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경제 경제일반

속보

더보기

[기자수첩] 중대재해처벌법과 목숨의 무게

기사입력 : 2022년01월27일 10:14

최종수정 : 2022년01월27일 10:14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세종=뉴스핌] 성소의 기자 = 4년 전 화력발전소에서 일하던 한 청년이 컨베이어 벨트에 끼어 사망하는 사고를 당했다. 2인1조 작업수칙도 지켜지지 않은 채 홀로 일하다 변을 당했다.

당시 아들의 갑작스런 죽음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어머니는 그 비극을 사회로 들고 나왔다. 그 계기로 만들어진 게 중대재해처벌법이다. 

성소의 경제부 기자

이후 청년이 몸담고 있던 곳을 포함해 발전 5개사의 경영실적 평가지표가 공개됐는데, 흥미로운 대목이 있었다. 원청 근로자가 사망하면 12를 곱해 감점시켰고, 하청업체 근로자가 사망하면 4를 곱해 감점시켰다. 이상했다. 죽음은 분명 모두에게 똑같이 참담한 비극인데 평가과정에서 죽음의 무게가 3분의 1이나 줄어들었다. 한 글자 차이로 목숨값도 달라졌다. 

이러한 아이러니는 법정에서도 반복된다. 김용균씨 사고의 경우 11명이 재판에 넘겨졌지만 원청과 하청 기업 대표들은 처벌 대상에서 제외됐다. 지난해 7월 17명의 사상자를 낸 광주 학동 참사의 경우도 비슷하다. 법정에 소환된 9명 중8명은 하도급업체 혹은 재하도급업체 관계자였다.

HDC현대산업개발 측에서는 현장소장 1명만 재판을 받았다. 현행 산업안전보건법은 근로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행위자를 처벌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대개는 실무 라인에 있는 관리감독자나 현장 소장이 법정에 소환된다. 현장에서 누군가 일하다 죽어도 원청기업의 책임은 옅어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면 근로자가 일하다 중대재해를 당했을 때 원청기업에도 무거운 책임을 묻는 게 가능하다. 기업 총수가 최소 1년 이상의 감옥살이를 할 수도 있다. 경영계에선 처벌이 과도하다며 벌써부터 면책조항 얘기가 나온다. 대표이사가 모든 산업현장을 쫓아다니며 밀착 관리할 순 없지 않냐고 반발한다. 맞는 말이다. 그래서 법에선 '안전보건 조치 의무'라는 조건을 달아놨다.

가령 안전 관리의 컨트롤타워 기능을 하는 전담 조직을 따로 두거나, 법에서 규정한 위험성 평가 등을 실시해야 한다. 사업을 총괄하고 최종 의사결정 권한을 갖는 경영책임자가 안전에도 충분한 인력과 돈을 쓰라는 말이다. 그 의무를 다 하지 않은 상황에서 재해가 발생하면 중대재해법 적용 대상이 된다. 근로자의 재해가 무조건 총수 처벌로 이어지진 않는다. 

매년 800~900명의 산재 사망자가 발생한다. 4년 안에 이 숫자를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정부 목표가 무색하게 우리나라는 아직도 산재사망률의 상위권을 달린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전체 산업 노동자 10만명 당 사고 사망자 수는 3.61로 OECD 평균(2.43)보다 훨씬 높다. 국가별로는 캐나다, 터키, 칠레, 룩셈부르크에 이어 다섯번째다. 지난 해에도 828명이 산재로 사망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비용은 가깝고 안전은 멀다. 많은 기업들이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적잖은 부담을 호소한다. 처벌에 대한 두려움 때문만은 아니다. 안전에 전에 없던 예산과 인력을 투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차라리 자동화와 인공지능 투입을 선택하겠다는 얘기도 들려온다.

반면 일반 국민들과 노동자들이 갖는 기대감는 크다. 한국보건안전단체총연합회가 26일 발표한 '산업재해와 중대재해처벌법 대국민 인식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77.5%는 중대재해처벌법이 산재예방 효과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시행효과는 벌써부터 나타나고 있다. 주요 기업들이 안전 전담 조직을 꾸리는가 하면, 건설사들은 무리한 공사 진행을 막기 위해 설 연휴를 앞두고 현장 작업들을 중단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우스갯 소리로 "의도치 않게 건설현장에도 주5일제 문화가 안착되고 있다"며 "전례없는 풍경"이라고 표현했다. 

물론 한계도 있다. 중대재해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50인 미만 사업장은 2년 뒤에 법 적용을 받는다. 5인 미만 사업장은 아예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다. 고용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사망사고 대부분은 소규모 사업장에서 발생했다. 50인 미만 사업장의 사망사고 비율은 전체의 78.6%였고, 공사금액 50억원 미만 사업장 비율은 71.5%였다.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한 811곳 중 621곳이 중대재해법 적용 대상이 되지 않는 것이다. 

모든 제도가 완벽할 수는 없다. 중대재해처벌법이 근로자들의 완전한 안전을 담보할 수 없고, 아직까지 현장에서 바뀌어야 할 것들은 산적하다. 그러나 완벽한 답안보다 중요한 건 답안을 풀기 위한 의지와 과정이다.

soy22@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이재용 장남 해군장교 임관식 '삼성家 총출동'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장남 이지호(24) 씨가 미국 시민권을 포기하고 해군 장교로 임관했다. 삼성가(家)에서도 처음 배출되는 장교다. 임관식에는 가족들이 총출동해 그의 첫 발을 함께했다. 해군은 28일 경남 창원시 해군사관학교에서 제139기 해군·해병대 사관후보생 수료 및 임관식을 거행했다. 이날 89명의 해군·해병대 장교가 임관했으며, 이 가운데 이씨는 기수를 대표해 제병 지휘를 맡았다. 해군 학사사관후보생 139기 임관식에서 대표로 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장남 이지호씨의 모습. [사진=뉴스핌TV 유튜브 채널 캡처] 이 회장은 연병장 단상에 마련된 가족석에서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명예관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과 함께 앉아 아들의 임관 과정을 지켜봤다. 다만 동생인 이원주 씨는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행사 중간에는 이 회장과 홍 관장이 직접 연병장으로 내려가 이 씨에게 계급장을 달아주기도 했다. 이 회장은 경례와 함께 임관 신고를 받은 뒤 "수고했어"라고 격려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명예관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이 28일 오후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해군사관학교에서 진행된 제139기 해군·해병대 사관후보생 임관식에 참석한 모습. [사진=뉴스핌TV 유튜브 채널 캡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명예관장이 28일 오후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해군사관학교에서 진행된 제139기 해군·해병대 사관후보생 임관식에 참석한 모습. [사진=뉴스핌TV 유튜브 채널 캡처] 모친인 임세령 대상홀딩스 부회장도 이모인 임상민 대상 부사장과 함께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회장과 임 부회장이 2009년 이혼한 이후 같은 공식 석상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임세령 대상홀딩스 부회장(왼쪽)이 28일 오후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해군사관학교에서 진행된 제139기 해군·해병대 사관후보생 임관식에 참석한 모습. [사진=뉴스핌TV 유튜브 채널 캡처] 이 씨는 지난 9월 15일 해군 장교 후보생으로 입영했다. 2000년 미국에서 태어난 선천적 복수국적자로, 캐나다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프랑스 파리정치대학(Sciences Po)에 진학했고, 최근까지 미국 대학에서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이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해군 장교로 복무하기 위해 미국 시민권을 포기하고 입대를 선택했다. 재계에서는 이를 두고 '특권을 내려놓은 책임의 선택'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 씨는 임관 직후 3박4일 휴가를 보낸 뒤 다음달 2일 해군교육사령부로 복귀해 3주간 신임 장교를 대상으로 하는 초등군사교육을 받는다. 이후 함정 병과 소속 통역장교로 근무하게 된다. 총 복무 기간은 훈련 기간을 포함해 39개월이며, 복무 연장을 하지 않을 경우 2028년 12월 2일 전역한다. kji01@newspim.com 2025-11-28 15:29
사진
법원 "방통위 YTN 최대주주 변경 승인 취소" [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박민경 인턴기자 = 법원이 방송통신위원회의 YTN 최대주주 변경 승인 처분을 취소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방통위가 2인 체제에서 의결을 진행한 절차에 하자가 있어 위법하다는 이유에서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재판장 최수진)는 28일 YTN 우리사주조합이 방통위를 상대로 낸 최다액 출자자 변경 승인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반면 전국언론노조 YTN 지부가 제기한 동일한 소송은 원고 적격이 없다고 보고 각하했다. YTN 사옥.[사진=뉴스핌DB]  재판부는 "피고(방통위)는 2인만 재적한 상태에서 의결을 거쳐 승인 결정을 내렸다"며 "이는 의결 절차상 하자가 있어 위법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방통위법이 규정한 '재적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는 문구는 형식적 해석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헌법이 보장하는 방송의 자유와 방통위를 합의제 행정기관으로 둔 입법 취지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합의제 행정기관으로서 방통위의 의사결정은 토론과 숙의 과정을 전제로 한다"며 "재적위원이 2인만 있을 경우 다수결 원리가 사실상 작동하기 어려워 합의제 기관으로서의 기능이 결여된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방통위의 주요 의사결정은 5인 모두 임명돼 재적한 상태에서 3인 이상 찬성으로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부득이한 사정으로 5인 미만이 재적할 경우라도 실질적 기능을 하려면 최소 3인 이상 재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유진기업과 동양이 공동 출자한 특수목적법인(SPC) 유진이엔티는 한전KDN과 한국마사회가 보유한 YTN 지분 30.95%를 인수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방통위는 지난해 2월 7일 유진이엔티의 최다액 출자자 변경 승인을 의결했다. 이에 언론노조 YTN 지부와 우리사주조합은 당시 방통위 '2인 체제' 의결을 문제 삼으며 본안소송과 집행정지 신청을 냈다. 앞서 이들이 낸 집행정지 신청은 각각 각하, 기각 결정을 받았다.   pmk1459@newspim.com 2025-11-28 15:37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