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례 통화 중 '윤석열' 곳곳 등장…커지는 녹취록 파장
김웅이 언급한 '저희들' 누구…공수처 수사 핵심될 전망
[서울=뉴스핌] 장현석 기자 = 이른바 '고발사주' 의혹과 관련해 제보자 조성은 씨의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녹취록에는 김웅 국민의힘 의원의 고발과 검찰이 관계있다는 점을 암시하는 발언이 여러 차례 등장했다. 특히 김 의원이 음성 중 "초안을 저희가 일단 만들어서 보내겠다"고 언급한 만큼 '저희들'이 누구인지 실체를 밝히는 것이 수사의 핵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MBC <뉴스데스크>는 전날인 19일 조 씨가 지난해 4월 3일 김 의원과 통화한 녹음파일을 공개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국민의힘 김웅 의원이 참석해있다. 2021.10.15 kilroy023@newspim.com |
녹취록에 따르면 김 의원은 총선 직전인 지난해 4월 3일 범여권 정치인과 언론인에 대한 고발장을 조 씨에게 보낸 뒤 "제가 (고발장을 제출하러) 가면 '윤석열이 시켜서 고발한 것이다'가 나오게 되는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의원이 텔레그램을 통해 조 씨에게 보낸 고발장 최초 발송자는 손준성 당시 대검 수사정보정책관(현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으로 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김 의원은 녹취록에서 "고발자 요 건 관련해서 저는 쏙 빠져야 된다"고 언급했다.
또 김 의원은 조 씨와의 첫 통화에서 "고발장 초안을 아마 저희가 만들어서 일단 보내드릴게요"라고 말했다. 그는 "자료들이랑 이런 것들 좀 모아서 드릴 테니까 그거하고 고발장을 남부지검에 내라고 한다"며 "남부 아니면 조금 위험하다고 한다"고 강조했다. 친정부 성향의 지휘부가 있는 서울중앙지검 등을 피해야 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후 김 의원은 두 번째 통화에서 "대검찰청으로 하라"고 말을 바꿨다.
윤 전 총장 측은 녹음파일에 대해 "녹취록 전문을 보면 윤 후보와 무관하다는 사실이 명백하다"고 입장을 냈다. 윤 후보 측은 "김 의원 자신이 대검에 가면 윤석열이 시킨 것으로 오해할 수 있으니 가지 않겠다고 거절한 것에 불과"하다며 "현직 검찰총장이 김 의원에게 고발을 사주했다면 장시간 통화하면서 그 엇비슷한 얘기도 없는 이유가 무엇인가"라며 반박했다.
하지만 조 씨가 공개한 녹취록상 윤 전 총장 이름이 여러 차례 등장한 만큼 김 의원이 언급한 '저희들'이 누군지 밝히는 것이 사건을 맡고 있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의 핵심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수처는 조 씨 녹취록 공개와 관련해 "음성 파일 복원은 조 씨 개인이 한 일로 특별히 대응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김 의원은 국정감사가 마무리되는 오는 26일 이후 공수처에 출석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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