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시장·산은·수은 통해 인수자금 3조원 마련
내년 2월 인수절차 마무리
[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DL케미칼이 국내 기업 최초 차입매수(LBO·Leverage Buyout) 방식으로 미국 상장사인 석유화학기업 크레이튼을 인수한다고 21일 밝혔다.
DL케미칼은 지난 9월 인수를 확정한 크레이튼사의 인수금융 확보를 위해 지난달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9억5000만달러(약 1조1200억원)을 확보했다. 이어 지난 20일 산업은행·수출입은행과 8억5000만달러(약 1조원) 규모의 금융 약정을 체결했다. 이로써 DL케미칼은 인수 발표 두 달 반만에 자체 보유한 현금을 더해 3조원의 인수자금을 마련했다.
디타워 돈의문 [자료=DL케미칼] |
인수 과정에서 DL케미칼이 활용한 LBO는 기업인수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하여 피인수회사의 자산을 담보로 제공하고 금융기관들로부터 대출을 일으켜 100% 지분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피인수 기업의 담보대출을 극대화하기 위해 높은 금리를 부담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DL케미칼은 국내 정책금융기관들을 통해 확보한 인수금융을 접목해 금융비용과 크레이튼의 부채비율까지 함께 낮췄다.
DL케미칼은 내년 1분기부터 인수 절차의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지난 9일 크레이튼은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DL케미칼의 자사 인수를 승인했다. 남은 절차는 주요국 규제 당국의 기업결합 승인이다. 지난달 미국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았으며 미국 외 주요국 승인 절차는 2월 말까지 마칠 예정이다.
휴스턴에 본사를 둔 크레이튼은 800개 이상의 특허를 보유한 글로벌 석유화학기업이다. 미국과 유럽 등 전세계 주요 시장에서 13개의 생산공장과 5개의 R&D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폴리머 사업 주력제품은 위생용 접착제와 의료용품 소재·자동차 내장재에 사용되는 첨단 기술소재인 스타이렌블록코폴리머(SBC)로 미국과 유럽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최대 규모의 바이오 케미칼 회사로 소나무 펄프 생산 과정의 부산물을 정제해 화학제품을 만들며 바이오 케미칼 생산능력은 연 70만톤이다.
김상우 DL케미칼 부회장은 "한국기업 최초로 미국 상장사 LBO 성공 쾌거를 출범 첫해에 이루며 DL의 인수합병 역량을 증명했다"며 "탄탄한 현금창출 능력과 최고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석유화학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신성장 동력을 끊임없이 발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krawj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