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파일럿라인 구축...기술난제 어느정도 해결한듯
LG엔솔 "고분자계 2026년, 황화물계 2030년 양산 목표"
SK온, 美솔리드파워·세계 석학 등과 손잡고 기술 개발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미래 배터리 시장의 게임체인저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양산이 가시권에 들어오고 있다.
삼성SDI가 이번주 자사 연구소 내에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시범생산라인) 착공 소식을 발표했다. 업계가 주목하는 부분은 파일럿 라인 착공은 기술적 난제를 어느정도 해결한 것이란 의미다. 양산을 위한 첫 발을 내딛었다는 평가다.
이에 더해 LG에너지솔루션도 고분자계 전고체 배터리를 2026년까지 양산하겠다고 밝혔다. SK온은 전고체 배터리 기술 선도기업인 미국 솔리드파워 등과의 협업을 강화하면서 기술 개발 속도를 높이고 있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고체 배터리는 양극과 음극 사이에서 이온을 전달해 전류를 흐르게 하는 물질인 전해질을 액체에서 고체로 바꾼 것이다. 고체 전해질은 액체보다 배터리 용량은 늘리면서 무게, 부피, 화재 위험은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삼성SDI 연구소 전경 [사진=삼성SDI] 2022.03.14 yunyun@newspim.com |
하지만 아직 풀어야 할 기술적 난제가 많다. 액체보다 이온 전도도가 낮아 충·방전 속도가 느려지고, 60도 이상 고온에서만 충전이 가능하다. 음극재에 리튬메탈을 넣으면 배터리 분리막을 훼손하는 '덴드라이트'가 생성된다.
이를 풀기 위해 배터리 업체와 완성차 업체 등이 막대한 자본을 투입해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 상용화까지 수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됐다.
이런 가운데 삼성SDI가 자사 연구소 내에 약 6500㎡(약 2000평) 규모의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S라인)을 착공했다고 발표하면서 분위기가 일순간 바꼈다. 파일럿 라인을 착공했다는 것은 어느 정도 기술적 난제를 해결했다는 걸 의미하기 때문이다. 또한 대량 생산을 통해 연구개발(R&D) 속도를 높일 수 있다. 전고체 파일럿 라인 착공은 해외 스타트업체 중 몇 곳 있지만 국내에서는 삼성SDI가 처음이다.
삼성SDI가 목표한 전고체 배터리 양산 시점은 2027년인데 최윤호 삼성SDI 사장은 인터배터리 행사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조금이라도 더 빨리 기술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양산시점을 당기는 부분에 대해서도 "노력중"이라고 밝혔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고분자계,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 두 종류를 모두 개발중인 LG에너지솔루션도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오는 2026년 고분자계 전고체, 4년 뒤인 2030년에는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고분자계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 공정을 활용해 생산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이온전도가 낮다. 황화물계는 이온전도·안정성은 높지만 수분에 취약하다. 고분자계를 먼저 채택 후 황화물계까지 확대하는 전략을 취하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전기차 고체 전해질 사진 [사진=SK이노베이션] 2022.01.16 yunyun@newspim.com |
SK온은 자체 연구는 물론 적극적인 외부 협력을 통해 전고체 배터리 양상 시기를 앞당기는데 힘을 쏟고 있다. 2020년부터 노벨상 수상자인 존 굿이너프(John Goodenough) 미국 텍사스 대학 교수, 고체 전해질 기술 관련 세계적인 학술지인 '네이처'에 논문이 소개된 이승우 미국 조지아 공대 교수진과 협업하고 있다. 동시에 전고체 배터리 기술 선도기업인 미국 솔리드파워와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 설비에서 제조할 수 있는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완성차 OEM, 배터리 업계에서 전고체 배터리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투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면서 "기술 개발과 양산 등을 통해 새로운 배터리 표준을 선점하기 위한 치열한 전쟁이 시작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는 전고체 배터리 시장이 2021년 2기가와트시(GWh)에서 2025년 16GWh, 2030년 135GWh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후 기술 개발 정도에 따라 본격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yuny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