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삼 대변인 "주재국 상황과 정서 존중해야"
[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외교부는 10일 주한중국대사관이 전날 베이징올림픽 쇼트트랙 경기에서의 판정 논란과 관련해 한국 언론과 일부 정치인을 비판하는 반박성 입장문을 발표한 데 대해 '신중해야 한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중국 외교부가 아닌 주한중국대사관이 직접 한국 정치인과 언론에 대해 비판하는 것은 외교적 결례이며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있다는 질의에 대해 "주재국 언론보도와 정치인 발언 등에 대한 외국 공관의 공개적 입장 표명은 주재국의 상황과 정서를 존중하여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우리 외교부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베이징 로이터=뉴스핌] 소가윤 기자 = 7일(한국시간)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 1조 경기에서 황대헌(23·강원도청)이 조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실격 처리를 당해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2022.02.07 sona1@newspim.com |
최 대변인은 주한중국대사관에서 '엄중한 우려'라고 강력한 항의를 표명했는데 이에 대한 외교부의 입장이 소극적인 것 아니냐는 질문이 이어지자 "결코 소극적인 자세로 임하지 않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외교부의 기본 입장은) 다시 말씀드리면 외국 공관이 주재국의 언론보도와 정치인 발언 등에 대해 공개적으로 입장을 표명하고자 할 때에는 주재국의 상황과 정서 등을 존중하는 가운데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우리 외교부는 이러한 입장의 연장선상에서 필요한 소통 등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베이징올림픽 개막식에서 불거진 한복 논란과 관련해 "문화원류 논쟁은 중국 정부보다는 민간으로부터 촉발된 경우가 많다"며 "정부는 기본적으로 네티즌이든 민간이든 근거 없는 주장들이 양국 관계에 악영향 미쳐서는 안된다는 판단 하에 모니터링 시스템을 강화해서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와 관련해서 중국 외교부나 유관 당국과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는 시스템이 이미 정립돼 있다. 중국 정부 당국도 이 부분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며 "정부는 민간에서 촉발된 문제라고 해도 양국 우호 정서에 문제주는 데까지 이르지 않도록 중국 당국과 소통하고 우리 입장 밝힐 것은 밝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주한중국대사관은 전날 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 경기 중 한국 선수 2명을 실격시킨 판정을 놓고 한국 일부 언론과 정치인들이 중국 정부와 올림픽을 비판한 데 대해 "엄중한 우려를 표하고 엄정한 입장을 천명하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주한중국대사관 대변인은 대사관 소셜미디어 계정 등에 게재한 입장문에서 "이 문제는 본래 기술적인 문제인 만큼 전문적이고 권위 있는 기관에서 판단해야 한다"며 "그러나 일부 한국 언론과 정치인들은 중국 정부와 베이징 올림픽 전체를 비판하고 심지어 반중 정서까지 선동하고 양국 국민감정을 악화시키고 중국 네티즌들의 반격을 불렀다"고 전했다.
아울러 "동계올림픽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선정하고 심판 역시 IOC와 각 경기연맹단체에서 선발했다. 국가나 정부의 간섭은 없다"며 "중국 정부는 동계올림픽의 성공 개최와 선수들의 안전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을 뿐 결과에 절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경기에는 모두 승패가 있고 우리는 한국 대중의 심정을 이해한다"며 "중국은 양국 관계와 양국 국민 간 우호적 감정을 촉진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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