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중국의 '한복 공정' 논란이 불거진 이후로 국내외로 사랑을 받고 있는 스타들이 '한복 지키기' 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스타들은 물론, MBC '놀면 뭐하니?'에서도 중국의 문화공정에 대해 일침을 날렸다.
◆ 김치·한복·아리랑까지…도 넘은 中 문화공정 사태
중국의 문화공정 사태가 도를 넘고 있다.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 개막식에서 56개 소수민족 중 조선족으로 나선 여성이 한복을 입고 등장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개막식서 소수 민족을 상징하는 이들은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전달하는 퍼포먼스를 벌였고, 이중 한복을 입은 여성은 분홍색 치마와 흰색 저고리를 입은 이 여성은 긴 머리를 분홍색의 댕기로 장식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한복을 입은 공연자의 모습. [사진= SBS 방송 캡처] |
개막식이 전파를 타자 국내 대중들은 '중국이 한복을 자신의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느냐'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중국이 고구려사를 중국 역사로 편입하려고 한 '동북 공정' 시도처럼 한복을 자신들의 문화라고 주장하는 '문화공정', 즉 '한복공정'을 벌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중국은 한복 외에도 김치와 아리랑을 자신의 문화라고 억지 주장한 만큼, 이번 개막식 논란에 대해 국민은 더욱 분노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지난 8일 주한 중국대사관에서 대변인 이름으로 한국 언론에 배포한 입장문에는 "전통 문화(한복)는 한반도의 것이며 또한 중국 조선족의 것으로, 이른바 '문화공정', '문화약탈'이라는 말은 전혀 성립될 수 없다"고 전했다.
이어 "중국 측은 한국의 역사·문화 전통을 존중하며, 한국 측도 조선족을 포함한 중국 각 민족 인민들의 감정을 존중해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에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먼저 중국대사관측은 큰 착각을 하고 있다. 이번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등장한 한복만을 가지고 한국인들이 크게 분노한 것이 아니다"며 "이미 중국에서 지금까지 너무 많은 '한복공정'을 펼쳐왔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최대 포털 사이트인 바이두 백과사전에서 한복을 '조선족 복식'으로 소개하고 있다. |
이어 중국 최대 포털 사이트인 바이두 백과사전에서 '한복은 한푸에서 기원했다'는 왜곡과 중국 대표 전자제품 기업 샤오미 스마트폰 배경화면 스토어에서 한복을 '중국문화'로 소개해 논란이 된 것을 사례로 들었다.
서 교수는 "중국의 전반적인 분야에서 '한복공정'은 꾸준히 진행이 되어 온 점을 중국대사관측은 절대로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질타했다.
◆ BTS 슈가·박신혜·'놀면 뭐하니?'까지…"우길 게 그리 없니"
중국의 문화공정 사태가 거세지자, 국내외로 사랑을 받고 있는 한류스타들도 우리문화 지키기에 나섰다.
방탄소년단 멤버 슈가는 지난 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D"라는 짧은 글과 함께 곤룡포 한복을 입은 사진을 게재했다. 해당 곤룡포는 슈가가 2020년 5월 발표한 두 번째 믹스테이프 '대취타' 뮤직비디오 촬영 당시 입은 복장이다. 슈가가 2년이 지난 현재 해당 사진을 공개하자, 대중들은 중국의 '한복공정'을 의식해 올린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일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중국의 한복공정에 우리 나라 한복을 알리기 위해 사진을 게재한 슈가, 한상진, 효연, 박신혜(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사진=슈가, 한상진, 효연, 박신혜 인스타그램] 2022.02.21 alice09@newspim.com |
슈가를 시작으로 한류 스타들 사이에서 '한복 지키기'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박신혜는 최근 한복을 입은 사진을 게재하며 "'상의원' 찍을 때 원 없이 입었다고 생각했는데 입으니 또 좋다"는 글과 함께 '한복', 'hanbok' '한국전통의상' 등을 해시태그로 남겼다.
한상진 역시 드라마 촬영 당시 입은 곤룡포 의상과 함께 "참 곱지요. 우리 것입니다. 아니라하는 자들 '모두 들라하라!' 좋은 영감 주셔서 감사하다. Korean traditional clothes"라는 글을 게재했다.
가수 청하는 시즌 그리팅 화보 촬영을 모두 한복을 입고 진행했다. 그는 브이라이브 방송을 통해 "한복을 콘셉트로 무대를 꾸며서, 우리나라의 예쁜 문화를 공유하고 싶다는 소망이 있다"라며 우리문화 알림에 동참했다.
한류스타들만 우리문화 알리기에 나선 것은 아니다. 그간 중국의 문화공정 사태 때마다 목소리를 높인 MBC '놀면 뭐하니?' 역시 프로그램의 특성을 살려 한복공정에 일침을 날렸다.
지난 19일 방송된 '놀면 뭐하니?' 방송 말미에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기념 헌정 공연 영상이 공개됐다. 이날 방송에서 신봉선은 한복을 차려입은 채 '아리랑' 노래에 맞춰 노래를 불렀으며, 자막에는 아리랑이 2012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으며 2015년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됐다는 설명이 나왔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중국 문화공정에 일침을 가한 MBC '놀면 뭐하니?' [사진=MBC '놀면 뭐하니?' 캡처] 2022.02.21 alice09@newspim.com |
가야금 연주를 하는 미주의 모습에는 한복이 2022년 한국 문화대표 홍보유산으로 선정된 우리 민족의 고유 의복이라는 자막이 덧붙여졌다. 특히 한복을 입은 정준하는 붓글씨로 "우길 게 그리 없니"라는 문구를 작성했다.
마지막으로 유재석은 김치를 먹기 시작했고, 해당 장면에선 2001년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코덱스)가 한국의 김치를 국제식품 규격으로 채택했다는 점을 짚었다.
이처럼 많은 한류스타들과 방송사에서 우리문화 지키기에 나서며 중국의 '문화공정', '한복공정'에 일침을 가하고 있다. 이에 한 소속사 관계자는 "예전에는 한한령 등으로 인해 중국 내의 분위기를 많이 살피면서 한 마디 한 마디가 조심스러운 입장이 컸으나, 이제는 국내 입지가 예전보다 많이 높아졌고, 전 세계적으로 한국 콘텐츠와 전통에 대한 관심이 커져서 이러한 목소리를 내도 별 타격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의 문화공정이 불거질 때마다 많은 스타들이 우리문화 지키기, 알리기에 동참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alice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