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핀 성장 후 냉각 과정에서 접힘 발생 착안
무결정 그래핀 5장 동시제조 등 대량생산 가능
[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그래핀의 접힘과 적층을 없앤 단결정이 세계 최초로 제작됐다. 이를 통해 고성능 집적 회로 제작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기초과학연구원(IBS)의 다차원 탄소재료 연구단장 로드니 루오프 박사가 접힘과 적층이 없는 완벽한 단결정 그래핀을 대면적으로 제작하는데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에 제작된 무결점 그래핀을 다른 2차원 재료와 함께 적층해 사용한다면 지금까지 개발되지 않았던 놀라운 성능을 보이는 소자를 개발할 수 있게 된다. 전자, 광자, 기계와 같은 다양한 분야에서 우수한 성능의 그래핀을 활용할 수 있는 길을 열렸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군데군데 '접힘 부분'이 보였던 그래핀(사진 왼쪽)과 달리 무결정 그래핀(사진 오른쪽)에서는 소재 전체에 걸쳐 균일한 '완벽한 원자 한 층'을 이루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자료=과학기술정보통신부] 2021.08.24 biggerthanseoul@newspim.com |
그래핀은 탄소 원자들이 벌집처럼 육각형으로 나열된 2차원 물질이다. 얇고 투명하며 신축성도 뛰어나지만 강철보다 200배 이상 강하고, 구리보다 100배 이상 전자의 이동성이 빠르다. 또 다이아몬드와 유사하게 열전도성이 높아 탁월한 물성으로 산업계의 시선을 모았다.
다만 부분적으로 여러 층의 그래핀이 겹쳐진 '적층 구역'이나 주름진 '접힘 부분'이 존재했고 그러한 적층이나 접힘은 그래핀의 기계적‧전기적 물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됐다. 앞서 2019년 연구진은 적층이 없는 그래핀 제작까지는 성공했으나 접힘 문제까지는 해결하지 못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그래핀의 성장 후 냉각 과정에서 접힘이 발생한다는 점에 착안해 접힘이 일어나는 온도를 조사했고 그 결과 '무결점 그래핀'을 제작할 수 있게 됐다.
통상적으로 그래핀은 1320K(1046.85℃) 이상의 고온에서 합성된 후 실온까지 냉각하는데, 1030K(756.85℃) 이상의 온도에서 접힘이 형성된다는 것이 발견됐다. 접힘이 발생하지 않도록 1030K(756.85℃) 이하의 저온에서 그래핀을 성장시켜본 결과, 냉각과정을 거쳐도 접힘 및 적층이 없는 완벽한 '무결점 그래핀'을 합성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무결점 그래핀의 전하 이동도는 6~8000㎠/Vs로 실리콘에 비해 7배, 기존 그래핀에 비해 약 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대량 생산의 가능성도 입증했다. 구리-니켈(Cu-Ni(111)) 호일을 기판으로 사용해, 4×7㎠ 크기의 무결점 그래핀 5장을 동시에 제조하는 데 성공했다. 호일을 5번 재사용해도 중량 손실이 0.0001g에 불과해 호일을 무한정 재사용할 수 있게 됐다.
로드니 루오프 단장은 "최적의 그래핀을 합성하기 위한 기판의 개발, 그래핀의 적층과 접힘을 없애기 위한 연구 등 '무결점 그래핀' 개발을 목표로 연구를 수행해왔다"며 "7년의 장기연구가 결실을 맺은 것으로, 향후 무결점 그래핀의 독특한 물성을 추가로 연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 최고 권위 국제학술지인 네이처(Nature) 8월 26일 0시(한국시간)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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