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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현영 기자 = 미국 금융사들의 자사주 매입 물량이 기술주를 제치고 올해 최대 수준으로 가파르게 늘며 미국 기업들의 전반적인 자사주 매입 속도를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월가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24일(현지시간) 공개한 보고서에서 8월 20일까지 한 주 동안 미국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현황을 살펴보니 "금융사 주도로 미국 기업의 자사주 매입 속도가 전주와 비교해 올해 3월 중순 이후 최고 수준으로 가팔라졌다"고 밝혔다.
미 달러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
25일 마켓워치 보도에 따르면 BofA 전략가들은 "미국 금융사들의 주간 자사주 매입 물량이 2010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점에 주목하며 이는 앞으로 금융 섹터의 주가 급등을 나타내는 신호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 주 동안에 자사주 매입이 가장 많았던 섹터는 이후 약 6개월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의 평균수익률을 앞지르는 경향을 보였다는 과거 통계에 따라서다. 다만 BofA는 이러한 경향은 2010년 이후 데이터에 기반한 것으로 해당 섹터가 시장의 평균수익률을 능가할 확률은 50% 정도라고 덧붙였다.
BofA에 따르면 20일까지 한 주 동안 금융에 이어 가장 많은 자사주 매입이 이뤄진 섹터는 기술과 자유소비재 부문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중소형주보다는 대형주에 매수세가 집중됐다. 다만 BofA 전략가들은 "미국 기업들의 전반적인 자사주 매입이 올해 들어 49%가량 증가했지만 코로나19 이전 수준에는 한참 못 미친다"고 전했다.
프린시펄 글로벌 에쿼티의 무스타파 사군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마켓워치와의 인터뷰에서 "성장 전망이 좋은 기업들이 실시하는 자사주 매입을 대체로 좋아한다"며 "곧바로 순익 증가로 이뤄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기업이 자사주 매입에 나서면 유통주식 수가 줄어들면서 주당순이익(EPS)이 늘어나는 등 궁극적으로 주주들에게 이익을 주는 효과가 있다.
한편 사군 CIO는 금융주들은 미국 증시의 다른 업종에 비해 밸류에이션이 높지 않은 편이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경기 회복 과정에서 금리가 인상되면 수혜를 볼 섹터라는 점도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금융 섹터에서 "크고 나쁜" 은행 합병보다는 자사주 매입을 눈여겨보겠다고 귀띔했다. 인공지능(AI)과 같은 기술에 대한 투자와 함께 핀테크 관련 소규모 인수에 지출되는 현금 등을 살펴 투자 종목을 선택하는 편이 낫다는 설명이다.
사군은 기업 실적이 계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미국 증시에 대체로 긍정적인 전망을 유지한다면서도 자신은 해외 증시에 상장된 종목을 더 선호한다고 밝혔다. 앞으로 몇 년간 성장 전망은 비슷하지만 밸류에이션이 훨씬 저렴하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같은 이유로 미국 증시에서는 대형주보다 소형주가 낫다고 말했다. 사군은 "미국 대형주들은 이미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시장의 나머지 부분은 그렇지 않다"며 대개 소형주의 밸류에이션이 대형주보다 매력적이고 앞으로 성장 기회도 많다고 진단했다.
kimhyun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