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키움증권 종투사 지정…초대형IB 계획 밝혀
리테일에 편중돼있는 사업 부문 다각화 필수
'멀티 플레이어' 황현순 대표의 책임 막중
[서울=뉴스핌] 이은혜 기자 =키움증권이 국내 9번째 종합금융투자회사로 지정되면서 초대형 투자은행(IB)에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 그러나 초대형IB의 인가를 받는 과정에서 리테일에 편중돼있는 사업 부문의 다각화 숙제를 풀어야 한다. 키움증권 안팎에서는 황현순 대표이사가 그 숙제를 풀어나갈 수 있을 지 주목하고 있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키움증권의 4개 영업본부(홀세일 총괄·IB사업·투자 운용·리테일 총괄)의 영업이익(9495억원)에서 리테일 총괄본부(6856억원)가 차지하는 비중은 72.20%로 절반을 훌쩍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키움증권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에서도 리테일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을 넘어설 전망이다. 메리츠증권 은경완 연구원은 "키움증권의 수익구조는 과거 대비 다변화됐다고 하지만 여전히 리테일 이익 비중이 60%를 웃돌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주요 5대 증권사의 리테일 비중은 삼성증권(53.4%), KB증권(42.55%), 미래에셋증권(24.30%), NH투자증권(28.6%)순으로 모두 키움증권보다 낮다. 5대 증권사 외에는 메리츠증권의 리테일 비중은 7.1%로 10% 미만이다.
(사진=키움증권) |
키움증권의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은 약 3조8000억원으로, 올해 초대형IB 지정요건인 자기자본 4조원을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초대형IB로 도약하기 위해선 비(非)리테일 부문의 사업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숙제를 떠안게 됐다.
그 중에서도 초대형IB의 주요 업무인 IB부문의 사업역량을 강화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인력 충원과 조직 확대 등의 숙제가 쌓여있다.
키움증권은 전날 종투사 지정 소식과 함께 향후 종투사 사업자로서 사업 계획을 밝혔다. 단계적으로는 인수합병(M&A), 중소기업여신에서 시작해 기업의 성장과정 전반에 필요한 자금수요와 자문서비스를 종합적으로 제공하고, 이를 위해 기업대출 심사역량을 강화하는 등 리스크 관리 체계를 고도화해 사업 영속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은 IB부문을 중심으로 이익기반이 확대되고 있다"며 "종투사 지정을 계기로 기업여신 등 추가 사업 확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를 위해 올해 신규 선임된 황 대표이사의 책임이 막중해보인다. 황 대표는 지난 2000년부터 키움증권의 IB팀에 합류한 이후 중국현지법인장, 투자운용본부장, 전략기획본부장 겸 리테일총괄본부장, 그룹전력경영실장 등을 거쳤다. 금융투자업계는 황 대표이사가 이처럼 키움증권의 다양한 분야를 맡아온 '멀티 플레이어'인 만큼 키움증권의 사업 다각화를 충분히 이끌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chesed7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