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빈틈 축소로 인터넷전문은행 반사 이익 감소 전망
[서울=뉴스핌] 정경환 기자 = 정부가 강력한 대출 규제를 예고한 가운데 오프라인 중심의 대형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 간 주가 흐름이 차별화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대형 시중은행은 오르고 카카오뱅크는 떨어지고 있는 것. 이에 대해 대출 규제가 확대될수록 인터넷은행들의 반사 수혜가 줄어들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금융 주가는 지난 25일까지 사흘 연속 오르며(종가 기준) 총 5.7% 상승했다.
신한지주와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그리고 기업은행 역시 같은 기간 내리 상승했다. 상승폭은 신한지주 5.0%, 하나금융지주 7.2%, 우리금융지주 4.3%, 기업은행 4.9%다.
반면, 카카오뱅크는 지난 23일부터 25일까지 사흘간 9.8% 하락했다. 이달 20일까지 더하면 4거래일 연속 약세를 나타내며 총 10.8% 빠졌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융당국이 지속적으로 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라며 "이 같은 정책 기조는 기존 대형 은행에는 유리할 가능성이 높지만, 인터넷전문은행에는 부정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용대출 중심의 대출 규제 강화가 부동산 시장에는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에, 그 같은 이유로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는 보다 강화될 것이며, 규제의 빈틈 축소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서 연구원은 "가장 먼저 5대 은행 중심의 대출 규제를 인터넷전문은행, 지방은행 등 전 은행, 나아가 비은행까지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동안은 5대 은행이 대출이 줄이자 인터넷전문은행과 지방은행, 그리고 비은행이 규제의 빈틈을 이용해 대출을 적극 늘려왔었다"고 했다.
시중 은행의 대출 창구 모습.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최근 NH농협은행을 비롯해 SC제일은행, 우리은행은 일부 대출 상품 취급을 중단했다. '가계부채 관리 방안'의 첫 번째 과제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 차원이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 4월 가계부채 증가가 우리경제에 부담을 주지 않도록 안정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진단,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정부가 대출 고삐를 조이면서 은행권 이익 증대 기대감은 커졌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은행의 대출 공급 의지보다 차주의 대출 수요가 강하다는 점과 대출 총량 조절을 위한 가산금리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점, 그럼에도 여전히 저원가성 수신 비중이 확대되는 중이라는 점은 은행 이자수익 증가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기준금리를 연 0.5%에서 0.75%로 0.25% 포인트 인상했다. 2018년 11월 1.50%에서 1.75%로 인상한 이후 2년 9개월 만의 기준금리 인상이다. 금통위는 지난해 3월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대폭 낮춘 후 두 달이 지난 5월 0.50%로 다시 내린 바 있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단기 변동성이 존재하겠지만, 금리 모멘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규제 리스크에도 은행주의 초과상승세 전환이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이날 2시 15분 현재 KB금융과 신한지주, 우리금융지주는 강보합세를 띠고 있다. 기업은행은 보합세, 하나금융지주는 약보합세다. 카카오뱅크는 1%대 상승 중이다.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