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Q 정유사 윤활유 사업 영업익, 본업 보다 많아
매연 저감 기여 고급 윤활유 수요 증가 전망
[서울=뉴스핌] 박지혜 기자 = 비정유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정유업계가 부업인 윤활유 사업 덕을 톡톡히 봤다. 윤활유는 시황 개선, 미국·유럽 지역 판매량 증가 등의 영향으로 수요가 늘었다.
점차 강화되는 환경 규제에 따라 친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매연 저감에 기여하는 고급 윤활유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뉴스핌] 박지혜 기자 = 에쓰오일 전기차 전용 윤활유 브랜드인 에쓰오일 세븐 이브이(S-OIL Seven EV) 제품인 액슬오일(왼쪽), 하이브리드 차량 전용 윤활유. [사진=에쓰오일] 2021.10.26 wisdom@newspim.com |
◆ SK이노·에쓰오일, 영업익 절반 이상 윤활유서 나와
2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이날까지 3분기 실적을 발표한 국내 정유 3사(SK이노베이션·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는 윤활유 사업에서 총 678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본업인 정유 사업에서 거둔 영업이익(5389억원)보다 많다.
윤활유는 연비 개선과 자동차 배기시스템 수명연장을 돕고 미세먼지와 배기가스를 줄여주는 제품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운송 수요가 줄어 휘발유, 경유 소비량은 감소했으나, 윤활유는 차량 운행에 상관없이 소비되기 때문에 소비량에 큰 변동이 없었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전체 영업이익(6185억원)의 절반 이상인 3293억원을 윤활유 사업으로 벌어들였다. 처음으로 주력인 석유사업 영업이익(2906억원)을 넘었다. 윤활유 사업의 2인자였던 SK는 올 3분기에 업계 1위였던 에쓰오일의 영업이익을 넘어섰다.
에쓰오일도 윤활유 사업 영업이익이 2888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3분기 전체 영업이익(5494억원)의 52.6%에 해당한다. 영업이익률(매출 대비 영업이익 비율)은 40.6%에 달한다.
현대오일뱅크는 올해 3분기 윤활유 사업에서 매출 2311억원, 영업이익 599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영업이익의 34.6%를 윤활유가 담당했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GS칼텍스도 윤활유 사업에서 견조한 실적을 냈을 것으로 예측된다. 앞서 GS칼텍스는 2분기 윤활유 사업 영업이익은 159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8% 증가했다. 분기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하며 정유사업 영업이익(1343억원)을 넘어섰다.
◆ 전기차용 친환경 제품 라인업 강화
최근에는 고도화 기술 등을 통해 잔사유에서 경유, 휘발유, 윤활기유(윤활유의 원료) 등 고급제품을 다양하게 뽑을 수 있다.
특히 정유사들은 전기차 시장 확대로 전기차용 윤활유 제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전기차 고성능화로 인해 전용 윤활유 사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전기차용 윤활유는 기존 내연기관차용과 달리 에너지 손실 최소화 등 다양한 기능을 한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2030년까지 세계 전기차용 윤활유 시장이 연간 24% 이상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GS칼텍스(킥스 이브이), 에쓰오일(에쓰-오일 세븐 이브이) 등 정유사들이 잇달아 전기차 전용 윤활유 브랜드를 선보이며 친환경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춰 나가고 있다.
에쓰오일은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전 세계적으로 모빌리티가 늘어나는 데다 여러 국가가 자동차 배기가스 규제를 강화하면서 환경 친화적인 고급 윤활유에 대한 수요 증가가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에서는 4분기에 현재 타이트한 윤활유 공급 상황이 완화되겠지만, 고품질 제품에 대한 수요 강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4분기에도 어느정도 윤활유 마진은 지지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글로벌 정유사들 가동률이 높아지는 내년에는 공급량이 많아져서 마진이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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