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회 한반도관계대표단은 종전선언 필요성 주장
[서울=뉴스핌] 이영섭 기자 = 유럽의회 한반도관계대표단(DKOR)이 한국전 종전선언은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을 완화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유럽연합 대외관계청(EEAS) 측은 종전선언은 한국전쟁 당사자들이 결정할 문제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유럽연합의 입법기관인 유럽의회에서 남북한과의 의회 교류를 담당해온 한반도관계대표단의 루카스 만들(Lukas Mandl) 회장은 지난 2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의회 외교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종전선언 채택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문재인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각) 오후 유엔 총회장에서 제76차 유엔 총회 고위급회기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1.09.22 [사진=청와대] |
만들 회장은 올 가을 브뤼셀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한국 국회의원들과 만나 "종전선언 채택과 관련한 계획에 대해 들었다"며 "이와 관련해 유럽연합이 촉진자로서 관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한국의 윤순구 주벨기에유럽연합대사도 "종전선언은 한반도의 화해와 협력의 새로운 질서를 만드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종전선언은 평화협정 사전 단계에서 정치적 선언을 통한 신뢰를 구축하고, 남북·미북 대화가 재개되고 후반 단계에서 진행될 비핵화 협상과도 연결돼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유럽연합의 외교를 담당하는 유럽대외관계청(EEAS)의 라인홀드 브렌더(Reinhold Brender) 일본·한국·호주·뉴질랜드 담당과장은 같은 날 회의에 참석해 종전선언에 대한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브렌더 과장은 "종전선언 채택 가능성을 결정하는 것은 한국전쟁 당사자들에 있다는 것이 유럽연합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김두연 신미국안보센터(CNAS) 연구원도 이날 회의에 참석해 북한의 여전한 도발과 위협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종전선언을 재차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두연 연구원은 "핵으로 무장한 북한과의 조기 종전선언 또는 평화협정은 심각한 안보, 법적, 군사적, 정치적 의미를 갖는다"며 "그것은 안보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제공할 수 있으며, 문구 표현에 따라 휴전협정과 유엔사령부, 미군주둔 관련 상황을 변화시킬 수도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유럽대외관계청의 브렌더 과장은 "유럽연합은 대북제재가 북한의 인도주의적 곤경의 원인이라는 주장을 반박한다"며 "개선된 제재면제 제도가 효과적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교적 교착 상태가 오래 지속될수록 북한의 무기는 더 확장되고 정교해질 것"이라며 "유럽연합은 일관적으로 모든 기회를 통해 북한이 미국과 한국의 대화 요청에 건설적으로 대응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nevermin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