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오는 17일까지 경력직 채용 진행
SK하이닉스 1분기 중 채용공고 전망
[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삼성과 SK하이닉스 등이 올해 상반기부터 반도체 관련 인재 채용을 서두르는 모습이다. 박사급 고급 인력 수혈이 어려운 국내 여건상 반도체 기업 사이에 인력 쟁탈전이 지난해보다 한층 가열되는 분위기도 느껴진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17일까지 반도체(DS) 사업부 공정분야에서 경력사원 채용을 진행 중에 있다.
모집 분야는 ▲반도체 공정설계 ▲반도체 공정개발 ▲평가 및 분석 ▲재료개발 ▲CAE 시뮬레이션 ▲패키지개발 ▲기구개발 ▲반도체 설비기술 등이다. 학사학위 보유 시 경력 4년 이상, 석사는 2년 이상, 박사학위 보유자는 우대한다. 삼성전자는 서류 및 면접전형 등을 거쳐 오는 4월 중 최종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공장인 삼성전자 평택 2라인 전경 [제공=삼성전자] |
앞서 삼성은 지난해 8월 앞으로 3년간 4만명을 직접 채용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 가운데 1만여명을 첨단 산업 위주로 고용한다는 게 삼성의 계획이다.
SK하이닉스도 올 1분기 신입 및 경력 채용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 미국 낸드 자회사 솔리다임 출범, 이천 M16 팹 가동 등으로 반도체 인력 수혈이 시급한 상황이다. SK하이닉스는 이르면 내달 중으로 구체적인 채용 일정을 홈페이지에 올릴 예정이다. 모집 분야는 ▲공정 ▲소자 ▲설계 ▲테스트 ▲패키징 ▲SoC ▲소프트웨어 ▲데이터 사이언스 ▲상품기획·전략 등이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최근 진행한 실적 발표에서 "예년보다 채용 규모를 늘릴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히는 등 대대적인 반도체 인력 수급을 예고했다. 더욱이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 계열사가 내달 중 공개채용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SK하이닉스는 채용 일정을 서두르는 분위기다.
삼성과 SK하이닉스가 이처럼 연초부터 공격적인 인재 수급에 나선 데는 조만간 반도체 패권 전쟁이 시작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파운드리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대만의 TSMC는 이미 올해 8000명이 넘는 반도체 기술 인력을 신규 채용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TSMC는 최근 2년간 매년 8000여명의 신규 인력을 채용하는 등 빠르게 몸집을 불리고 있다.
파운드리 분야만 따져봐도 TSMC는 6만여명, 삼성은 2만여명을 조금 넘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은 파운드리와 메모리반도체 등 DS분야 직원을 모두 합해야 6만여명을 웃돈다.
더욱이 올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돼 삼성과 SK하이닉스 모두 반도체 인재 수혈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올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전년 대비 11% 상승해 3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률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올 2분기부터 반도체 가격도 반등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폭증하는 인력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다 보니 삼성과 SK하이닉스가 계획했던 수준의 채용 성과를 거둘 수 있을 지는 아직 미지수다.
반도체업계 한 관계자는 "박사급 반도체 인력은 국내 기업이 아니더라도 이미 국제적으로 수요가 매우 높기 때문에 해외로 취업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삼성과 SK하이닉스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규모 채용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지만 인력 공급 측면에서 우호적인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imb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