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액에서 코로나바이러스 탈리·중화 기술 개발
감염 6일 이내 유·무증상자 민감도 97.8% 결과
[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앞으로 코를 찌르지 않고 '가글'만으로 코로나19 감염을 진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비강에서 바이러스를 채취하는 과정에서 불쾌감은 물론 위험성이 제기된 만큼 새로운 진단기법이 될 수 있어서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은 바이오화학분석팀 권요셉 박사 연구팀이 연구원의 연구소기업인 바이오쓰리에스, 전북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김달식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조기 진단할 수 있는 가글을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남원의료원 격리병동에서 수행된 임상시험 장면 [자료=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2022.02.17 biggerthanseoul@newspim.com |
이번에 개발한 가글은 그동안 비강에서의 바이러스 채취 및 검사로 많은 시간과 인력을 동원했던 것과 달리, 사용이 쉽고 다수의 인원을 한 번에 검사하거나 개인이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최근 오미크론 변이의 폭증으로 자가격리․치료가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새로 도입된 검사체계인 신속항원 진단키트의 활용이 시작된 상황이다. 피검자의 고통과 불쾌감, 비용부담, 민감도(감염자를 양성으로 판별하는 능력) 향상에 대한 요구가 이어진다.
그동안의 연구에 따르면, 구강에는 코로나19가 결합할 수 있는 안지오텐신전환효소(ACE2)가 많아, 감염자의 구강에는 많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그냥 침을 뱉어서는 바이러스가 구강에서 쉽게 탈리되지 않아 타액을 통한 검사의 정확도에 대한 의문이 남아있었다.
이번에 개발한 가글은 구강에서 코로나바이러스를 효과적으로 탈리·중화할 수 있는 것으로 임상시험을 통해 검증이 마무리됐다.
권요셉 박사는 국가재난대응 분석기술개발과제의 총괄책임자인 최종순 부원장과 함께 2017년 '바이러스를 제어하는 콩 단백질'로 국가연구개발우수성과 100선에 선정된 바 있다. 이번에 개발한 가글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한 결과,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후 6일 이내 감염자의 증상유무와 관계없이 타액항원 진단키트의 민감도가 97.8%에 달하는 임상수행 결과를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왼쪽부터) KBSI 권요셉 박사(공동제1저자), 고은아 박사(공동제1저자), 이영호 박사(공동제1저자), 전상미 박사(공동제1저자), 황은하 박사(공동제1저자), 최종순 박사(공동교신저자) [자료=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2022.02.17 biggerthanseoul@newspim.com |
이번에 개발한 가글은 KBSI의 연구소기업인 바이오쓰리에스를 통해 의료기기 제품으로 개발된다.
이번 연구결과는 Microbiology Spectrum지 온라인판에 17일 게재됐다.
신형식 기초지원연 원장은 "연구원에서 개발한 원천기술이 사회에 환원되는 좋은 사례라고 생각한다"며 "현재 코로나바이러스 방역에 힘쓰고 있는 곳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후속 연구개발에 더욱 힘을 쓰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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