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화물운임 증가로 반사이익 더 크다"
[서울=뉴스핌] 김양섭 기자 = '위드코로나' 수혜주로 여겨졌던 항공주들이 신종 변이인 오미크론 여파로 지난 달 급락했다. '예상했던 것보단 치명적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이달 들어 낙폭을 상당 부분 만회했지만 업체별로 주가 반등의 강도는 달랐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항공주들은 지난 달 29일 이후 반등했다. 다만 종목별로 반등의 강도에 차이가 있었다. 대한항공 대주주인 한진칼은 9월 주가 수준까지 올라섰고, 대한한공, 아시아나항공 등도 11월 하락했던 폭의 절반 이상을 회복했다. 반면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등 저비용항공사(LCC)들은 11월 낙폭의 10~20% 수준을 회복하는 데 그쳤다.
9월 이후 항공주 및 코스피 지수 추이. [자료=네이버] |
이처럼 반등 강도에 차이가 난 주요 배경은 여객과 화물 사업 비중 때문이다. 당초 기대했던 당초 '위드코로나'가 지연되면서, 여객 수요 회복률이 당초 예상을 크게 밑돌 것으로 전망됐기 때문이다. 반면 화물의 경우 물류 대란까지 겹치면서 운임이 대폭 상승해 오히려 호재로도 볼 수 있다. 대체로 대형사들의 경우 화물 사업 비중이 높은 데 반해, LCC 들은 여객 비중이 높다.
대형 항공주들은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주로 샀다. 한진칼의 경우 지난 달 29일부터 기관들이 지속적인 순매수를 보였다. 이 기간동안 기관은 233억원 순매수했다. 대한항공도 기관이 264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반면,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등에 대해 기관들은 매도로 포지션을 잡았고, 개인투자자들이 순매수를 보였다.
오미크론 여파로 운항 재개 예정이었던 동남아, 대양주 노선 운항이 취소되면서 국내 저비용항공사들의 유동성 유출 우려가 높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전략 측면에서 "11월 국제선 여객 수요는 견조한 회복세를 나타냈으나, 12월 수요 위축을 전망한다"면서 "변이 바이러스 관련 우려는 완화되고 있으나, 여객 수요 회복이 지연된다는 점에서 재무적 안정성을 확보한 대한항공 중심으로 대응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여객 수요 회복 지연이 6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국내 저비용항공사들은 재차 유동성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나민식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LCC는 매출액 비중에서 80%는 여객사업부가 차지하고 있다"면서 "국제여객 회복 시점이 뒤로 늦어질수록 기업가치 훼손은 피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화물은 호황이 지속되고 있다. 인천공항의 11월 화물 수송 실적은 전년동기대비 7.9% 증가한 28.3만톤으로 16개월 연속 증가세를 지속했다. 주요 노선별로 미주(+17.0%), 일본(-0.3%), 중동 (+3.6%), 유럽
(+2.1%), 중국(+3.1%), 동북아(+6.0%), 대양주(+66.1%), 동남아(+13.1%) 등으로 일본을 제외한 전 노선이 급증했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연말 성수기 효과까지 감안하면 항공화물 초호황 기조는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대한항공의 경우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여객 매출 감소 피해보다 화물운임 증가로 반사이익이 더 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의 4분기 화물운임이 전분기 대비 21% 상승할 것으로 추정했다. 대한항공의 4분기 실적 전망에 대해 그는 "기존 예상보다 여객 매출액은 240억원 감소하는데 그치는 반면 화물에서 7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결과적으로 영업이익은 전분기보다 31% 증가한 5500억원을 기록해 분기 최대 실적을 경신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최 연구원은 대한항공에 대해 "펜데믹이 장기화됨에 따라 국내외 경쟁사와의 재무 격차는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다. 리오프닝 초기 해외여행 이연수요가 폭발할 때 대한항공은 가장 효과적으로 시장을 선점할 전망"이라며 "지금의 화물 반사이익은 내년에 감소하겠지만 더 중요한 항공시장에 대한 지배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ssup82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