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코플랜트 2분기 순익, 1년 전 5배…SK TNS 매각차익
한화건설, 2분기 순익 50% 증가…한화생명 이익증가 덕분
SK에코플랜트·한화건설, 코로나19로 이라크 현장 '불확실'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비상장 건설사 SK에코플랜트와 한화건설이 올해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감소에도 당기순이익이 급증해 눈길을 끈다.
'순이익'은 기업이 벌어들인 모든 이익에서 기업이 쓴 모든 비용과 모든 손실을 뺀 차액을 의미한다. 당기순이익은 영업이익에서 금융비용, 법인세 비용을 빼기 때문에 통상 영업이익보다 수치가 작은 경우가 많다. 그런데 두 회사는 '지분법 이익'이 발생한 덕분에 지난 2분기 당기순이익이 오히려 영업이익보다 크게 나왔다.
다만 두 회사의 당기순이익이 지속적으로 증가할지는 단언하기 어렵다. 두 회사의 지난 2분기 매출,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10% 이상 줄었는데 지분법 이익에 힘입어 당기순이익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특히 두 회사 모두 이라크 현장에서 코로나19 피해를 본 만큼 향후 코로나 상황에 따라 실적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SK에코플랜트 2분기 순익, 1년 전 5배…SK TNS 매각차익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2분기 당기순이익이 1667억원으로 영업이익(578억원)의 약 3배로 늘어났다.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하면 423.9% 폭증한 액수다. 한화건설도 2분기 당기순이익이 713억원으로 영업이익(697억원)보다 많았다. 전년 대비로는 49.2% 증가했다.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2021.08.20 sungsoo@newspim.com |
두 회사의 당기순이익이 영업이익보다 크게 나온 것은 '지분법 이익'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분법 이익은 회사가 20~50% 지분을 가진 관계기업이 번 이익에 갖고 있는 지분율을 곱해서 모기업 이익으로 계산한 것이다.
지분법 이익은 엄밀히 말하면 '영업외이익'으로 회사 본업으로 낸 수익이 아니지만, 다른 영업외이익과 달리 유심히 살펴봐야 할 지표 중 하나다. 왜냐하면 자회사들이 사업으로 만들어낸 이익이라서 '영업이익'처럼 '지속성'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SK에코플랜트는 지난 2분기 당기순이익에 기여한 요소에 ▲파생상품평가이익(57억7048만원) ▲매도가능증권처분이익(23억9365만원) ▲지분법적용투자주식처분이익(1835억6218만원)이 있다. 이 중 지분법적용투자주식처분이익 규모가 가장 크다.
지분법적용투자주식처분이익이란 지분법적용투자주식의 일부 또는 전부를 처분해서 발생한 이익을 말한다. 특히 지난 2분기에는 SK에코플랜트가 자회사 'SK TNS'를 팔아서 수익이 발생했다.
SK에코플랜트는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 SK TNS를 2826억원에 매각하는 작업을 지난 5월 마무리했다. 비핵심사업을 정리하고 친환경·신에너지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하기 위해서다.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2021.08.20 sungsoo@newspim.com |
SK TNS는 지난 2015년 9월 SK에코플랜트(당시 SK건설) U사업부에서 분리된 자회사다. 정보통신분야 전반에 걸쳐 최적화된 ICT 인프라 구축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성장해왔다. 주로 그룹 내 기지국·중계기·광선로·전용망 등 통신망 공사를 전담했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7월~12월 말까지 6개월간 올린 매출액은 3483억원, 영업이익 258억원, 당기순이익은 186억원으로 집계된다.
SK TNS를 인수하는 업체는 알케미스트캐피탈파트너스코리아가 설립한 사모펀드(PEF)의 투자목적회사인 네트웍인프라홀딩스다. SK에코플랜트는 SK TNS를 매각했지만 지분 참여로 배당 및 자본수익을 얻겠다는 구상이다. 회사는 알케미스트캐피탈이 SK TNS 인수를 위해 설립한 펀드에 600억원 한도로 출자했다.
◆ 한화건설, 2분기 순익 50% ↑…한화생명 이익증가 덕분
한화건설은 지난 2분기 당기순이익이 713억원으로 영업이익(697억원)보다 많았다. 전년 대비로는 49.2% 증가했다. 한화건설의 당기순이익이 늘어난 데도 지분법 이익의 영향이 컸다.
한화건설의 지난 2분기 지분법 이익은 405억1054만원으로 1년 전(98억원)의 4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이처럼 지분법 이익이 증가한 이유는 한화건설이 지분 29%를 보유한 한화생명보험의 이익이 늘었기 때문이다.
한화생명이 지난 상반기 한화건설에 기여한 지분법손익은 1232억원으로 기록돼 있다. 또한 한화생명의 연결재무제표를 보면 지난 2분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전년도의 약 2배로 성장했다. 지난 2분기 당기순이익은 1652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787억원)보다 119.8% 늘었으며, 영업이익도 2407억원으로 1년 사이 95.9% 증가했다.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한화그룹 전경. [사진=한화] 2020.01.23 yunyun@newspim.com |
한화생명의 실적이 이처럼 개선된 데는 투자수익 증가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한화생명은 주식, 해외증권, 부동산의 수익률이 양호하게 지속돼 투자손익이 견조했다. 교보증권 리서치센터 보고서를 보면 한화생명의 2분기 투자손익은 7962억원으로 전년대비 15.8% 증가했다.
한화생명의 지난 2분기 영업외수익을 보면 70억원으로 1년 전(3억원)의 약 20배로 증가했다. 영업외수익의 세부 항목을 보면 ▲관계기업투자평가이익(80억원) ▲투자부동산처분이익(12억원) ▲유형자산처분이익(4억원) 등이 발생했다.
한화생명의 관계기업 중 지난 상반기 지분법이익이 컸던 회사로는 ▲신공항하이웨이(지분법손익 37억원) ▲충남-한화중소기업육성펀드(지분법손익 25억원) ▲서울글로벌바이오메디컬신성장동력투자펀드(지분법손익 13억원) 등이 있다.
◆ SK에코플랜트·한화건설, 코로나19로 이라크 현장 '불확실'
다만 두 회사의 당기순이익이 지속적으로 증가할지는 단언하기 어렵다. SK에코플랜트와 한화건설은 지난 2분기 매출, 영업이익이 모두 10% 이상 줄었는데 지분법 이익에 힘입어 당기순이익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또한 두 회사 모두 이라크 현장에서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2분기 매출(1조6792억원), 영업이익(578억원)이 1년 전보다 각각 16.6%, 25.7% 감소했다. 회사는 이라크 카르발라 사업장에서 작년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공사가 중단됐고, 추가 원가산입이 이뤄져 실질적 피해가 발생했다.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이라크 카르발라 정유공장 현장전경 [자료=현대건설] 2021.08.20 sungsoo@newspim.com |
이라크 카르발라 정유공장 건설사업은 약 6조8000억원 규모의 국내 최대 해외플랜트 프로젝트다. 현대건설(자회사 현대엔지니어링 포함)이 주관사로 있고 GS건설, SK건설이 합작법인(조인트벤처, JV) 방식으로 공사하고 있다.
공사도급액은 현대건설이 2조5774억원, GS건설이 2조5444억원, SK건설이 1조7114억원이다. 애초 공사기간은 내년 2월까지였다. 그런데 작년 카르발라 한국 건설사 현장에서 40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사망자도 4명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건설도 2분기 매출(8127억원), 영업이익(697억원)이 각각 11.0%, 29.6% 축소됐다. 한화건설도 코로나19로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프로젝트'(BNCP) 전반에 불확실성이 높다.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사업은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동남쪽 25km 지점에 주택 10만가구 및 기반시설을 건립하는 프로젝트다. 한화건설의 총 수주금액은 약 12조원이며 국내 건설사가 이라크 현지에서 진행하는 공사 가운데 최대 규모다.
지난 2018년 말 회사 사업보고서를 보면 이라크 BNCP, 이라크 소셜인프라 사업의 공기는 각각 2021년 12월, 2020년 4월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두 사업장 모두 공기가 2027년 12월로 연기됐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관계회사보다는 회사 자체의 영업실적이 증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웅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SK에코플랜트는 주택 및 계열물량의 채산성이 양호해 영업 수익성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코로나19로 공사가 중단됐던 해외사업장을 중심으로 추가 손실이 반영되는지 여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홍세진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한화건설은 대규모 복합개발사업 및 주택사업으로 영업수익성이 우수하게 나타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이라크 BNCP의 공사 지연이 실적에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한화생명이 손실을 겪으면 한화건설도 지분법 이익이 줄어들어 당기순이익에 일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