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째 2만명대…연휴 후 복귀한 일상 불안감 증폭
"재택근무 바라보는 시선 달라", "노는 줄 안다" 토로
대기업에서도 영업·현장직 "재택근무 너무 먼 얘기"
[서울=뉴스핌] 강주희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설 연휴를 계기로 급속히 확산되는 가운데 '재택근무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직장인들 사이에서 고개를 들고 있다.
5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코로나 신규 확진자는 나흘째 2만명 대를 기록하고 있다. 설 연휴 마지막날인 2일(2만270명) 역대 처음으로 신규 확진자 2만명대를 기록했고, 3일 2만2907명, 4일 2만7443만명 순으로 집계됐다.
설 연휴를 마치고 일상으로 복귀한 직장인들은 빠른 코로나 확산세가 우려스럽다는 반응이다.
인천에서 서울로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퇴근하는 직장인 김모(35) 씨는 "오미크론이 확산되고 코로나 확진자가 늘어나도 회사에 재택근무를 신청하는 건 '오버한다'는 분위기가 있다"면서 "'나는 회사에 나와서 일하는데 너는 왜 집에서 해?'라는 눈치를 받을 수 밖에 없고 뒷담화에도 오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씨는 코로나 확산세가 심각해진 지난해 12월부터 자차를 이용하고 있다. 4만~5만원 수준이었던 한 달치 교통비에 비해 차량 유지비가 부담스럽지만 코로나 감염이 우려돼 내린 결정이다. 그는 "회사가 자발적으로 재택근무를 하지 않는 이상 개개인이 알아서 조심해야 한다. 코로나에 걸리면 그것도 문제"라고 토로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 시행 둘째날인 4일 서울 용산구 코로나19 서울역 광장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의료진에게 자가검사키트로 신속항원검사를 받고 있다. 2022.02.04 kilroy023@newspim.com |
서울 성동구 한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류모(40) 씨는 "회사에 재택근무 하겠다고 말하면 감당해야 할 것들이 많다"면서 "코로나에 걸리지 않고 건강하게 일하자는 게 재택근무의 취지인데 마치 일 안하고 집에서 노는 것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고 지적했다.
류씨는 그러면서 "지난해 같은 회사 타 부서에서 확진자와 접촉해 감염된 사람이 있었는데 그때도 회사에서 일했다"며 "조만간 확진자가 3만명까지 늘어날텐데 재택근무나 분산근무가 필요하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영등포구에서 근무하는 박모(30) 씨도 "회사 분위기나 업무 특성에 따라 다르지만 재택근무를 하자고 회사에 말하기는 부담스러울 것 같다"며 "아직까지 회사 윗사람들은 재택근무를 노는 것으로 보는 읜식이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20일 발표한 '팬데믹 이후 재택근무 확산과 경기완충 효과'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 확산 직전인 2019년 9만5000명에 불과했던 재택근무자 수는 지난해 114만명으로 12배 급증했다. 특히 근로자가 300명 이상인 대기업의 재택근무 비중은 16.7%에 달한 반면 10명 미만 사업장은 0.6%에 그쳤다.
실제로 기업들은 코로나 확진자 수가 2만명을 넘어서자 다시 방역 고삐를 죄는 분위기다. CJ그룹은 설 연휴 이후 모든 계열사 전 직원의 50% 이상이 재택근무를 하도록 권장했다. LG그룹은 정부의 오미크론 특별방역대책에 따라 지난달 27일부터 전 계열사의 재택근무 비율을 기존 30%에서 50%로 높였다.
삼성전자도 전 직원의 30%는 재택근무를 하도록 권장했고, 카카오는 이달 18일까지 현행 원격근무를 이어가기로 했다. 한 중소기업에 재직 중인 임모(42) 씨는 "대기업에 다니는 친구들은 1년 넘게 재택근무를 하거나 '퐁당퐁당' 출퇴근을 하는 걸 보면 부러울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기업에 재직하더라도 영업·생산·현장직인 경우 재택근무는 먼 얘기다. 유통분야 대기업에 종사 중인 한모(45) 씨는 "영업직에게 재택근무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며 "여전히 보수적 사내 문화가 있기 때문에 코로나 대유행이더라도 영업직이나 현장직은 밖으로 나갈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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