나래 기자]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 [사진=로이터 통신] 2022.05.17 ticktock0326@newspim.com |
버냉키 전 의장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규모 양적완화 정책을 이끌었던 경험이 있다. 현재 파월 의장도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이후 경제 침체를 막기 위해 사태 2008년 이후보다 더 강력한 양적완화를 펼쳤다.
그러면서도 버냉키 의장은 "파월 의장이 이끄는 연준이 (물가 대응을) 왜 기다렸는지 이해한다"고 말했다.
버냉키 전 의장은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연준이 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는 걸 원했기 때문이라고 꼽았다. 당시 시장은 주로 양적완화(QE)로 풀린 돈을 회수하는 과정에서 일부 신흥국들의 통화가치와 주가가 폭락했었다.
그는 파월 의장은 2013년 당시 긴축 발작 때 연준 이사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버냉키 전 의장은 "시장의 흔들림을 봤던 파월 의장이 시장에 많은 경고를 주면서 이런 일을 피하길 원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전문가들은 역대급 통화완화 정책에 힘입어 미국의 경제는 빠르게 반등했지만, 이러한 완화 조치를 너무 늦게 거둬들임으로써 인플레이션을 초래했다는 비판을 거세게 내놓고 있다.
하지만 버냉키 전 의장은 최근 치솟는 인플레이션 현상이 1970∼1980년대와 비슷할 것이라 일각의 견해에는 동의하지 않았다.
또 그는 최근 급락하고 있는 가상화폐에 대한 생각도 언급했다. 비트코인이 대체 화폐 형태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버냉키 전 의장은 "(가상화폐는) 투기 자산으로서 성공했다"며 "지금 당장 그 단점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비트코인이 법정 화폐의 대용품이라면 비트코인을 사용해 식료품을 살 수 있어야 한다"며 "비트코인이 너무 비싸고 불편하기 때문에 비트코인으로 식료품을 구매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비트코인을 사용하게 되면 샐러리 가격은 날마다 급변하기 때문에 비트코인 가치에도 안정성이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ticktock032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