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지난 1997년 부도를 일으키며 IMF 외환위기 신호탄이 됐던 한보철강의 밀린 지방세 약 6억여원이 서울시 세무 조사관의 끈질긴 노력에 따라 23년만에 징수됐다.
6일 서울시에 따르면 38세금징수과는 지난 1997년 부도된 뒤 2009년 청산된 한보철강의 체납세금 6억1700만원을 최근 모두 징수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한보철강은 강남구청에서 1998년도에 부과된 세금(주민세 특별징수분)을 납부 할 수 없게 되자 구 회사정리법에 따라 지방세 채무 변제 계획으로 납세담보물을 제공하고자 위탁자 한보철강, 수탁자 00은행, 수익자를 강남구청으로 한 유가증권신탁계약을 체결했다. 00은행이 발행한 수익권증서와 채권을 강남구청에 제출하고 2018년 말까지 징수유예를 받았다. 한보철강은 2009년도에 최종 청산완료 됐으며 최근까지 체납세금은 징수가 되지 않고 있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되면서 체납자 방문 현장징수 활동을 줄이고 비대면 체납징수활동 방안으로 국내 주요 금융기관에 대한 체납자의 금융재산 조사를 일제히 실시하는 과정에서 38세금징수과 조사관의 끈질긴 추적과 노력을 통해 체납세금을 징수한 특별 사례이다"고 말했다.
서울시 38세금징수과 담당 조사관은 00은행으로부터 체납자의 금융재산 조사결과 한보철강 이름으로 일반 금융계좌 금액은 없었으나 후순위채권이 발행된 사실을 확인했다. 00은행 관계자에게 채권금액을 서울시 체납세금으로 납부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00은행에서는 별도로 수익권자가 지정돼 있는 채권으로 수익증권을 제시하지 않으면 서울시에 줄 수 없다고 했다. 또 강남구청에 체납자로부터 받은 수익증권의 보관여부를 물었으나 확인할 수 없었다.
다만 행정기관이 신탁계약에 따른 수익권증서를 받게 되면 일반적으로 시(구) 금고은행에 보관한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신탁 유가증권 사본 [사진=서울시] 2021.10.06 donglee@newspim.com |
따라서 강남구청이 체납법인으로부터 1998년도에 제출받은 수익증권을 강남구청 구금고인 강남구청 내 △△은행지점에 맡겼을 것으로 보고 해당 지점에 요청해 00은행이 발행한 '수익권증서'를 결국 찾았다. 이후 수익권증서를 00은행에 제시하고 채권 환가금액 6억1700만 원을 수령하고 지난 1일 체납세금에 충당했다.
한보철강은 1957년도에 설립해 1997년도에는 재계 서열 10위권까지 진입한 국내 굴지의 대기업 이었다. 하지만 같은 해 1월 천문학적인 차입금을 견디지 못하고 부도를 맞이함에 따라 그룹 본사 및 계열사들 까지 잇달아 쓰러지는 계기가 됐고 우리나라 IMF 사태와도 깊은 연관이 있다. 결국 부도 이후 1997년 10월 법원으로부터 회사정리계획안이 인가됐고 12년만인 2009년 청산절차가 모두 완료돼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이병욱 서울시 38세금징수과장은 "이번 사례는 체납세금 징수업무는 무엇보다 담당 조사관의 열정과 집념이 중요함을 보여준 모범적인 징수사례"라며 "서울시는 앞으로도 코로나19 상황에 맞는 체납징수 기법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추진하여 체납세금 징수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dong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