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구나현 기자 = 중국이 지난 18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 통화 이후 전쟁과 제재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하고 나섰다.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20일 중국 안후이성에서 람타네 라맘라 알제리 외무장관과 회담 후 개최한 공동 기자회견에서 "국제 지역 분쟁을 해결하는 데 전쟁과 제재 두 가지 선택지만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대화와 협상이 근본적인 해결책이고 이러한 방향을 계속 지켜 나가야 한다"고 전했다.
왕 부장은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일방적인 제재를 강화하는 것은 글로벌 공급망에 분열을 만들어 국민들의 생활에 충격을 가져다줄 것"이라며 "국민들은 지정학적 충돌과 대국의 힘겨루기로 발생한 피해에 책임을 질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한 유엔 총회 결의안 표결에서 중국, 알제리 등 국가들이 기권한 일을 거론하며 "기권표 역시 하나의 태도"라며 "평화에 기회를 주는 것이자 전쟁과 제재를 사용해 분쟁을 해결하는 데 찬성하지 않는 책임감 있는 자세"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국제적 분쟁은 평화적 수단으로 해결해야 하고 당사국은 조속히 전쟁을 멈춰야 한다"며 전쟁과 제재를 모두 반대한다는 입장을 국제 사회에 피력했다.
이는 중국이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국제 사회의 압도적인 비판 여론을 의식한 발언으로 분석된다.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와 동시에 왕 부장은 "우크라이나 문제의 뿌리는 유럽의 안보 문제에 있다"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동진(東進)에 대해 반성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해 러시아를 두둔하는 태도를 보였다.
그러면서 "모든 나라는 독립적이고 자주적으로 대외 정책을 결정할 권리가 있으니 편가르기를 강요해선 안된다"고 지적하며 미국의 2차 제재를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앞서 18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영상 통화에서 중국이 러시아를 지원할 경우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후과(後果)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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