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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증권맨] 토스증권 애널리스트 '친절한 규리 씨'

기사입력 : 2022년01월31일 08:24

최종수정 : 2022년02월04일 08:04

7년 근무한 신한금투 떠나 토스증권으로
킬러 콘텐츠 '데일리' 제작…친근한 애널
다양한 포맷 오가며 고객 소통 강화 목표

[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토스증권에는 고객들 입에 이름이 종종 오르내리는 직원이 있다. 어떤 투자자는 '규리 언니', 누구는 '규리님', '규리야' 등 호칭도 다양하다. 이름 뒤에는 대부분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가 따라붙는다. 도대체 누구길래 고객들에게 매일 이름이 불리고 고맙고, 또 감사하다는 인사를 듣는 걸까. 그 주인공은 김규리 토스증권 애널리스트(연구원)다.

그는 서비스 출시 3개월 만에 무려 20만명의 구독자를 확보한 토스증권의 킬러 콘텐츠 '데일리'의 핵심 멤버 중 한 명이다. 첫 직장이었던 신한금융투자를 떠나 지난해 토스증권에 둥지를 튼 김 연구원에게 핀테크 애널리스트의 이모저모를 들어봤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김규리 토스증권 애널리스트. 2022.01.06 pangbin@newspim.com

김 연구원은 23살, 그러니까 지난 2014년 대학 졸업 후 신한금융투자에서 사회생활 첫발을 내디뎠다. 이가 갈리고 치가 떨리기로 유명한 리서치 어시스턴트(RA) 과정을 마치고 본격적인 애널리스트로 데뷔해 여러 섹터를 거쳐 '스몰캡' 분야를 맡았다. 하지만 반복되는 일상에 김 연구원은 지쳐갔고 새로움에 대한 갈증이 컸다.

때마침 토스증권에서 김 연구원에게 애널리스트로 함께하자는 제의가 들어왔다. 대형 증권사에서 안정적으로 커리어를 쌓아나가느냐, 작지만 강한 조직에서 함께 성장하느냐. 김 연구원은 과감하게 후자를 택했다.

거대한 시스템 속에서 움직였던 이전 직장과 180도 달랐던 토스증권은 김 연구원에게 낯설지만 가슴 설레게 하는 곳이었다. 슬금슬금 눈치를 봐야 할 상급자도 없다. 당연히 명령이나 지시도 없다. 스스로 업무를 찾고 만들어야 했다.

다행히 김 연구원은 망망대해에 나침반 하나 손에 쥐고 목표를 향해 나아갔고, 그 과정에서 적잖은 만족을 느꼈다. 여러 애널리스트 중 하나였던, 또 하루에도 수없이 쏟아지는 여러 보고서 중 하나를 만들었을 때 느끼기 어려웠던 감정이다. 김 연구원과 여러 부서원들이 협업해 만든 거의 모든 것이 토스증권의 새로운 발자국이 됐다.

김 연구원은 "내가 더 열심히 하면 이 조직이 이 방향으로 가겠구나, 그래서 더 잘해야겠다는 부담도 있다"며 "하지만 그만큼 실력도 많이 늘고 유능한 조직원들과 함께하면서 많은 도움도 받고 있다"고 전했다.

김 연구원의 대표 작품은 토스증권 콘텐츠 중 하나인 '데일리'다. 데일리는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일종의 분석보고서다. 다만 전통 증권사의 애널리스트 보고서와는 결이 다르다. 숫자와 어려운 용어로 덧칠된 보고서가 아닌, 철저히 초보 투자자 눈높이에 맞춰져 있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이 궁금해하는 내용을 주로 다룬다. 가령 오늘 국내 증시가 하락장이라면 그 이유를 요목조목 짚어주는 식이다. 지난해 9월쯤 처음 선보인 뒤 불과 3개월여 만에 데일리 구독자는 20만명을 뛰어넘었다.

그간 데일리는 김 연구원과 콘텐츠 매니저 2명이 함께 만들었다. 주로 김 연구원이 전문성을 발휘해 골격을 세우면 콘텐츠 매니저 2명이 독자 입장에서 알기 쉽도록 뜯어고치고 다시 살을 붙여 나갔다. 비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콘텐츠이다 보니 용어 하나부터 통계자료와 구성까지, 무엇 하나 허투루 만들 수 없었다. 김 연구원과 콘텐츠 매니저들의 고민은 언제나 '어떻게 하면 더 쉽게 전달할 수 있을까'였다고 한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김규리 토스증권 애널리스트. 2022.01.06 pangbin@newspim.com

기존 증권사와 달랐던 점은 또 있다. 바로 즉각적인 독자들의 피드백이다. 보통 증권사에선 열심히 보고서를 만들어 발행하면 그것으로 끝이다. 하지만 토스증권 데일리는 콘텐츠 하나에 수십, 수백 개의 댓글이 달린다. 눈에 쏙쏙 들어오는 콘텐츠로 입소문이 나면서 데일리 콘텐츠의 피드백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

김 연구원의 팬들도 생겨났다. 평범한 애널리스트 중 하나였던 김 연구원은 이제 규리 님, 규리 씨, 규리 언니, 규리 등 독자들의 친근한 애널리스트로 각광받는다. 김 연구원은 독자들이 달아준 댓글 대부분에 직접 '좋아요' 버튼을 눌러준다고 한다.

김 연구원은 그간 울고 웃으며 만들었던 데일리 콘텐츠 업무를 다른 동료에게 인계했다. 일당백 애널리스트와 호흡을 맞추게 된 한상원 토스증권 2호 애널리스트다. 다만 김 연구원 팬덤이 짙은 데일리에서 토스증권 2호 애널리스트의 부담(?)과 중압감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한 연구원의 이름으로 올라온 데일리 콘텐츠에는 이미 "규리 님은 오늘 연차인가요?", "규리 님 휴가 가셨나요?" 등의 댓글도 심심찮게 올라오고 있다.

이제 김 연구원은 고객들과의 소통 접점을 늘리기 위한 여러 시도를 고민하고 있다. 최근 크리스마스를 기념해 콘텐츠 매니저가 '낱말퍼즐' 이벤트를 시도했는데 참여자 댓글이 무려 7000개가 넘게 달렸다. 김 연구원은 예상치 못한 뜨거운 반응을 보며 '독자들은 충분히 소통할 준비가 돼 있고 실제 우리 콘텐츠에 호응하고 있다'고 느꼈다고 한다. 앞으로 다양한 포맷을 오가며 고객들과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게 김 연구원의 목표다.

김 연구원은 "유튜브가 될 수도 있고, 여러 커뮤니티와 연계해서 주식투자자들의 이야기를 듣는 오디오 플랫폼이 될 수도 있다"며 "내용은 깊어지고 포맷은 다양해지고 소통은 더 할 수 있는 포맷의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imbo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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