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미얀마 쿠데타 군사정권 법원이 10일(현지시간) 아웅산 수치(76) 국가고문에게 4년 징역형을 추가로 선고했다. 이에 따라 그의 형량은 총 6년으로 늘어났다.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 고문. [사진=로이터 뉴스핌] |
독일 공영방송 도이치벨레(DW)에 따르면 미얀마 군사법원은 선고 공판에서 수치 고문이 무전기를 불법 수입 및 소지해 국가 수출입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2년형을 선고했다.
무전기는 지난해 2월 1일 쿠데타를 일으킨 미얀마군이 수치 고문의 자택을 급습했을 때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은 또 수치 고문이 선거운동 당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수칙을 위반해 재난관리법을 어겼다며 2년형을 추가했다.
앞서 지난해 12월에 법원은 수치 고문이 선거 때 코로나19 방역을 위반하고 국가 선동 혐의가 있다며 총 4년형을 선고했는데, 이후 민 아웅 흘라잉 군 최고사령관이 형량을 절반으로 줄이고, 자택 구금을 허가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수치 고문의 총 징역형은 6년이다.
군부는 지난 2020년 11월 총선에서 문민정부가 압승하자 이를 부정선거로 주장, 지난해 2월 1일 쿠데타로 수치 고문을 가택에 연금했다. 군부가 수치 고문에 기소한 범죄 혐의는 10개가 넘는다.
수치 고문은 60만달러(약 7억원)와 금괘 7개를 받았다는 뇌물수수 혐의도 받고 있다. 유죄 판결이 나면 그는 최장 15년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나머지 모든 중범죄 혐의가 유죄로 판결나면 징역 100년형도 가능하다고 DW는 설명했다.
군정 법원의 재판은 사실상 '쇼'에 불과하다고 인권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대중적으로 인기가 높은 수치 고문이 더이상 정치권에 발을 들이지 못하도록 군정이 손을 쓰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군 수장인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사실상 통치자로 군림하고 있다.
국제인권감시기구(HRW)의 필 로버트슨 아시아 담당 부국장은 "미얀마 군정이 위조된 혐의들로 법정 절차들을 밟고 있는 것은 수치 고문의 무기한 수감생활을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지 미얀마뉴스인터내셔널의 틴 틴 뇨 대표도 DW에 "오늘 선고는 전혀 놀랍지 않다. 어차피 군정은 미얀마 정치에서 수치 고문을 떼어놓으려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며 "우리 국민은 매일 (군부로부터) 공격받고 죽는다"고 알렸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