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판촉비, 매출액 최대 12% 수준
홍보비 피자값에 포함...피자 가격 또 오르나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국내 피자 프랜차이즈의 자사 홍보비가 각사의 영업이익을 훌쩍 뛰어넘었다. 특히 매출로 다섯 손가락에 꼽히는 피자 프랜차이즈를 중심으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업계에선 경쟁 심화와 매출 하락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로 오프라인 매장의 영업 시간이 제한되는 상황에서 배달비도 오르며 매출에 악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커피전문점에서도 피자를 판매하는 등 동종 업계뿐 아니라 다른 업종에서의 경쟁사 증가하는 등 모두가 파국으로 치닫는 '치킨게임' 양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는 지속적인 피자 값 상승 요인이 될 가능성도 있다. 다수의 업체가 광고와 판촉비를 가맹점이 판매하는 피자값에 포함한다. 더욱이 피자 업체간 경쟁 과열을 해소할 수단이 부재한 가운데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정부의 가맹점 정보공개 내용도 부정확해 현장의 혼선을 부추기고 있다.
◆ 영업익 마이너스에도 수 십억 광고·판촉 경쟁...피자 업계 "살아남기 위한 투자"
28일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공시를 분석한 결과 도미노피자·피자헛·파파존스 등 글로벌 피자 프랜차이즈 업체가 사용한 광고와 판촉 비용이 각사의 영업익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광고비와 판촉비 지출이 매출액의 9~12%를 차지하는 곳이 부지기수다.
도미노피자(이하 도미노)는 광고비로 231억원을 사용했다. 해외 브랜드 중 가장 높은 금액이다. 2020년도 영업익은 165억원이다. 매출액은 2328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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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1위인 도미노의 매장 수는 446곳이다. 국내에 진출한 해외 피자 프랜차이즈 업체 중 가장 많은 수의 점포다. 2020년을 기준으로 피자 업계 중 가장 높은 매출을 올렸다. 이어 매출과 점포 수는 한국피자헛(378곳), 파파존스(173곳) 순이다. 이들 업체의 광고비와 판촉비 규모는 자사 전체 매출액의 9~12% 수준이다.
토종 피자 프랜차이즈 업체도 마찬가지다. 파파존스에 이어 네 번째로 매출이 높은 피자알볼로는 약 35억원을 광고와 판촉비로 지출했다. 피자알볼로 관계자는 "타사에서 고객 유치를 위한 과도한 할인 정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최소한의 금액으로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라며 "광고와 판촉비를 사용하지 않으면 가맹점의 경쟁력이 하락하고 이는 가맹점 수익 악화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영업익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업체도 광고비에 수십억을 지출했다. 토종 브랜드 중 가장 많은 광고비를 투입한 미스터피자의 2020년 영업이익은 -28억 5894만원이다.
◆ 홍보비, 가맹점 매출 영향 '미미'...광고·판촉비 2번째로 높은 피자헛, 면적당 매출 꼴찌
피자 업체들은 광고비와 판촉비를 통해 자사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고 가맹점의 매출을 지원하기 위해서라고 입을 모았다. 마케팅 비용으로 일종의 투자로 본다는 얘기다.
업계에선 외식 브랜드 수 증가 등 경쟁 심화로 인한 일종의 '출혈 경쟁'으로 보고 있다. 피자 말고도 선택지가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외식업 전체 브랜드 수는 8999개(2021년 말 기준)로 전년대비 66.5%로 크게 증가했다. 공정위의 '2021년 가맹사업 현황'을 분석한 결과다.
[사진=픽사베이] 신수용 기자 = 2022.03.25 aaa22@newspim.com |
막대한 홍보 비용에도 그 효과는 불분명하다. 피자에땅의 '가맹사업 관련 매출액'은 2019년 275억에서 2020년 240억원으로 34억 이상 줄었다. 231개 지점을 가진 피자에땅의 광고비는 10억이지만 영업이익은 -28억원(2020년)이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40억원을 기록했다.
홍보 비용이 가맹점 매출에 미치는 영향도 미지수다. 업계 2위인 피지헛 면적(3.3㎡)당 평균매출액은 616억원으로 피자마루(1496억원)와 피자스쿨(1557억원) 등 저가 브랜드보다 낮다. 피자헛의 광고·판촉비 규모는 147억 9743만원으로 업계에서 두 번째로 많다. 2020년도 피자헛 전체의 영업이익인 55억을 상회한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온라인의 발전으로 '버즈마케팅(입소문 마케팅)' 등 소비자 사이에서 정보 공유 활발하고 냉동피자와 PB상품의 질도 높아진 상황에선 할인 행사와 고가의 광고비용 지출 등 전과 같은 마케팅으론 한계 존재"한다며 "광고와 판촉비 절감을 통해 가맹주와 상생하고 고공행진하는 외식물가에 지친 소비자들에게 귀감이 되면서 '돈쭐(돈으로 혼쭐)'나는 업체로 거듭나는 등 기존의 경쟁 구도를 깨뜨리는 업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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