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I 낙폭 지난해 4월 이후 최대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26일(현지시간) 국제 유가가 급락했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빠르게 확산하며 원유 수요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는 이날 원유시장 매수 심리에 직격탄이 됐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배럴당 10.24달러(13.1%) 급락한 68.15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4월 이후 최대 낙폭이다. 이날 WTI는 200일 이동평균선 밑에서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국제 벤치마크 브렌트유 1월물은 9.50달러(11.6%) 하락한 72.72달러로 집계됐다.
주간 기준으로 WTI 가격은 10.4% 하락했으며 브렌트유는 8% 이상 내렸다. 이로써 WTI와 브렌트유는 모두 5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가 지난해 3월 이후 최장기 약세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신종 변이 확산으로 추가 봉쇄와 여행 제재가 내려지면서 전반적인 원유 수요 감소 기대가 부각돼 유가는 이날 큰 폭으로 내렸다.
원유 [사진=로이터 뉴스핌] |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날 해당 신종 바이러스를 '오미크론 변이라고 명명했다. 보건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변이가 델타 변이보다 전파력이 강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기존 코로나19 백신의 예방률을 낮출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오안다의 크레이그 얼람 선임 시장 애널리스트는 "변이가 백신에 대해 저항력이 있다면 그것이 가장 큰 공포가 될 것"이라면서 "그것은 백신 접종 확대로 진전됐던 국가들에 커다란 후퇴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어게인 캐피털의 존 킬더프 파트너는 CNBC와 인터뷰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코로나19 변이 발견이 전반적으로 시장을 겁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원유시장은 여행 회복에 대한 위협을 가장 원치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편, 시장 일부에서는 내달 2일 회의를 진행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및 러시아 등 비회원국 연합체 OPEC+가 증산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기대가 부각됐다.
이번 회의에서 OPEC+는 미국이 주도한 전략비축유(SPR) 공동 방출에 대한 대응 방안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OPEC+가 신종 변이 확산을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회원국 일부에서는 원유시장 전망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고 전했다.
오안다의 제프리 핼리 선임 시장 애널리스트는 투자 노트에서 "이번 바이러스로 얼마나 오랫동안 원유 매도세가 지속하고 WHO가 이것을 얼마나 우려하느냐에 따라 다음 주 OPEC+의 셈법이 달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핼리 애널리스트는 "OPEC+는 반복해서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원유 수요가 둔화할 가능성을 우려해 왔다"면서 "OPEC+는 이전에 합의한 하루 40만 배럴의 증산 수준보다 산유량을 늘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