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방역·백신 정책 추진 단초 제공
T세포 기반의 기억 면역능력 유지 기대
[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물백신' 논란을 빚고 있는 코로나19 백신이 새로운 변이인 오미크론에 무용지물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국내 연구진의 분석 결과가 나와 시선이 집중된다.
이번 분석 결과는 오미크론에 대한 방역 및 백신 접종에 대한 방역당국의 정책 추진에도 단초를 마련해줄 것으로 보인다.
3일 <뉴스핌>이 단독 입수한 신의철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 연구팀의 연구에 따르면,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에서 확인된 T세포 항원이 오미크론 변이주에서도 잘 보존돼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오미크론 코로나19 변이 [자료=게티이미지뱅크] 2021.12.03 biggerthanseoul@newspim.com |
연구팀은 먼저 문헌조사를 통해 기존 우한 코로나19 바이러스에서 면역세포의 일종인 T세포가 인식할 수 있는 항원 부위들의 목록을 작성했다. 이러한 T세포 항원 부위들이 오미크론 변이주에서 보존됐는지 또는 변화돼 있는 지도 함께 분석했다.
그 결과, 연구팀은 킬러 T세포 항원 부위들의 95%, 도움 T세포 항원 부위들의 90%가 돌연변이 없이 잘 보존돼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19개의 킬러 T세포 항원 부위만으로 보면 오미크론 변이주에서 100% 보존되어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T세포는 흉선에서 유래하는 림프구로 기억 면역능력을 갖는다. 외부에서 인체로 바이러스가 침투하면 T세포 가운데 킬러 T세포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기능을 담당하고, 도움 T세포는 사이토카인같은 물질을 분비해 항체 생성을 비롯한 전반적인 면역반응을 도와주고 촉진한다. 현재 접종되고 있는 코로나 백신들의 경우, 중화항체뿐만 아니라 T세포 반응도 잘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미크론 이전에 나왔던 델타와 같은 변이주들의 경우에도, 중화항체는 회피하지만 T세포 반응은 회피하지 못한다는 사실은 알려져 있으나 이번 분석은 오미크론 변이주도 T세포 반응은 회피하지 못할 것이라는 결론을 제시하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주가 중화항체를 회피하는지 여부는 현재 세계 여러 연구소에서 분석 중에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코로나 백신 접종 후 유도된 T세포가 여전히 오미크론 변이주를 인식할 수 있고, 이에 따라 오미크론 변이주에 의한 재감염이나 돌파 감염 시에도 보호 면역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따라서 기존 코로나 백신이 오미크론 변이주에 대해 무용지물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연구팀은 내다보고 있다.
신의철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오미크론 변이주가 출현했지만 기존 백신의 지속적인 접종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동료평가를 거치지 않은 심사전단계 논문 형식으로 바이오아카이브(bioRxiv)에 게재될 예정이다.
한편, 신의철 교수는 지난 7월 문을 연 바이러스기초연구소의 바이러스 면역 연구센터장으로 임명돼 이달 중 연구소에 합류할 예정이다.
biggerthanseou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