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재필 대표 "개인의 생각·세계관을 동영상 통해 친숙하게 전달"
[서울=뉴스핌] 정태선 기자= "장애인에 대한 선입견을 벗겨내고 개성있게 살아가는 개인으로서의 온전한 모습과 이야기를 전달하려고 합니다."
서울시 지원 청년사업으로 '장애-비장애 청(소)년 1:1 협력'프로젝트를 진행중인 필링의 고재필 대표는 "장애인을 도와줘야 한다는 문제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장애인이 갖고 있는 생각과 세계관, 생활방식을 보여줌으로써 거꾸로 사람들이 장애에 대한 편견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필링'은 영어로 peeling인데 '껍질 벗기기'라는 뜻이다. 장애라는 프레임을 벗기고 한 사람의 매력과 그가 세상에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담는 미디어 스타트업으로 올해 초 설립됐다.
- 창업을 하게 된 계기는.
▲ 영상제작자로 2009년 한 다큐멘터리를 만든 것이 계기가 돼 장애를 갖고 있는 다양한 예술가들과 커뮤니티를 접하고 스스로 예술단체를 만들어 운영했었다. 이때 느낀 점은 누구도 장애인으로 단순화시킬 수 없는 다양한 매력과 이야기를 가진 개인이라는 점, 그들과 맺는 관계가 고통스럽고 헌신해야만 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오히려 사회적 관계에서 느낄 수 없는 인간적인 측면, 짓궂음, 유머 등 많은 매력이 있었다. 그동안 미디어에서 장애를 동정 아니면 감동을 주는 소재로 소비해왔는데, 이제는 다양한 모습과 이야기를 전하는 미디어가 필요하고 생각해 필링을 설립했다.
고재필(오른쪽) 필링 대표가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필링] |
- 진행한 프로젝트는.
▲ 두 가지로 구성되어 있는데, 창작프로젝트와 장애 인식 개선을 위한 오리지널 영상콘텐츠 제작이다.
창작프로젝트는 장애 청년과 1:1로 함께 하는 것이다. 발달장애인은 자신의 마음이나 마음을 언어로 표현할 기회를 갖기 어렵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9개 팀이 장애인 참여자가 표현하고 싶은 것을 찾고 상호 동등하게 소통하는 과정 중심의 활동을 8~10회정도 했다.
오리지널 콘텐츠의 첫 번째 작품은 '인사이드 스팩트럼-그려지고 있는 세계'이다. 발달장애를 가진 출연자들의 개성을 다양하게 전달하기 위해 기획했다. 발달장애를 가진 두 사람의 창작세계와 창작을 순수하게 좋아하는 마음을 전한다.
- 필링만의 차별화된 사회적 가치는.
▲ 첫 콘텐츠는 발달장애인이 예술을 통해 풀어가고자 하는 이야기에 초점을 맞췄다. 장애를 앞세우거나 강조하기보다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순수하게 집중하고 몰입하는 마음을 보여주고자 한다. 시설이나 부모님에게서 독립해 우리와 함께 살아가야 할 발달장애인에게 있어 비장애인의 인식 변화는 기본적인 필수조건이다. 필링의 인물에 대한 접근 방식과 심각하고 무겁지 않은 친숙한 화법은 기존 미디어와 차별화된 요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 향후 계획과 비전은.
▲ 영상콘텐츠 시리즈를 통해 1만명의 구독자를 확보하는 것이 1차 목표이다. 필링의 가치와 이야기를 좋아하는 핵심 구독층을 대상으로 무엇을 제공해야 할지 생각해, 지속적인 콘텐츠 제작을 위한 수익모델을 정교하게 만드는 것이 단기 목표이다. 궁극적으로는 장애인들이 필링의 이야기를 만드는 주체로서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자신이 만드는 콘텐츠를 통해 사회 안에서 생산자로서 소통하는 장을 만들고자 한다.
wind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