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기 기자 =프랑스 파리의 퐁피두 센터, 런던 로이드 빌딩, 서울 파크원을 설계한 영국 건축가 리처드 로저스 경이 88세로 세상을 떠났다. 유족은 "로저스가 자택에서 조용히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사인은 공개하지 않았다.
1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날 파리 퐁피두센터를 설계한 영국의 건축가 리처드 로저스 로저스가 세상을 떠났다고 보도했다.
로저스는 건물의 골격을 그대로 드러내는 '하이테크 건축'으로 건축사에 족적을 남긴 건축가로 유명하다. 그는 첨단 공학 기술을 바탕으로 건축 재료와 시공법을 실험한 '하이테크 건축의 거장'으로 불린다.
2007년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받기도 했다. 60여 년간 도시를 캔버스 삼아 현대 건축의 풍경화를 쓴 그는 "도시는 우리 문화의 심장이자 경제의 엔진이며 문명의 발상지"라고 늘 강조했다.
그의 출세작은 1977년 이탈리아 건축가 렌조 피아노(84)와 함께 만든 퐁피두 센터다. 불필요한 장식을 걷어내고 건축물 내부 시설과 철골, 에스컬레이터 등이 밖으로 드러나도록 한 파격적 디자인이었다.
2020년 완공된 서울 여의도 복합단지 '파크원'도 그의 작품이다.
로저스는 1933년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의사인 아버지와 대문호 제임스 조이스의 제자였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가족은 무솔리니의 독재를 피해 1938년 영국에 정착했다.
모더니즘 건축으로 유명했던 런던 AA스쿨(영국건축협회건축학교)에 입학해 건축학도의 길을 걷게 됐다. 이후 미국 예일대에서 건축 공부를 이어가면서 하이테크 건축을 함께 이끌었다.
리차드 로저스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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