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산업 전기·전자

속보

더보기

[공급망 쇼크]② 허울뿐인 '반도체 강국'...규제에 첫 삽도 못 뜬다

기사입력 : 2022년01월21일 14:17

최종수정 : 2022년01월21일 14:39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미국선 정부·지자체 적극 지원, 재산세 감면도
지난해 한국 돌아온 기업 26곳...미국은 1300곳
"자국 중심 공급망 재편 최소 3년 이상 소요"

[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지난해부터 글로벌 공급망 불안이 이어지면서 정부가 규제를 대폭 완화해 국내 자급망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미 미국 등은 해외진출기업의 국내 복귀(리쇼어링)를 위해 대대적인 투자에 나선 상황이다.

반면 세계적인 반도체 강국인 한국에선 정작 각종 규제와 민원 등에 걸려 반도체 공장 설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계 안팎에선 "해외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 데는 2년도 안 걸리지만, 한국에서는 얼마나 걸릴지 예상조차 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는 푸념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 한국은 인프라 구축부터 '진땀'

SK하이닉스가 무려 122조원을 투자해 주도하고 있는 경기 용인 반도체 클러스트 조성 사업은 아직 첫 삽조차 뜨지 못하고 있다. 이 사업은 SK하이닉스 등이 경기 용인 일대 414만8000㎡(126만평) 부지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다는 것이 골자다. 지난 2019년 2월 정부 발표로 야심하게 준비가 되는 듯 했으나, 오히려 정부가 이 클러스트를 수도권 공장 총량제의 예외 사례로 인정하는 심의에만 2년을 소요했다. 당시 업계에서는 정부가 지방자치단체들의 눈치를 보느라 사업 진행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는 불만이 쏟아졌다.

당초 이 사업은 지난해 1월 착공에 들어갈 계획이었으나 지역 주민들과 갈등을 겪으며 수차례 연기되기도 했다. 주민들이 대기질과 수질 오염이 우려된다고 사업을 반대하면서다. 지난해 초 갈등이 가까스로 봉합됐으나 이번엔 사업 부지 일대 토지 보상 문제로 제동이 걸렸다. LH 직원들의 투기 의혹이 일파만파 커지면서 해당 부지 주민들은 지장물 조사를 완강히 거부했다. 결국 지난해 6월 마무리됐어야 할 지장물 조사는 지난해 말 가까스로 시작됐다.

사정이 이렇자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4일 "경기도, 용인시, 관계 부처가 참여하는 정례 회의를 지속 개최해 산단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인허가 관련 애로 사항 해소를 추진하겠다"며"오는 2025년 준공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정부 차원에서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 정부 지원은 '제자리걸음'

이처럼 반도체 생산기지 설립부터 적잖은 어려움이 있지만 여기에 더해 정부가 업계의 요구에 귀를 닫고 있는 것도 문제다.

이달 초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국가첨단전략산업 특별법(반도체 특별법)이 대표적이다. 반도체 업계는 법안 마련 당시 ▲반도체연구개발 인력에 대해 주52시간 근로제 적용 면제 ▲화학물질 등록기준 완화 ▲공장부지 규제 완화 ▲시설투자비용 최대 50% 세액 공제 등을 요구했으나 모두 반영되지 않았다. 세액 공제 부문은 업계 요구보다 한참 낮은 최대 20% 수준으로 결정됐다.

반도체 업계가 요구했던 최소 25%, 최대 50%와 비교하면 하단 기준 5%포인트(p), 상단 기준 25%p나 차이가 난다. 대기업인 경우에는 오히려 혜택이 적어 최대 10%까지만 세액 공제를 받는다.

화학물질 등록기준과 관련해서도 환경부의 반대로 업계 요구가 전혀 반영되지 못했다. 현행법은 연간 100㎏ 이상 화학물질을 제조하거나 수입, 판매할 때 정부에 의무적으로 등록하도록 했다. 인증 비용만 1개당 수백만원에 달한다. 인증 기간도 최대 3개월에 달해 업계는 꾸준히 관련 규제를 완화해달라고 정부에 요구해왔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외형상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한 특별법이지만, 정작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규제 완화나 지원책은 담기지 않은 '누더기법'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 해외는 정부가 '끌고' 지자체가 '밀고'

해외의 경우 국내와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자국 중심의 반도체 공급망 재편을 꾀하고 있는 미국의 경우,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공장 설립이 속도감 있게 진행되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의 미국 텍사스 오스틴 공장 설립했을 당시, 부지 선정부터 공장을 가동하기까지 정확히 1년 11개월이 소요됐다. SK하이닉스도 중국 장쑤성 우시시와 현지 공장 설립 계약을 체결한 뒤 약 2년만에 제조 공장 설립을 완료했다. 또 중국 정부의 지원 아래 총 9500억원을 들여 생산 라인도 확장한 상태다.

지자체의 협조도 적극적인 분위기다.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 의회는 삼성전자 반도체 신공장의 부지를 병합하고 시 경계에 이를 포함하도록 하는 조례를 지난 13일(현지시각) 승인했다. 이 조례에는 윌리엄슨 카운티 일부 도로에 위치한 약 155만평 규모의 토지 필지 병합과 토지 병합시 구역 변경 등에 관한 내용이 담겼다. 테일러시는 시 구역에 포함되지 않는 토지 일부를 포함시켜 달라는 삼성전자의 요청을 받아들여 이 같은 조례를 통과시켰다.

특히 테일러시는 지난 8일 삼성전자에 대해 재산세 환급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도 승인했다. 여기에는 첫 10년 동안 삼성이 납부한 재산세의 90%를 환급하고 그다음 10년간 85%를 돌려주는 내용이 담겼다. 미국은 지난해 공급망 재편을 위해 무려 520억달러(61조8000억원)를 투입하는 반도체 관련 법안을 의회에서 논의하기도 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공장인 삼성전자 평택 2라인 전경 [제공=삼성전자]

중국도 반도체 자급률을 최대 7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로 오는 2025년까지 1조위안을 투자하기로 결정했고, 유렵연합(EU)도 반도체 산업을 키워내기 위해 '유럽 반도체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이 돋보이면서 미국 등에서는 해외진출기업의 국내 복귀(리쇼어링)가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해 기준 미국 리쇼어링 기업은 1300개를 넘어섰고, 일자리 창출 효과도 13만8000개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지난해 한국 리쇼어링 기업은 26곳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14년 이후 최대 실적이다.

반도체 업계 내부에서는 지금부터 반도체 공장 설립을 추진해도 실제 공급망 안정 효과를 보기까지 약 3년이 걸리는 만큼 지금부터라도 정부가 규제를 완화하고 지자체와 함께 적극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이미 자국 내 반도체 공급망 구축을 위한 지원책이 쏟아지고 있는데 한국은 여전히 형식적인 수준의 대책만 내놓고 있다"며 "당장이 아닌 미래 산업 구조를 고려했을 때, 서둘러 반도체 자급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imbong@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해커에 행정망 뚫렸다...국정원 "피해사실 확인"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해커집단으로 추정되는 세력이 온나라시스템을 비롯한 정부 행정망에 침투해 자료를 열람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가정보원은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공공부문 및 민간업체의 해킹피해 상황을 전하면서 "지난 7월 온나라시스템 등 공공ㆍ민간분야 해킹 첩보를 사전에 입수, 행안부 등 유관기관과 합동으로 정밀 분석을 실시해 해킹 사실을 확인하고 추가피해 방지를 위한 대응에 적극 나섰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국정원이 17일 정부행정망 온나라시스템에 대한 해킹 피해 사실을 공개하면서 설명을 위해 제공한 해커들의 침투 개요도. [사진=국정원] 2025.10.17 yjlee@newspim.com 국정원은 "해커는 먼저 다양한 경로로 공무원들의 행정업무용 인증서(GPKI)ㆍ패스워드 등을 확보한 것으로 보이며, 인증체계를 면밀히 분석한 뒤 합법적 사용자로 위장해 행정망에 접근한 것으로 밝혀졌다"며 "이후 인증서(6개) 및 국내외 IP(6개)를 이용해 2022년 9월부터 올해 7월까지 행안부가 재택근무를 위해 사용하는 원격접속시스템(G-VPN)을 통과, 온나라시스템에 접속해 자료를 열람했다"고 밝혔다. 점검 결과, 정부 원격접속시스템에 본인확인 등 인증체계가 미흡하고 온나라시스템의 인증 로직이 노출되면서 복수기관에 접속이 가능하였고 각 부처 전용 서버에 대한 접근통제가 미비한 것이 사고원인으로 드러났다. 이에따라 국정원은 해커가 악용한 6개 IP주소를 全 국가ㆍ공공기관에 전파ㆍ차단하는 등 해커의 접근을 막는 긴급 보안조치를 단행했다. 또 △정부 원격접속시스템 접속시 ARS 등 2차 인증 적용 △온나라시스템 접속 인증 로직 변경 △해킹에 악용된 행정업무용 인증서 폐기 △피싱사이트 접속 추정 공직자 이메일 비밀번호 변경 △각 부처 서버 접근통제 강화 △소스코드 취약점 수정 등의 조치를 통해 추가 해킹 가능성을 차단했다고 국정원은 설명했다. 다른 부처에도 해킹 정황은 드러났다. 국정원은 "A 부처 행정메일 서버 소스코드 노출이 확인되었는데 해킹에 악용될 우려가 있어 개발업체와 함께 소스코드를 분석해 보안이 취약한 것으로 판단되는 부분을 수정했다"며 "또 일부 패스워드가 노출된 B 부처 행정업무용 인증서(GPKI)의 패스워드를 변경했다"고 밝혔다.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본부 청사와 원훈석 [뉴스핌 자료사진] 해커가 구축한 피싱사이트에 접속한 것으로 보이는 180여개의 공직자 이메일 계정에 대해서도 해킹 가능성에 대비해 전체 비밀번호를 변경했으며 현재까지 이로 인한 별다른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국정원은 전했다. 또 민간의 경우 서버인증서 노출, 원격관리시스템(VPN) 접속 페이지 노출 등의 피해가 있어 해당업체에 위험성을 통보, 보안조치를 요청했으며 통신업체에 대해서는 과기정통부가 피해여부를 별도로 확인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사태의 배후와 관련 국정원은 "미국 해커 잡지인 '프랙'은 이번 해킹을 자행한 배후로 북한 '김수키' 조직을 지목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금번 해킹에서 확인된 해커 악용 IP주소 6종의 과거 사고 이력, GPKI 인증서 절취 사례 및 공격방식ㆍ대상의 유사성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중이지만 현재까지 해킹소행 주체를 단정할만한 기술적 증거는 부족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또 "해커가 한글을 중국어로 번역한 기록, 대만 해킹을 시도한 정황 등이 확인 되었지만 국정원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해외 정보협력기관 및 국내외 유수 보안업체와 협력해 공격 배후를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창섭 국정원 3차장은 "온나라시스템 등 정부 행정망은 국민의 생활과 행정 서비스의 근간인 만큼, 진행중인 조사를 조속히 마무리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범정부 후속대책을 마련해 이행할 계획"이라고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yjlee@newspim.com 2025-10-17 13:31
사진
전 프로야구 선수 조용훈, 생방송 중 추락사 [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국가대표 출신 전직 프로야구 선수 조용훈(37)씨가 경기 부천시의 한 아파트 옥상에서 추락해 숨졌다. 17일 경기 부천 원미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24분께 부천시 원미구 소재 아파트 옥상에서 조씨가 추락했다는 신고가 112에 접수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현장에서 이미 숨진 조씨를 발견해 경찰에 인계했다. 119 구급차. 사진은 기사와 무관. [사진=뉴스핌 DB] 조씨는 사고 당시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던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 중 옥상에서 이상 행동을 보이자 이를 지켜보던 시청자들이 즉각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씨는 2006년 투수로 현대 유니콘스에 입단해 넥센 히어로즈 등에서 활약했으며, 2014년 은퇴했다. 은퇴 후에는 유튜버로 활동해왔다. 경찰은 범죄 관련성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 중이다. dconnect@newspim.com 2025-10-17 22:07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기사제목
기사가 번역된 내용입니다.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