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소장 A씨, 입주자 회장이 붙인 민원 공문 뜯어
대법 "업무방해죄 해당"…벌금 100만원 확정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이 붙인 아파트 변압기 사고 관련 공문을 멋대로 뜯은 관리사무소장이 업무방해 혐의로 유죄를 확정 받았다.
대법원 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벌금 1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6일 밝혔다.
대법원 [사진=뉴스핌 DB] |
경기도 고양시 한 아파트의 관리사무소장인 A씨는 지난 2019년 엘리베이터 안에 붙은 변압기 사고 관련 민원 공고 알림문을 뜯었다.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이 공고문을 게시하면서도 적법한 대표회의 소집이나 의결을 거치지 않았고, 아파트 관리규약에서 정한 게시장소 외에 부착되는 등 위법한 공문이라는 이유에서였다. A씨는 평소 직무 태만 등으로 인해 B씨에게 시말서를 제출하면서 B씨와 사이가 좋지 않았다.
검찰은 A씨가 공문을 뜯으면서 민원내용을 고지할 B씨의 업무를 방해했다며 A씨를 재판에 넘겼다.
1심은 "비록 B씨가 입주자대표회의 의결을 받지 않고 동대표 과반수 찬성을 받아 공고문을 부착했다고 하더라도 업무의 절차적, 실체적 위법성의 정도가 심하다고 볼 수 없다"며 "업무방해죄에 의해 보호 가치가 없는 업무라고 볼 수 없다"면서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2심 역시 "설사 공고문을 부착하는 과정이나 그 규격과 부착된 위치 등에 관리규약을 준수하지 못한 사정이 있다고 해도, 공고문의 주된 내용이나 동대표 과반수 찬성을 받아 게시한 사정 등을 종합해보면 이를 뜯어낸 피고인 행위는 사회윤리 내지 사회통념에 비춰 용인될 수 있는 정도를 넘어섰다"며 항소를 기각했다.
대법원도 "업무방해죄의 보호대상이 되는 업무나 정당행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A씨의 상고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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