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수 분양' 논란에 일부 평형 가격 소폭 인하
'북서울자이폴라리스' 보다 2억 3000만원 높은 분양가
"대출 규제와 3기 신도시 사전청약에 경쟁력 약화"
[서울=뉴스핌] 유명환 기자 = 서울 강북구 수유동에서 분양이 예정됐던 '칸타빌 수유팰리스'가 돌연 입주자모집공고를 취소하고 분양가격을 조정해 시장에 나왔다.
당초 1월 분양될 예정이었지만, 고분양가 논란과 9억원 초과 평형에 대한 중도금대출 우려 등으로 인해 예정일보다 한 달가량 늦춰 분양에 나섰다. 하지만 여전히 고분양가 논란에서 벗어나긴 쉽지 않아 보인다. 인기 평형의 경우 기존 분양가보다 많게는 1억원 이상 올린 반면 비인기 평형 가격은 소폭 낮추는 꼼수 분양이란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최근 인천 송도 등 수도권 인기 지역에서도 분양가와 중도금대출 여부에 따라 미계약 사태로 인해 분양가격 조정과 시장 상황을 고려한 조치로 보고 있다.
[서울=뉴스핌] |
◆ '칸타빌 수유팰리스' 고분양가 논란에 분양일정 한 달 늦춰 재 분양
1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대원건설이 서울 강북구 수유동에서 칸타빌 수유팰리스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2일부터 3일까지 1순위 일반청약에 돌입한다.
해당 단지는 1월 14일 입주자모집공고를 냈지만 고분양가 논란을 인해 시행사인 CS네트웍스가 분양가격을 위해 분양일정을 한 달가량 늦췄다.
칸타빌 수유팰리스는 강북종합시장재정비사업을 통해 서울 강북구 수유동 179-2번지 일대에 총 216가구를 공급하는 단지다. 후분양 단지로 현재 골조 공사가 마무리된 상태다.
당초 이 단지는 지난 1월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25일부터 해당 지역 1순위 청약 일정을 시작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사업 시행자인 CS네트웍스가 분양가격을 재 산정하면서 일정이 취소됐다. 칸타빌 수유팰리스는 전용면적 18㎡~78㎡까지 총 22개 타입, 216가구 가운데 ▲전용면적 59㎡(1가구) ▲전용면적 66㎡(1가구) ▲전용면적 76㎡(2가구) ▲전용면적 78㎡(74가구) 등 총 78가구의 분양가가 9억원을 넘는다.
타입별로는 ▲전용면적 25㎡ 3층 3억1000만→2억9000만원(2가구) ▲2전용면적6㎡ 4~5층 3억1000만→3억원(2가구), 6~8층 3억2000만→3억1000만원(3가구), 9~11층 3억3000만→3억2000만원(3가구), 12층 3억4000만→3억3000만원(1가구) ▲전용면적56㎡A 13층 7억9060만→7억7890만원(1가구) ▲전용면적56㎡B 14층 7억8360만→7억7190만원(1가구) ▲전용면적58㎡ 15층 8억1870만→8억660만원(1가구) ▲전용면적59㎡A 8억4100만~8억9140만원→8억2910만~8억7910만원(20가구) ▲전용면적 66㎡ 15층 9억2300만→9억910만원(1가구) 경우 1000만~2000만원 선에서 분양가격을 재 산정했다.
[서울=뉴스핌] 칸타빌 수유팰리스 조감도. [자료=칸타빌 수유팰리스 분양홈페이지] |
◆ 대형사보다 최고 2억원 가량 높은 가격
업계는 분양가격이 지나치게 높게 책정됐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달 GS건설이 분양한 '북서울자이폴라리스' 전용면적 84㎡(34평) 분양가가약 2억원 가량 비싸다. '북서울자이폴라리스' 전용면적 84㎡의 경우 9억 2700만~10억 3100만원에 분양됐다.
단지에서 직선 500㎡ 정도 떨어진 '쌍문동삼성래미안'(2002년 입주·407가구) 84㎡가 지난해 8월 8억 1500만원에 팔린 후 현재 8억 5000만원에 매물로 나와 있는 것보다 '칸타빌수유팰리스' 분양가가 최대 2억 3000만원 이상 높게 책정됐다.
분양업계 관계자들은 흥행을 놓고 엇갈린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한 분양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서울에서 분양한다고 해도 대형 건설사가 분양한 단지보다 높은 가격에 책정할 경우 실수요자들이 청약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며 "특히 높아진 대출 금리로 인해 청약에 나서는 청약자들이 줄어들고 있는 추세라 흥행하기는 더욱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올해 수도권 평균 청약 경쟁률은 13.7대 1로, 지난 한 해 평균 30.4대 1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서울의 경우에도 작년에는 평균 164.1대 1의 세 자릿수 경쟁률을 보였지만 올해 분양한 단지 경쟁률은 34.4대 1로 쪼그라들었다.
분양업계에서는 기존 주택 매수세가 한풀 꺾인 가운데 분양 주택도 시세차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청약 시장 열기가 예전만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3기 신도시 등 사전청약으로 수도권 청약 수요가 분산된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또 올해부터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가 강화되면서 대출 문턱이 놓아졌고, 대출 금리가 인상되면서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분양자들이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
◆ "9억원 초과 평형 중도금대출 창구 막혀"
다만 서울의 경우 청약열기가 꺾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분양한 서울 강북구 미아3구역을 재개발하는 '북서울자이폴라리스'는 1순위 청약에서 295가구 모집에 1만157명이 신청해 평균 34.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주택형별 청약 경쟁률은 전용면적 59㎡A(241.6대 1)가 가장 높았으며 전용면적 59㎡B(199.0대 1), 전용면적 59㎡C(166.0대 1), 59㎡D(133.5대 1), 전용면적 51㎡A(104.8대 1)도 세 자릿수 경쟁률을 나타냈다.
이로 인해 칸타빌 수유팰리스가 흥행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고분양가 논란이 있지만, 입지와 주변 공급 상황을 고려할 때 두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9억원 초과 평형에 대한 중도금대출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서 뚜껑을 까봐야 알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칸타빌 수유팰리스는 가구수가 가장 많은 전용면적 78㎡의 경우 분양가가 10억 3840만~10억 8840만원이다.
이로 인해 시중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이 불가능하다. 여경희 부동산 114 수석연구원은 "최근 9억원을 초과하는 단지들에서 당첨 후 미계약 사태가 발생하고 있고, 다음달부터 3기 신도시 사전청약이 예고된 상황에서 해당 단지에 청약률 경쟁률이 높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ymh753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