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학교 교원 선발 투명성 확보 vs.자율성 침해…논란의 핵심
매년 교육청 위탁 선발 규모 늘지만, 채용 비리 여전해
위탁 안 한 사립학교 법인, 정부 지원도 없어…문제점 지적도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사립학교 교원 채용 1차 필기시험을 시·도교육청이 의무적으로 시행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사립학교법 개정안이 국회 교육위원회를 통과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여당과 정부는 사학 비리가 끊이지 않는 상태에서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는 반면 야당과 교원단체는 사학의 자율성이 침해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유기홍 국회 교육위원장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안건을 상정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1.08.19 leehs@newspim.com |
21일 교육계에 따르면 앞서 지난 19일 야당 의원들의 불참 속에 여당 단독으로 사립학교법 개정안이 국회 교육위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국회 교육위를 통과한 법안대로 본회의 문턱을 넘으면 내년부터 사립학교 교사 1차 필기시험은 교육청이 시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도 사립학교 교사 위탁선발은 사립학교 교사 채용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인다는 취지에서 2012년부터 시행해 오고 있다. 사립학교법 시행령에 따라 학교가 위치한 시·도교육감에게 공개전형을 위탁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강제조항은 아니었다.
이에 따라 시·도교육청은 매년 사립학교 교사 위탁선발 절차를 진행해 왔다. 서울의 경우 지난해 30개 사립 법원이 초등, 특수유치원, 특수초등, 중등 25개 과목에서 139명의 교사 선발 절차를 위탁했다. 위탁 선발 규모도 매년 늘어 지난해 서울의 경우 12개 법인이 처음으로 참여했다.
사립학교 교사 채용 과정에서의 금품수수 등 부작용이 감사를 통해 적발되는 경우가 있었는데, 미리 방지하자는 취지도 담겼다는 것이 교육부 측의 설명이다. 다만 1차 필기시험만 의무적으로 시·도교육청이 실시해 3~5배수를 선발하고, 선발된 인원 중 학교 측이 자율적으로 2차 면접 등 채용절차를 진행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사립학교 교직원 선발 전 과정을 교육청에 위탁하도록 한 지역도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경기도의 경우 사립학교 교원도 국공립교원과 같이 필기시험부터 면접, 수업시연 전 과정을 교육청에 위탁하도록 하는 조례 제정을 추진 중이다. 최종 선발과정에서는 뇌물이 오가는 등 채용 비리를 근본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취지가 담겼다.
이를 두고 야당과 사립학교 측은 정부가 학교의 자율성마저 훼손하고 있다고 강하게 반발하는 분위기다. 국회 교육위 야당 간사인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실 측은 "위탁 선발은 예전부터 있었던 내용이고, 위탁하지 않을 경우 인건비 지원 등을 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담겨 반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립학교들이 가칭 교사 채용 기구를 만들어 공정하게 채용하는 내용의 개정안 발의를 했었다"며 "결과적으로 반영되지 않았고, 여당 발의안으로 가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 측도 사학의 자율성을 근본적으로 침해하는 행위라는 내용의 입장문을 냈다. 한국교총 관계자는 "일부 사학의 채용, 운영 비리는 반드시 엄단해야 하지만 그것을 빌미로 모든 사학을 획일적으로 통제하는 것은 사립의 존재 의미를 훼손하는 것"이라며 "사학의 공공성 제고와 함께 자율 운영을 더욱 지원‧육성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교육부 관계자는 "이번 사립학교법 개정안은 교사 선발에 대한 최종 권한은 학교 법인에 부여하는 것"이라며 "선발 과정의 투명성을 조금 더 높이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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