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부담 속 5월 고점 대비 37% 하락
OCI와 지분교환...협력강화·우호지분 확보
"과도한 저평가 국면...11월 저점 예상"
[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금호석유화학 주가가 7개월간 지지부진한 가운데 최근 반등기미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자사주를 활용한 투자 전략과 주주친화정책을 통해 저평가 국면을 탈피할 수있을지 시장의 이목이 집중된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금호석유는 이날 2%내외의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장 초반 전일종가대비 3.8% 뛴 19만500원까지 치솟았다. 그럼에도 여전히 전고점(5월6일 29만8500원) 대비 37% 하락한 수준이다.
[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금호석유 주가 추이 [캡쳐=키움증권 HTS] 2021.12.16 lovus23@newspim.com |
시클리컬 대표 업종인 석유화학은 가치주로의 자금 쏠림과 원재료 가격 상승, 공급망 차질 등으로 약세를 이어왔다.
특히 금호석유의 경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한 의료용 장갑의 원재료로 쓰인 NB라텍스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로 주가가 하방압력을 받아왔다. 주가는 지난 5월 29만8500원으로 고점을 형성한 후 줄곧 우하향 흐름을 보이며 10만원대로 내려왔다.
다시 주가가 꿈틀대기 시작한건 자사주를 활용한 적극적인 투자 계획과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내세우면서다.
15일 금호석유는 OCI와 315억원 규모의 주식을 상호교환한다고 밝혔다. 앞서 금호석유화학 자회사 금호피앤비화학과 OCI 말레이시아 자회사 OCIMSB는 바이오 ECH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체결한 바 있으며 이후 파트너십을 공고히 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한승재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지분교환으로 향후에 양사가 협력할 사항이 더 있다는 여지를 남겨놨다. 금호석유는 들고 있는 현금은 많지만 마땅한 투자처가 없었다. OCI와의 협력을 강화해서 밸류체인을 확장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경영권을 안정화하는 부수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지난 1월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상무(故박정구 금호그룹 회장의 아들)가 박찬구 회장과의 특수관계를 해소하겠다고 공시하면서 삼촌-조카간 경영권 분쟁이 벌어진 바 있다. 익명의 애널리스트는 "박철완 전 상무와의 지분 경쟁이 마무리되는 국면에서 OCI와 지분을 교환하면서 박찬구 회장 측이 우호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투자자들이 반길만한 주주가치 제고 방안도 내놨다. 우선 금호석유는 이날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 17만1847주(315억원 규모)를 소각하기로 했다. 자사주 소각은 대표적인 주주친화적 방법 중 하나다. 또한 향후 2~3년간 당기순이익 20~25%이 배당성향을 유지하고 5~10% 수준의 자사주 취득소각을 진행한다는 정책도 내놨다.
일단 배당의 기준이 되는 별도기준 당기순이익은 올해 1조원 돌파가 점쳐진다. 이미 3분기에만 누적 당기순이익은 8457억원으로 집계됐다. 원가상승과 동남아 가동률 축소로 실적이 우려됐지만 범용고무·페놀유도체가 견조한 실적을 이어간 덕분이다. 새로 발표된 주주친화 정책을 바탕으로 별도 당기순익이 1조원일 경우 배당 규모는 2000억~2500억원으로 추정된다. 유통주식수 2789만8649를 기준으로 1주당 7168~8961원을 받게되는 셈이다.
밸류에이션이 저평가 구간으로 들어섰다는 의견이 대두되는 가운데 자사주 활용 계획과 주주친화 정책이 투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있다. 금호석유의 12개월 선행 PER은 4.27배에 불과하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중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 할 수 있는 충분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고 2022년에도 추가적으로 대규모 현금이 유입될 것이다. 풍부한 현금을 바탕으로 주주가치 개선 및 중장기 성장동력을 찾는 것이 주가 저점을 확인하는 데는 중요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이동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공급망, 물류 이슈 관련된 이슈가 해소되면서 올해 11월을 기점으로 반등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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