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 사건 청탁 대가로 금품 받은 혐의로 기소…대법서 무죄 확정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형사재판을 받고 있는 지인에게 자신의 고등학교 동창이 검찰 간부라면서 사건 무마를 대가로 금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남성이 무죄를 확정 받았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5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11년 12월 말 서울 서초동 인근에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재판 중이던 지인 B씨에게 "고교 동창생이 검찰 고위직에 있는데, 잘 얘기해서 진행 중인 사건에서 집행유예나 무죄판결을 받도록 해주겠다"며 사례비로 158억원 상당의 채권 양도를 요구했다.
이듬해 1월 채권을 양도받은 A씨는 B씨의 재판을 방청하면서 증인신문 초안과 예상답변, 변호인 의견서 초안 등 법률 문서를 작성하기도 했다.
대법원 [사진=뉴스핌 DB] |
같은 해 3월에는 고소 사건에 휘말려있던 또 다른 지인 C씨에게 "서울중앙지검 검사가 내 고등학교 동창인데, 그 검사를 통해서 상대방을 구속하고 동시에 상대방이 당신을 고소한 사건은 무마될 수 있게 해주겠다"고 제안하면서 1500만원을 받기도 했다.
A씨는 재판 단계에서 "받은 금품은 모두 사건 무마 대가가 아니다"라고 주장했지만 1심 재판부는 B씨와 C씨의 진술이 더 신빙성 있다고 보고 A씨에게 징역 1년3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120시간의 사회봉사와 1500만원의 추징도 명령했다.
하지만 2심은 1심을 뒤집고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가 B씨에게 채권을 양도 받으면서 작성한 이행합의서에 있는 'B가 1심부터 집행유예를 선고받는 전제하에서만 유효한 것으로 하고, A는 추가로 진정 등을 제기하지 않기로 한다'는 문구에 주목해 채권 양도 대가가 추가 진정을 하지 않는다는 것에 한정된다고 해석될 여지가 있다고 본 것이다.
아울러 당시 B씨의 변호인은 대형 로펌 소속 부장판사 출신 등이었는데, 집행유예나 무죄 판결은 B씨 변호사들도 장담하기 어려웠을 것임에도 채권양도 계약에 대해 변호인단도 협의하지 않았던 점 등을 볼 때 청탁 명목으로 채권을 받았다는 증거가 없다고 봤다.
C씨 사건 역시 A씨가 언급한 '서울중앙지검 검사'는 2012년 7월 20일경에야 중앙지검에서 근무하기 시작한 점 등을 볼 때 수사무마 대가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또 A씨가 C씨의 아들에게 보낸 이메일에 '내가 아버지로 인해 1600만원 정도 썼는데 아버지가 갚아주신다고 했다' 등 내용이 있는 점 등을 볼 때 사건 청탁 명목에 대한 금품이라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결했다.
대법원 역시 이러한 원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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