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총 100대 기업 중 오너기업 40개
2015년 대비 총매출 63%, 고용 22% 증가
비오너기업 고용은 오히려 감소..매출 9배차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글로벌 시가총액 18위에 오른 스위스의 제약사 로슈는 1896년 창업 이후 4대에 이은 경영을 하고 있다. 로슈의 부의장이며 약 3.6%의 지분을 보유한 안드레 호프만(André Hoffmann)은 창업자인 프리츠 호프만(Fritz Hoffmann-La Roche)의 증손자다. 지난해 로슈사의 매출은 약 682억 달러로 2010년(526억 달러) 대비 약 156억 달러 상승했으며 R&D 투자는 약 142억 달러로 2010년(97억 달러) 대비 약 45억 달러 상승했다.
오너기업이 비오너기업 보다 성장성과 수익성, 안정성 측면에서 모두 우수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8일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가 글로벌 시가총액 100대 기업 중 오너기업 40개와 비오너기업 60개를 대상으로 경영성과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글로벌 시가총액 100대 기업 중 오너기업은 40개로, 특히 시가총액 상위 10대 기업 중 오너기업은 8개인 것으로 드러났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 사우디아람코, 아마존, 페이스북, 테슬라, 텐센트, 엔비디아 등이다.
조사대상 100대 기업의 시가총액은 약 33조8000억 달러로, 이 중 40개 오너기업의 시가총액은 18조5000억 달러로 55%를 차지했다. 1사 당 시가총액은 오너기업이 평균 4637억 달러, 비오너기업은 평균 2543억 달러다.
오너기업과 비오너기업의 수익성·안정성 증감 현황 ('15년 대비 '20년) [제공=전경련] |
지난해 기준 오너기업의 평균 총매출은 약 814억 달러, 고용인원 18만2490명으로, 비오너기업의 총매출 657억 달러, 고용 13만8315명을 앞질렀다.
수익성 측면에서 보면 당기순이익은 오너기업이 101억 달러, 비오너기업이 55억 달러로 오너기업이 1.8배 뛰어났다. 평균 부채비율도 오너기업은 76%로 비오너기업 225%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평균 배당금 또한 오너기업은 62억 달러, 비오너기업은 50억 달러로 오너기업이 1.2배 더 높았다.
지난 2015년 대비 2020년 경영성과를 분석한 결과 오너기업의 총매출은 63.2%, 고용은 22.0% 증가했다. 비오너기업 총매출 증가율(7.1%)과 고용 증감율(-0.3%)을 크게 상회했다.
오너기업의 연구개발(R&D) 투자는 99.7%, 설비투자는 93.1% 증가한 데 반해 비오너기업의 R&D 투자 증가율은 28.7%에 그쳤으며 설비투자는 3.8% 감소했다.
오너기업은 당기순이익(135.6%), 영업이익(100.5%) 모두 비오너기업(당기순이익 -11.3%, 영업이익 4.1%)보다 크게 증가해 수익성 측면에서 뛰어났다.
또 오너기업의 자본은 103.2% 증가하해 비오너기업(10.0%)의 10.3배를 기록했고, 부채비율 증가율은 38.0%로 비오너기업(89.1%)의 0.4배 수준에 불과해 안정성 측면에서도 뛰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오너기업은 배당금 규모(213.9%), 희석주당이익(134.4%)도 큰 폭으로 늘어 비오너기업 대비 배당금 증가율은 6.3배, 희석주당이익 증가율은 8.5배를 기록했다. 오너기업이 주주이익 실현에 더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배당성향 또한 오너기업이 43.2% 증가한 반면 비오너기업은 0.8% 감소했다.
전경련은 오너기업은 신속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고 장기적 투자가 가능한 점 등 경영상 이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같은 강점을 바탕으로 글로벌 기업 중에도 오너기업이 다수 존재하며 이들 기업의 경영성과가 비오너기업에 비해 뛰어나다는 것이다.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일반적으로 해외에는 오너기업이 별로 없다는 인식이 있지만 실제로 글로벌 기업 중 상당수가 오너기업"이라며 "오너기업이 한국 특유의 기업체제이고 성과가 안 좋을 것이라는 부정적 인식을 해소해야 하고, 이같은 부정적 인식하에 만들어진 동일인 지정제도, 과도한 가업상속세율 등 오너기업 관련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