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기관이 수사 못 하게 막는다면 헌법 위반…법안 도입 시 직 떠나겠다"
"대한민국, 사실상 수사·기소 이미 분리…국민에게 필요한 수사 검찰이 해야"
[서울=뉴스핌] 장현석 기자 = 김오수 검찰총장이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저지를 위한 문재인 대통령 면담을 정식 요청한 가운데 검찰의 수사권 전면 폐지 법안의 위헌 문제와 직접수사 필요성에 대해 간곡히 호소했다.
김 총장은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늘 정식으로 대통령님께 지금 현황과 관련해 여당인 민주당에서 당론으로 확정한 검찰 수사권 전면 폐지법안과 관련해 면담을 요청했다"고 전하며 민주당의 '검수완박' 법안의 문제점을 하나하나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기자실에서 김오수 검찰총장이 기자들과 만나 더불어민주당이 입법 예고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과 관련, 반대 의견을 설명하고 있다. 2022.04.13 pangbin@newspim.com |
우선 김 총장은 민주당이 추진하려는 '검수완박' 법안은 헌법 규정을 정면으로 위반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 총장은 "4.19 혁명 이전의 제헌헌법에선 영장은 '수사기관'의 청구에 의해서 법관이 발부하게 된다고 지칭했지만 혁명 이후 제정된 헌법에선 수사기관이 빠지고 '검사'만 명시되도록 바꼈다"며 "즉 헌법은 수사기관의 주체로 당연히 검사를 규정했는데 검사가 수사를 못 하게 한다면 헌법 위반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어 "수사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인신을 구속하는 강제수사"라며 "사법경찰관이 수사기관이 아니라는 것은 아니지만 강제수사에 해당하는 압수수색, 체포, 인신구속 등 영장을 검사만이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한 것은 검사가 곧 수사기관이라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현재로선 위헌 문제로 헌법재판소에 가는 일이 없길 바라고, 그럴 일이 없도록 간곡히 호소할 생각"이라며 "만약 법안이 실제 도입된다면 전 당연히 직을 떠날 것이고, 남은 후배 검찰 구성원들이 적절한 방법으로 헌법상 쟁위를 통해 위헌 여부를 밝혀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총장은 또 검찰의 수사권 범위에 대해서도 최대 수혜자이자 피해자가 될 국민들의 입장에서 보더라도 6대 범죄 등 주요 수사는 검찰이 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김 총장은 "대한민국은 사실 이미 수사와 기소의 분리가 이뤄지고 있다"며 "지금까지도 수사의 99%는 경찰이 해 왔고 국민에게 필요한 1%의 수사만을 검찰이 해 왔는데 이마저 전부 빼앗는 것이 맞느냐"고 되물었다.
이어 "지난해 개정된 형사소송법으로도 이미 수사 주체가 불분명해지면서 사건 처리가 지연되는 등 혼선이 야기되고 있다"며 "현재 검찰과 경찰은 검경 수사권 조정에 따른 합리적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데 공감대를 느끼고 있지만 민주당 법완은 수정을 넘어 이를 전면 뜯어 고치는 사안"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법무부 차관 시절 참여했던 검찰개혁 논의 때도 다수 위원들이 검찰의 수사지휘는 폐지하되 직접수사는 남기자는 쪽으로 정리됐다"며 "검찰의 수사권 전부를 뺏았는다는 내용은 논의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예세민 대검 기획조정부장 역시 "검사가 경찰에 보완수사 요청만 할 수 있고 보완수사에 직접 나서지 못한다면 중요 사건 피의자나 피해자도 만나보지 못하고 어떻게 기소 여부를 판단하겠느냐"며 "과거에도 검찰의 직접 보완수사로 원래 혐의에 더해 숨겨진 범의를 추가하고 실체를 규명한 사례가 많은데 앞으로는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김 총장은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정식 면담 요청과 관련해 "지난 2019년에도 대통령을 모시고 현재 운영되고 있는 검찰개혁 제도에 대해 이야기한 바 있다"며 "시행된지 1년만에 이를 전면 뜯어고치는 검찰개혁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그걸 어떻게 받아들시는지 간곡히 문제점들에 대해 말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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