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 해지는 부담…타 카드 결제 유도 등으로 대체
서울선 지역사랑상품권 받으려면 신한카드 받아야
[서울=뉴스핌] 윤준보 기자 = 일부 동네 마트들이 신한카드 결제 거부에 들어간 가운데 상당수 가맹점이 동참 여부를 두고 고심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8일 사단법인 한국마트협회는 카드사의 일방적인 수수료율 인상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에서 신한카드의 수수료 인상률이 특히 높다며 3월 중 신한카드 가맹 해지에 들어갈 것을 예고했다.
8일 서울 영등포구에서 찾은 동네 마트는 대부분 신한카드 가맹 해지를 하지 않고 있었다. 일부 한국마트협회 회원마트는 신한카드 보이콧 동참을 고려하고 있었지만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있었다.
한국마트협회 회원마트인 영등포구의 A마트. 지난 6일 한국마트협회로부터 신한카드 결제 거부를 알리는 데 쓰라고 받은 현수막을 받고 업주는 고민에 빠졌다.
A마트의 신한카드 결제액 비중은 BC카드, KB국민카드에 이어 세 번째다. 13% 정도다.
A마트는 결국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다른 카드를 사용하도록 유도하는 문구를 부착하기로 했다. 신한카드 가맹 해지까지 하기는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업주 송모씨는 "계산대에 '신한카드의 높은 수수료율은 물가 상승의 주범이니 다른 카드를 이용해달라'는 등의 문구를 붙이면 생각 있는 소비자들이 다른 카드를 써 주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준보 기자 = 사단법인 한국마트협회에서 회원마트에 배포한 신한카드 결제 중단 공지 현수막. 이 현수막을 받은 마트는 이것을 내걸길 주저했다. 2022.03.08 yoonjb@newspim.com |
서울에선 지역사랑상품권이 신한카드와 연동돼 있다는 점도 신한카드 가맹을 쉽게 해지하지 못하는 이유다. 지역사랑상품권을 받기 위해선 신한카드 가맹을 유지해야 하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마트의 지역사랑상품권 결제액은 늘어나는 추세다. 송씨는 "지금까진 소비자들이 지역사랑상품권을 학원비같은 큰 지출에 주로 썼지만 요샌 싼 물건을 살 때도 쓰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한국마트협회 회원마트인 B마트도 고민이다. B마트는 A마트보다 영세하다. B마트 업주 김모 씨는 "우리처럼 영세한 곳은 손님에게 작은 불편이라도 주기가 (손님이 떠나갈까봐) 조심스럽다"고 토로하며 "(신한카드 보이콧) 막판에나 동참할까 한다"고 전했다.
한 밴(VAN, 부가가치통신망) 사업자도 "요새 다른 마트들이 신한카드를 얼마나 해지했는지 묻는 마트 업주들의 문의 전화가 많이 온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들은 마트가 신한카드 결제를 거부하더라도 그리 큰 불편으로 여기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박모(68) 씨는 "신한카드 말고 다른 카드도 많기 때문에 다른 카드로 결제하면 된다"고 했다.
신한카드를 받지 않는 마트에 발을 끊겠느냐는 질문에도 대부분 소비자들이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카드는 신한카드밖에 쓰지 않는다는 이모(56) 씨는 "물건이 싸고 좋으면 현금을 주고라도 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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