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철·밀리 양국 의장, 인·태사령부서 양자회담
전략기획지침(SPG) 따른 전략기획지시(SPD) 서명
최근 안보정세 공유, 동맹 굳건함·핵심축 재확인
[서울=뉴스핌] 김종원 국방안보전문기자 = 한국과 미국 합참의장이 30일(현지시간)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비롯한 새로운 안보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새 전략기획지침(SPG)에 따라 발전시킨 전략기획지시(SPD)에 서명했다.
북한이 핵무기 다종화와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 극초음속기 개발 등을 통해 군사적 위협을 가속화하고 있는 가운데 한·미 군 간 실질적 대응을 위한 새로운 작전계획(OPLAN·작계) 수립이 본격화하게 됐다.
원인철·마크 밀리 한·미 합참의장은 이날 미 하와이 캠프 스미스 인도태평양사령부에서 양자회담을 하고 한·미 간 새로운 작계 수립을 위한 SPD에 서명했다.
원인철(오른쪽)·마크 밀리 한·미 합참의장이 30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 인도태평양사령부에서 열린 양자회담에서 한·미 간 새로운 작전계획 수립을 위한 전략기획지시(SPD)에 서명한 후 악수하고 있다. [사진=국방부] |
SPG는 한반도 유사시 한·미 연합군 전력이나 주변국 변화를 고려해 대응 방향이나 목표를 제시한 큰 틀의 지침이다. 이를 구체화한 군사행동 가이드라인이 SPD다. 현재 적용되고 있는 기존의 '작계 5015'는 2010년 수립된 SPG에 따라 작성됐다.
한·미 군은 그동안 1년에 한 번 이상씩 수시로 군사·안보 환경 변화에 따라 작계를 수정·보완해 왔다. 하지만 날로 가시화되는 북한의 핵무력과 미사일 위협, 그리고 주변국의 군사적 증강에 대한 근본적이고 실질적인 대응이 시급하다는데 인식을 함께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유사시 미국의 전략 무기와 자산을 어느 정도 수위에서 얼마나 자주 한반도에 확대 전개할 것인지도 면밀히 검토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북한의 핵무력이 갈수록 다종화·고도화돼 가는 상황에서 핵억지력을 어디까지 투사할 것인지도 심도 있게 들여다볼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에서 보듯이 미국과 중국·러시아 간의 패권 전쟁이 노골화되는 가운데 북·중·러 밀착화와 함께 북한 비핵화가 사실상 외교적으로 해결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한·미 간 실질적인 군사적 북핵 대응법도 강구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원인철 합참의장과 폴 러캐머라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은 최근 합참에서 열린 특별상설군사위원회(sPMC)에서 SPD 관련 내용을 심도 있게 토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서명은 지난해 12월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서 두 나라 국방장관의 SPG 승인 다음 절차로 한·미 군은 새 작계를 만드는 작업에 본격 착수하게 됐다. 한·미 합참은 지난해 12월 53차 SCM에서 SPG가 승인된 이후 SPD 문안작성 등 절차를 거쳐 최근 구체적인 내용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합참은 이날 "한·미 의장이 최근 안보정세에 대한 견해를 공유하고 한·미 동맹의 굳건함을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합참은 "한·미 동맹이 한반도와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핵심축(Linchpin)이라는 데도 다시 한 번 인식을 함께했다"고 전했다.
합참은 이번 양자회담이 한·미 동맹의 군사 현안에 대한 의견을 공유하고 소통을 강화하면서 연합방위태세를 더욱 공고히 하는 취지에서 열렸다고 설명했다.
kjw86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