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총액 세계 최대 스테이블 코인 테더 디페깅
디페깅 폭 2020년 3월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다
코인베이스 실적 악화에 '파산' 공포 확산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 테라USD(UST)의 디페깅으로 암호화폐 시장이 요동치는 가운데, 시가총액 기준 세계 최대 스테이블 코인인 USDT(테더)에도 디페깅 현상이 발생해 투자자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한국 시간으로 12일 오후 7시 13분 테더는 24시간 전보다 1.51% 하락한 0.9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암호화폐 전문 매체인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이날 앞서 0.96달러까지 빠지는 등 미 달러화와의 1:1 페깅이 깨진 상황이다. 이는 2020년 3월 코로나19 사태 발발 이후 최다폭의 디페깅이다.
비트코인 이미지 [사진=로이터 뉴스핌] |
웨이브(WAVES) 기반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 뉴트리노USD(USDN)도 11일 저녁부터 디페깅 조짐을 보이며 1달러 아래로 하락했다.
◆ 테라USD(UST) 디페깅에 따른 불안에 테더에 대한 신뢰도 악화
이날 비트코인 가격도 2만7000달러 지지선을 깨고 내려가며 일시 2만5400달러까지 떨어졌다. 2020년 12월 이후 최저치다. 현재는 24시간 전보다 14.24% 급락한 2만7352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테더 재단은 현금 외에 기업어음, 채권, 대출, 귀금속, 디지털 자산 등으로 준비금을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국 중앙은행의 긴축에 따른 경기 위축 우려 속에 미 증시 등 위험 자산을 중심으로 하락장이 이어지며 시장의 불안이 커진 상황에서 UST 디페깅 사태로 테더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도 약화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테더의 파올로 아르도이노 최고 기술 책임자(CTO)는 트위터를 통해 "지난 24시간 3억 USDT를 1:1비율로 정상적으로 미 달러로 환전(redemption)했다"며 투자자들의 불안을 잠재우고 나섰다.
[테더의 파올로 아르도이노 최고 기술 책임자 트위터] 2022.05.12 koinwon@newspim.com |
이와는 별도로 암호화폐 전문 매체인 코인데스크 역시 유럽 오전 시간에 테더의 미 달러화로의 환전이 정상적으로 이뤄졌다고 확인했다.
매체에 따르면, 테더측 대변인은 이메일을 통해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파이넥스에서 테더는 1달러보다 약간 높은 가격에 페그가 유지됐으며, 또 다른 거래소 크라켄에서는 1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이로 인해 크라켄에서 테더를 사서 비트파이넥스에 매도하는 차익 거래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부 시장 참가자가 크레켄에서 1달러 이하에 테더를 사서 바로 1달러로 환전해 차익을 누렸지만 이는 시장의 자연스러운 움직임일 뿐 테더의 1:1 페그와는 아무 상관이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 코인베이스 '파산' 우려에 투자자들 '암호화폐 회수 불능' 우려까지
이와 관련 비앙코 리서치의 짐 비앙코 대표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며 전염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며 "한 곳에서의 불안으로 모두 시장에서 도망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코인베이스의 주가가 26% 급락하며 파산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 같은 경고는 앞서 10일 코인베이스(종목명:COIN)가 기대에 못 미치는 실망스러운 분기 실적 발표로 주가가 급락한 이후 나온 것이다. 회사는 올해 1분기 회사의 매출은 11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7% 감소했다고 밝혔다. 분기 매출이 14억80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던 시장 전망을 크게 하회했다. 같은 기간 순손실은 무려 4억3000만 달러에 달했다. 월가가 추정한 4700만 달러를 큰 폭으로 웃돈 것이다.
실적 발표 당일 주가는 12.60%, 11일에는 26.40% 폭락했다.
여기에 코인베이스가 SEC 측에 제출한 자료가 공개되며 투자자들 사이 패닉은 더 커졌다. CNBC가 공개한 SEC의 자료에 따르면 코인베이스 측은 사용자를 위해 보관하고 있는 암호화폐가 "파산 절차의 대상이 될 수 있으며, 고객은 일반 무담보 채권자로 분류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이는 코인베이스가 파산할 경우 코인베이스 사용자는 '무담보 채권자'로 분류되기 때문에 암호화폐 투자금 등을 회수하는 것이 불리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이같은 내용에 코인베이스 사용자들 사이 공포가 확산되자, 브라이언 암스트롱 코인베이스 최고경영자(CEO) 트위터를 통해 "코인베이스가 파산할 리스크는 없다"며 SEC가 요구한 새로운 조항을 추가한 것 뿐이라며 파산 논란을 일축했다.
[파산 가능성을 일축한 브라이언 암스트롱 코인베이스 CEO 트위터] 2022.05.12 koinwon@newspim.com |
하지만 테라USD(UST) 디페깅 사태로 촉발된 시장의 불안은 쉽사리 꺼지지 않는 분위기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전반의 가격이 폭락하는 가운데 니암 아슬람 아바트레이드 분석가는 마켓워치에 비트코인의 다음 지지선은 2만5000달러며, 여기도 깨지면 그 다음은 2만2000달러라고 분석했다.
그는 "강세론자들이 패배하며 매도세가 거세지고 있다"며 "트레이더들 사이 가장 큰 우려는 지금의 매도세가 장기 보유자들까지 패닉에 빠뜨릴지 여부다"고 지적했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