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렌탈·케이카·엔카 등, 시장 규모 확대 기대
현대차, 상생 협력 방안 준비, 질적 향상 도모
[서울=뉴스핌] 정연우 기자 = 현대자동차·기아를 비롯한 완성차업체의 중고차 시장 진출이 가능해지면서 업계에서는 시장 확대 및 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일제히 나타냈다. 중고차 시장 개방을 반대하던 중고차업체들도 결과를 수용하며 질적 향상 및 온라인 시장 확대 의지를 밝혔다.
17일 열린 중고차판매업 생계형 적합업종 심의위원회에서 중소벤처기업부는 중고차판매업을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 이에 따라 중고차 시장이 개방되면서 완성차업체들은 시장 진출에 대한 기대감을 보였다.
현대차 관계자는 "중고차 품질과 수준을 향상시켜 시장 신뢰도를 높이고 중고차 산업이 매매업 중심에서 벗어나 산업이 확장 될 수 있도록 기존 중고차 업계와 상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르노코리아와 한국지엠도 중고차 시장 진출에 대한 중장기적인 계획을 검토 중이거나 관심이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쌍용차 역시 시장 진출을 준비한다는 계획을 전했다.
쌍용차 관계자는 "수입차와 달리 국내 완성차업계는 중고차 시장 진출 기회가 없었다"며 "연식이 오래된 차가 많은 쌍용차의 특성상 중고차 시장에 진입하면 고객에게 혜택을 부여할 기회가 많이 있기 때문에 당장은 어렵지만 시장 진출 준비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중고차매매단지의 모습. [사진=뉴스핌DB] |
그동안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반대하던 중고차업체들도 대기업 독과점에 대한 우려는 접고, 시장 전반의 확대 및 성장을 기대했다. 특히 중고차업체들은 향후 온라인 시장에 주력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롯데렌탈 관계자는 "현재 온라인 B2C(중고차 소매업) 플랫폼을 준비 중인데 대기업 규제가 풀린다면 오히려 시장 규모가 커져 실적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B2B로만 운영되던 경매장을 B2C 시장으로 확대해 프리미엄 중고차 업체로의 위치를 확고히 할 것"이라고 전했다.
롯데렌탈은 현재 대규모 렌터카 물량을 경매로 판매하거나 빌려주며 수익을 올리고 있다. B2C 시장이 마련되면 기업과 소비자 간 직접 거래가 가능해지기 때문에 시장이 더욱 활성화 될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중간 과정을 거쳐야 하는 B2B보다 할인된 가격에 중고차를 매입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중고차업계 선두를 달리는 케이카 역시 온라인 전향을 추진하고 있다. 중고차량을 매입한 후 판매하고 있는 케이카는 매출에서 B2C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케이카는 '현재 내차 사기 홈서비스'를 활성화하는 등 온라인 구매 시장 확대를 계획 중이다.
케이카 관계자는 "현대차가 시장에 진입하면 중고차 시장 규모가 커지기 때문에 서로 상승효과를 나타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고 했다.
엔카닷컴도 완성차 업체의 시장 진입에 해볼만 하다는 입장이다. 엔카닷컴 관계자는 "현재 제조사, 주행거리, 연식 제한 없이 연간 120만대를 거래하고 있다"며 "타사 진출 여부와 상관없이 서비스를 고도화하면서 중고차 시장 신뢰도 제고에 이바지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동차업계에서 중고차 시장은 중요한 무대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중고차는 신차보다 1.3배 더 팔리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최근 등록되고 있는 중고차량이 급상승해서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중고차 등록 대수는 2017년 373만3701대, 2018년 377만7107대, 2019년 369만5171대, 2020년 395만2820대, 지난해 394만4501대를 기록했다. 중고차 매매사업자도 2017년 5734곳에서 지난해 6301곳으로 증가했다.
현대차는 그동안 꾸준히 중고차 시장에 문을 두드렸다. 현대차는 지난 7일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제시하며 중고차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고, 기아는 전북 정읍시에 중고차 사업 등록을 신청하는 등 물밑 작업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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