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독일의 올라프 숄츠(63) 중도 좌파 성향의 사회민주당(SPD) 대표가 8일(현지시간) 제9대 총리로 취임했다. 중도 우파 성향의 기독민주당(CDU) 앙겔라 메르켈의 시대가 지고 16년 만에 정권이 교체된 것이다.
올라프 숄츠 독일 제9대 신임 총리. 2021.12.08 [사진=로이터 뉴스핌] |
AP통신에 따르면 독일 연방하원은 이날 숄츠 사민당 대표를 9대 총리로 선출했다.
전체 736명의 의원 중 707명이 표결한 가운데 395명이 찬성표를 행사했다. 반대 303표에 기권 6표다.
그는 사민당, 자유민주당, 녹색당 연립정부를 이끌고 있는데 소속 의원이 416명이다.
숄츠 신임 총리는 2018년부터 부총리와 재무장관을 겸직했다. 그는 지난 2007년 메르켈 정부의 노동사회부 장관을 지냈고, 2011년부터 2018년 3월까지 함부르크시 제1시장이었다.
이처럼 메르켈 정부의 오랜 기간 오른팔 역할을 자처한 그였기에 정치 스타일도 전임 총리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그를 설명하는 수식어는 '현실주의자' '온건한 중도파'라고 CNN은 분석했다.
새로운 독일 정부는 할 일이 많다. 우선 오미크론 변이까지 덮친 독일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유행 확산을 막아야 하며, 최저임금 인상과 주택 임대가격을 낮추기 위한 신규 아파트 공급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기후변화 대응의 일환으로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와 오는 2038년까지 석탄 발전 퇴출 계획을 구체화해야 하며, 낙후된 통신망 인프라 개선도 숙제다.
총리직을 사임하고 기독민주당에서 탈당한 메르켈 전 총리는 의원들로부터 지난 2005년부터 16년 간 독일을 이끈 노고에 박수갈채를 받았다.
한편, 숄츠 총리는 함부르크 출신으로 노동법·고용법 전문 변호사로 활동했다. 1970년대 사민당에 가입해 1998년 연방의회에 입성한 후 2002년 사민당 사무총장 자리에 올랐다.
메르켈 정부 1기인 2007년 노동부 장관을 맡았지만, 2009년 총선에서 사민당이 연정에서 나오면서 물러났다. 2009년부터 2019년까지 사민당 부대표를 맡았으며, 2011년부터 7년간 함부르크 시장을 역임했다.
2018년 메르켈 총리 마지막 정부에서 부총리 겸 재무장관을 맡았고, 지난해 초 코로나19 대유행이 발발하자 대규모 부양책을 주도하며 민심을 샀다.
코로나19 경기 침체로 2022년까지 400억유로(약 540조원) 부채가 예상되는 상황에, 숄츠 총리는 선거 기간 독일을 부채 부담에서 벗어나게 하겠다고 공약했다.
숄츠 총리는 "아무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면서 "우리는 2008/2009년 위기 때 이미 (부채를) 관리해봤고, 이번에도 할 수 있다"며 안심시켰다.
사민당 사무총장이던 2003년 임금 삭감과 복지 축소 등 노동 개혁을 추진하면서 반복적·기계적 화법을 사용해 '자동화 기계' 별명이 붙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중도 좌파 성향 사민당에서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외교 정책에선 메르켈 총리의 기존 외교 노선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숄츠 총리는 "독일은 강한 주권 유럽을 위해 노력하겠다"면서 "유럽이 하나의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제 역할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관점을 밝힌 바 있다.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협력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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