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 부곡2구역 시공자 선정 취소 통보받아
광주운암3단지, HDC현산 시공계약 해지 준비중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건설사와 정비사업 조합이 시공계약 해지 문제로 '파열음'을 지속하고 있다.
재건축·재개발 조합이 시공사들과 사업조건 등에 대해 합의를 보지 못해 일방적으로 시공사 지위를 박탈하는 경우가 늘고 있어서다.
이에 불복해 건설사들이 법적 대응에 나서는 경우도 많다. 그동안 건설사들은 시공사 지위를 잃어서 소송할 경우 다른 사업 수주에 영향을 줄 것을 우려해서 법적 대응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작년 대우건설이 신반포15차를 상대로 승소하자 다른 건설사들도 이를 근거로 적극 대응에 나서고 있다.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GS건설 본사가 입주해있는 그랑서울 [사진=GS건설 홈페이지] 2022.01.27 sungsoo@newspim.com |
◆ GS건설, 부곡2구역 시공자 선정 취소 통보받아
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공사비 2748억원 규모 부산 부곡2구역 재개발정비사업 시공자 선정 취소를 지난 22일 통보받았다.
부곡2구역 재개발은 부산 금정구 부곡동 279-1 일대 12만5797㎡에 지하 4층~지상 최고 30층 아파트를 짓는 사업이다. 조합은 지난 2019년 4월 조합원 찬반 투표를 거쳐 GS건설·포스코건설·SK에코플랜트 컨소시엄을 시공사로 확정했다.
GS건설이 수주한 금액은 2748억원, 포스코건설은 1405억원, SK에코플랜트는 1955억원이다. 하지만 부곡2구역 재개발조합은 지난 22일 제이컨벤션홀에서 임시총회를 열고 시공자인 GS건설·포스코건설·SK에코플랜트의 계약 해지를 의결했다.
조합이 기존 시공자와 결별한 것은 추가 이주비 지원, 조합원 분양가 할인, 사업비 무이자 확대, 지질연건에 따른 공사비 등에서 갈등을 겪어 왔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다만 건설사 측은 조합이 시공비 등 각종 조건에서 무리한 요구를 해왔다는 입장이다. 건설사에서 이를 수용하기 어렵다고 답하니 조합이 일방적으로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는 것이다. 현재 GS건설은 당장 소송을 검토하지는 않고 있다.
GS건설 관계자는 "컨소시엄 간 의견조율을 해야 한다"며 "소송을 검토하는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 광주운암3단지, HDC현산 시공계약 해지 준비중
광주광역시 최대 재건축 단지로 꼽히는 광주운암3단지 재건축 조합은 최근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여파로 HDC현대산업개발(현산)과의 시공계약 해지를 준비하고 있다.
이 사업장은 GS건설·현산·한화건설 컨소시엄이 수주한 현장이다. 총 3214가구 규모며 지난 2020년 6월 24일 관리처분인가를 받았다. 현산의 분기보고서상 완공예정일은 오는 2023년 5월 31일이다.
하지만 광주운암3단지 재건축 조합은 현산에 시공계약 해지 관련해 지난 20일까지 답변을 달라는 공문을 보냈었다. 작년 6월 광주 학동 재개발 붕괴사고와 지난 11일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로 안전에 대한 조합원들 불안이 확산돼서다.
[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지난 11일 붕괴된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아이파크 공사 현장 2022.01.12 kh10890@newspim.com |
이에 현산은 "사고 수습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안전을 위해 조치를 하겠다"는 내용의 답신을 보냈다. 하지만 조합은 현산에 시공계약 해지에 대한 의사를 더 강력하게 전달할 예정이다.
조합 관계자는 "컨소시엄 전체와의 계약을 해지할 것인지, 아니면 현산하고만 계약을 파기할 것인지 등을 비롯한 세부사항은 결정하지 않았다"며 "오는 4월 초쯤 조합원 총회를 거쳐 시공계약 해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대우건설, 신반포15차 조합 상대로 2심 소송 '승소'
대우건설은 서울 서초구 신반포15차 재건축(래미안원펜타스) 조합을 상대로 소송을 진행한 결과 27일 대법원에서 '심리불속행기각'을 받았다.
심리불속행 기각제도는 법원이 더 이상 심리하지 않고 상고를 기각하는 제도다. '기각'이란 소송이 이유가 없거나 적법하지 않다고 판단해 무효를 선고하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뜻이므로 기각이 되면 동일한 내용으로 소송을 다시 제기할 수 없다.
앞서 대우건설은 작년 10월 신반포15차 재건축 조합을 상대로 '시공자 지위 확인의 소' 3심을 접수했다. 당초 대우건설은 지난 2017년 9월 신반포15차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시공사로 선정됐다. 도급계약 체결 기준 공사비는 2098억원(3.3㎡당 499만원)으로, 강남권 공사치고는 상당히 저렴한 가격이다.
래미안원펜타스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 12번지 일대에 있다. 근처에 아크로리버파크(1612가구),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총 2120가구)가 있으며 지하철 9호선 신반포역과 주요 학군이 가깝다.
하지만 이후 설계변경으로 대우건설이 공사비 증액을 요구하자 조합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임시총회에서 대우건설과의 계약해지 안건을 가결했다. 이후 삼성물산이 새 시공사로 선정됐다.
대우건설은 이에 불복해서 '시공사 지위 확인' 소송을 제기했고 2심에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앞서 진행된 1심에서는 소송이 각하됐으나 2심에서 판결이 뒤집힌 것. 그런데 이번 3심에서 '기각'이 나와 판결이 다시 뒤집어졌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2심 판결대로 가는 것이니까 조합의 시공계약 해지 건이 부당하다는 결론이 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대법원으로부터 인정받은 법적 권리에 따라 향후 일정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 더다올 vs 한화건설 '힐스테이트 몬테로이' 놓고 소송중
한화건설은 2월 '힐스테이트 몬테로이'를 분양하는 시행사 더다올과의 소송으로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힐스테이트 몬테로이는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모현면 왕산리 산 25번지 일대 모현(왕산)도시개발사업으로 지어진다. 지하 4층~최고 29층, 총 3개 블록, 40개동, 전용면적 59~185㎡, 총 3731가구 규모다. 1~3블록별 물량은 ▲1블록 1043가구 ▲2블록 1318가구 ▲3블록 1370가구다.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2021.11.04 sungsoo@newspim.com |
더다올은 모현지구 도시개발 사업을 위해 설립된 시행사다. 현진에버빌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현진에버빌은 시행·시공을 모두 하는 회사지만 힐스테이트 몬테로이의 경우 시공사를 따로 선정해서 사업을 진행 중이다.
앞서 더다올은 작년 1월 한화건설과 공사도급계약을 맺었다. 단순 도급계약이 아닌 공동사업약정을 체결한 것이다. 한화건설이 연대보증, 공사시공과 함께 공동사업자 업무를 담당하고, 공사도급금액 외에도 분양수입금 증가분에 대해 이익을 나누도록 하는 구조다.
하지만 더다올은 한화건설의 신용도를 바탕으로 자금을 대출받고 사업을 추진했음에도 지난 1월 일방적으로 공사도급약정 계약해지를 통보했다는 게 한화건설 측 설명이다. 또한 지난 2월에는 현대건설과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했다.
이로 인해 한화건설과 더다올은 작년 초부터 수차례 법정 싸움을 지속했다. 한화건설이 제기한 '가처분이의' 소송(사건번호 대법원 2021마6668)은 지난 17일 '심리불속행기간 도과'가 됐다.
이는 법원이 사건을 심리불속행 기각을 하지 않고 계속 심리하고 있다는 뜻이다. 심리불속행 기각판결은 상고기록 접수 후 4개월 내에만 할 수 있다. 접수일로부터 4개월이 지나면 '심리불속행 기간이 도과한 사건'이 된다.
더다올 관계자는 "우리 회사가 가압류, 가처분 등 절차에서 이겨서 사업하는 데 문제가 없다"며 "한화건설이 손해배상을 청구한 소송이 남아있는데 이 건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우리 회사에는 책임이 없다"며 "더다올이 아무런 사유 없이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한 것"이라고 말했다.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