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3일부터 새 진단검사체계 시행
동네병원 검사현장 혼선…불만 고조
[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오전 내내 예약하려고 했으나 전화 연결이 안되네요.", "일찍 오면 뭐합니까 신속항원검사가 안돼 기다리기만 했어요."
3일 오전부터 새로운 코로나19 진단검사체계가 도입됐지만 의료 현장 곳곳에서는 한숨과 비난 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호흡기전담클리닉을 비롯해 동네 병·의원에서 코로나19 진찰부터 재택치료까지 가능해졌으나 진단검사는 예상대로 원활하기 진행되지 않았다. 방역당국이 새로운 진단검사체계 방식 도입에만 집중한 나머지 현장의 변수를 세심하게 살피지 않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코로나19 진단·검사 체계가 오미크론 변이 대유행에 맞춰 본격 전환된 3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광장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자가검사키트)를 받기 위해 줄지어 서있다. 이날부터 일반 시민은 신속항원검사를 먼저 시행한 뒤 양성일 시 PCR(유전자 증폭) 검사를 시행하고, 만 60세 이상 고령자, 의료기관의 소견 등 고위험군은 기존 PCR 검사를 진행한다. 한편,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으로 확진자가 2만2907명 늘어 누적 90만7214명이라고 밝혔다. 2022.02.03 mironj19@newspim.com |
이날 세종시의 한 호흡기분야 병원을 찾은 주부 A씨는 온라인 맘카페를 통해 신속항원검사 준비가 안된 상황을 꼬집었다. 아침 일찍 병원을 찾는 A씨는 검사를 제대로 받지 못하자 맘 카페에 "지금 병원에 와 있는데, 신혹항원검사가 안 된다고 하네요"라며 "첫날이라 시스템정비가 안돼 있나보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해당 병원은 이날 오전 내내 통화 연결이 되지 않았다. 통화중 안내음이 울리거나 아예 전화 연결음만 들릴 뿐 수화기에 응답하는 직원이 없었다.
서울의 한 호흡기전담클리닉에서는 코로나19 검사자 판별을 하는 데 직원이 진땀을 뺐다. 해당 직원은 "일반 호흡기 관련 진료를 받아야 하는 환자가 있고 그 사이에서 코로나 검사자를 구별해야 하는 데 여간 눈치가 보이는 게 아니었다"며 "일반 진료자와의 동선을 겹치지 않게 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 일손이 부족하다"고 전했다.
뿐만아니라 일선 현장에서는 코로나19 검사 등에 대해 비용 처리를 어떻게 해야 할지도 혼선을 빚은 것으로 알려진다. 그동안에는 검사를 비급여로 한 상황이어서 의사회와 보건소 등으로 문의 연락이 빗발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마저도 오전 중에 확인이 되지 않아 방역당국의 행정 미숙에 대한 비난이 끊이질 않았다.
재택치료자는 불만도 쌓였지만 불안감이 더 컸다. 경증이다보니 재택치료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방역당국으로부터 제공받은 재택치료 키트에 실질적인 치료제가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 재택치료자는 "코로나에 감기약을 주면 치료가 되겠느냐"며 "그냥 자연 치료를 바라는 것인지 방역당국의 조치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선별검사가 가능한 호흡기전담클리닉을 안내하는 정부의 뒤늦은 행정 조치도 눈에 띄었다. 보건복지부 홈페이지 팝업존에 게시된 '호흡기전담클리닉 현황 바로가기'에 들어가면 587개 클리닉이 엑셀 파일로 제공된다. 다만 실제 전국 호흡기전담클리닉은 439개가 상호 개수가 다르다는 지적도 나왔다. 여기에 방역당국은 보건소가 운영하는 호흡기전담클리닉을 합해야 클리닉 587개로 나온다고 뒤늦게 해명하기도 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코로나19 진단·검사 체계가 오미크론 변이 대유행에 맞춰 본격 전환된 3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광장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자가검사키트)를 받기 위해 줄지어 서있다. 이날부터 일반 시민은 신속항원검사를 먼저 시행한 뒤 양성일 시 PCR(유전자 증폭) 검사를 시행하고, 만 60세 이상 고령자, 의료기관의 소견 등 고위험군은 기존 PCR 검사를 진행한다. 한편,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으로 확진자가 2만2907명 늘어 누적 90만7214명이라고 밝혔다. 2022.02.03 mironj19@newspim.com |
한 시민은 "검사가 가능한 병원을 의사협회 등과 협의를 하면서 추가한다는데, 국가 의료시스템이 오히려 체계적으로 운영되지 않는 듯해 보인다"며 "첫 도입에 따른 현장의 혼선을 정부가 사전에 대비하지 않아 이 불편은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가는 것 같다"고 전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일시에 많은 환자들이 대기공간에 모이는 자체가 위험하기 때문에 가급적 예약제를 통해 환자 수를 조절하도록 권고하고 있다"며 "현재 중증과 사망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국내 의료체계가 붕괴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한데, 전체적인 유행 양상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biggerthanseou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