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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디폴트 위기] 러, 디폴트 임박…신흥국 채권시장 '파급효과' 경고

기사입력 : 2022년03월08일 10:58

최종수정 : 2022년03월08일 11:08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러시아가 오는 16일 만기가 돌아오는 달러화 표시 채권에 대해 채무불이행(디폴트·default) 가능성이 크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디폴트가 발생하면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 채권시장에 상당한 파급효과가 있을 거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간은 러시아가 오는 16일까지 두 종류의 달러채권(총 7억 달러 규모)에 대해 약 1억700만 달러(한화 8582억7000만원) 이자를 지급해야 하는데, 미국 등 서방세계의 금융 제재로 부채 상환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러시아 루블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 모간스탠리 "내달 15일 유력한 디폴트 선언일"

모간스탠리 역시 7일 보고서에서 "디폴트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지적했다.

JP모간이 이달 16일을 디폴트 가능일로 언급한 것과 달리 모간스탠리는 내달 15일을 유력한 디폴트 선언일로 점쳤다. 중국 헝다 사례에서 보듯이 달러 채권은 30일 동안의 자동 유예 기간을 적용받기 때문에, 다음달 15일까지 유예를 받고 러시아가 디폴트를 선언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블룸버그 데이터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2023년 만기 러시아 달러채권을 현재 달러당 29센트 수준으로 평가했다. 만기 때 1달러를 지급하는 채권 가격을 절반에도 훨씬 못 미치는 29센트로 본 것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며칠 전만해도 해당 채권은 1달러를 웃도는 수준에 거래됐다.

한 나라의 국채 가격이 이처럼 급락하는 건 드문 일이지만, 모간스탠리는 지금과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러시아 달러채권 가격이 실제로 몇십 센트 수준에 거래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가장 최근 한 국가의 채권 가격이 이렇게 급락했던 건 레바논과 베네수엘라가 유일하다.

모간스탠리의 신흥국 국채 전략 헤드인 시몬 위버는 러시아의 자산 대부분이 서방세계의 각종 제재가 해제돼야 달러 등 여타 통화로 환전 가능한 원유 자산이라는 점에서 2017년 디폴트를 선언한 베네수엘라와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이 채무를 변제할 현금이 없는 건 아니다. JP모간에 따르면 중앙은행의 준비금은 약 6430억 달러(약 788조8324억원)로 3월 상환이 돌아오는 채권 금액을 크게 웃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하지만 글로벌 컨설팅 기관인 캐피털이코노믹스는 러시아 중앙은행에 대한 제재와 일부 러시아 은행들의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스위프트) 결제망 퇴출로 러시아가 해외 통화로 채권을 변제하기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다. 서방의 제재조치로 중앙은행의 준비금이나 수출 결제 대금 등에 접근할 길이 사실상 막혔기 때문이다. 

버클리어드라이저리 그룹의 피터 부크바 수석투자자"(CIO)는 "자금 부족에 따른 디폴트라기보다는 조달상(logistical) 디폴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러시아, 서방 제재 '보복'으로 디폴트 악용 가능성도

일각에서는 실제 상환 가능 여부를 떠나 러시아가 서방에 대한 보복 수단으로 디폴트를 악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러시아가 디폴트에 빠지면 이들로부터 받을 돈을 제때 받지 못하는 국가나 기업은 유동성 위기에 빠질 수밖에 없다.

러시아도 이미 이 같은 가능성을 경고한 상황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재무부는 6일 "러시아 비거주자에 대한 국채 상환은 서방이 러시아에 부과한 제재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가 계속될 경우 국채 상환을 거부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재무부는 또 러시아 거주자에 대해서는 외화표시 채권의 대금 지급을 자국 통화인 루블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28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관계자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관련 뉴스를 시청하며 업무를 보고 있다. 2022.02.28 mironj19@newspim.com

미국의 헤지펀드 매니저 카일 배스는 CNN에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00% 디폴트를 선언할 것"이라며 서방이 그의 목을 조르고 있는 마당에 그가 이자 지급에 동의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 역시 "러시아가 서방의 제재에 대한 보복으로 외국 채권자들에 손실을 입히는 수단으로 디폴트를 사용할 수 있다"며 외국인 채권자 보호는 러시아 당국의 고려 대상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 신흥국 채권시장, 특히 중국에 '연쇄효과' 경고

러시아가 디폴트를 선언할 경우 그 영향이 어느 정도일지를 미리 가늠하기는 쉽지 않다.

파이낸셜 타임즈(FT)가 러시아 중앙은행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외국인들이 보유한 러시아 달러채권은 200억달러(한화 24조 6420억원), 루블화 표시 러시아 국채는 410억달러(50조 5161억원) 수준이다. 적지 않은 금액이지만 글로벌 금융 시장을 패닉에 빠뜨릴 정도는 아니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버클리어드라이저리 부크바 CIO는 러시아 디폴트 선언이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 어떤 의미인지 묻는 질문에 "아무것도 아니다(nothing)"라면서 "단지 사람들이 돈을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 채권에 대한 외국인들의 익스포저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한 나라의 중앙은행을 상대로 이처럼 고강도 제재가 시행된 경우가 극히 드문만큼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러시아가 달러채권에 디폴트를 선언해도 미국이 받을 타격도 크지 않을 것이라는 발언도 나왔다. 앞서 2일 하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은 "미국 금융시스템과 금융기관의 러시아에 대한 노출이 상대적으로 적다"며 러시아의 디폴트가 미국 경제나 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평가했다.

다만 러시아의 디폴트가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 채권시장에는 상당한 파급 효과를 줄 것이란 주장도 있다.

유명 경제학자 스티븐 로치 예일대 교수는 6일 CNBC '스퀑크 박스 아시아'에 출연해 "전 세계가 러시아에 전례없는 고강도 제재를 가하고 있는데, 이로 인해 러시아가 디폴트를 선언하게 되면 중국을 비롯한 신흥시장 채권 시장에 연쇄적인 파급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특히 "중국의 경우 러시아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데, 이로 인해 특히 더 광범위한 리스크에 처할 수 있다"며 중국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러시아와 단절을 하는 편이 좋을 거라고 덧붙였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좌)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브릭스(BRICS) 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Sputnik/Ramil Sitdikov/Kremlin via REUTERS 2019.11.13 [사진=로이터 뉴스핌]

koinwo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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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삼성전자 '엑시노스 부활' 이 기사는 5월 21일 오전 10시04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삼성전자가 올해 하반기와 내년 출시 예정인 갤럭시 플래그십 모델에 자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를 탑재할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오는 7월 공개 예정인 폴더블 신제품에는 '엑시노스 2500·2400', 내년 출시 예정인 갤럭시 S26 시리즈에는 2나노 공정의 '엑시노스 2600'이 적용될 예정이다. 시장과 제품 포지셔닝에 따라 퀄컴 칩셋과 병행 탑재하는 이원화 전략이 병행된다. 삼성전자 엑시노스 [사진=삼성전자] 21일 뉴스핌 취재를 종합하면 삼성전자는 오는 7월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공개할 폴더블 스마트폰에 엑시노스 칩셋을 일부 탑재한다. 삼성은 또 내년에 출시하는 갤럭시 S26 시리즈에는 엑시노스 2600을 부분 탑재할 계획이다. 해당 칩셋은 2나노 공정이 처음으로 적용되는 제품이다. 업계 관계자는 "갤럭시 Z 플립7에 엑시노스 2500, 보급형인 Z 플립7 FE에 2400이 각각 탑재될 예정"이라며 "상위 기종인 Z 폴드7에는 S25와 동일하게 퀄컴의 스냅드래곤8 엘리트가 들어간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갤럭시 S26 시리즈의 경우 북미·한국·중국·일본 등 주요 시장에는 퀄컴의 새로운 칩(스냅드래곤8 엘리트2)을, 유럽 및 기타 글로벌 시장에는 자체 칩셋인 엑시노스 2600을 교차 탑재하는 것이 현재 계획"이라며 "단, 고성능이 요구되는 울트라 모델은 전량 퀄컴 칩셋을 탑재하는 방향으로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분기보고서를 통해 "상반기에는 3나노, 하반기에는 2나노 모바일향 제품을 양산해 신규 출하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갤럭시 S25 울트라. [사진=삼성전자] Z 폴드7과 S26 시리즈의 칩셋 탑재 방식 차이는 제품 포지셔닝에 따른 것이다. 폴드 시리즈는 플립 보다 상위 라인업으로 분류돼 퀄컴 칩셋을 적용하고, 유럽 등에서는 엑시노스를 투입해 성능을 검증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울트라 모델의 경우 상위 기종인 만큼 지역에 관계없이 퀄컴 칩셋을 탑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이 엑시노스를 자사 제품에 탑재하는 것은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사업부 실적 정상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올해 1분기 두 사업부는 각각 1조원대 적자를 낸 바 있다. 시스템LSI는 주요 고객사에 플래그십 SoC(System on Chip)를 공급하지 못했고, 파운드리는 계절적 수요 약세와 고객사 재고 조정으로 인한 가동률 정체로 실적이 부진했다. 하지만 자체 칩셋 적용은 내부 수요를 통한 생산 가동률 확보, 공정 검증 및 설계-제조 일원화 구조를 유지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민감도가 낮은 시장을 중심으로 엑시노스 경쟁력을 확보하며 중장기적으로 점유율을 확대하는 전략을 추진하는 것으로 관측된다"며 "엑시노스의 성공은 사업부 실적은 물론 향후 시장 주도권 확보와도 연결되기 때문에 삼성 입장에선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측은 엑시노스 탑재와 관련해 "고객사와 관련된 내용은 확인이 어렵다"고 답변했다. aykim@newspim.com 2025-05-2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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