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필수특허 이용해 자신에게 유리한 감사결과 종용
[세종=뉴스핌] 민경하 기자 = 디지털 음향 관련 특허·기술을 다수 보유한 '돌비 레버러토리즈 인크'(돌비)가 특허권을 활용해 제조업체를 갑질했다가 공정당국에 덜미를 잡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돌비에 대해 시정명령(금지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2억7000만원을 부과한다고 12일 밝혔다.
돌비는 디지털 오디오 코딩 기술 표준인 AC-3 등에 대한 특허권을 보유한 표준필수특허권자다. 표준필수특허란 국제 공식 표준으로 정해진 기술구현을 위해 필요한 특허를 말하며 해당 특허가 적용된 기술을 적용하지 않으면 관련 제품 생산이 불가능하다.
우리나라 지상파 방송은 돌비의 AC-3를 표준으로 채택하고 있다. 따라서 국내에서 판매되는 모든 방송 관련 제품에는 돌비의 특허기술이 필수적으로 사용된다.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사진=뉴스핌 DB] 2020.1.14 onjunge02@newspim.com |
돌비는 지난 2017년 9월 국내 셋톱박스 제조사인 '가온미디어'에 대한 실시료 감사를 착수했다. 이후 미지급 실시료 산정과 관련해 가온미디어와 큰 차이를 보였다.
이후 돌비는 자신이 원하는 합의를 종용하기 위해 지난 2018년 6월경부터 가온미디어의 표준필수특허 기술사용 승인을 거절했다. 가온미디어는 감사결과에 합의해야 했고 이후 지난 2018년 9월 하순부터 다시 표준필수특허를 사용할 수 있었다.
공정위는 돌비가 가온미디어의 특허사용 권리를 정당한 사유 없이 제약한 점, 자신에게 유리한 감사결과를 종용하기 위해 특허권을 활용한 점을 지적했다. 가온미디어는 미지급 실시료를 지급할 수 밖에 없었을 뿐더러 판매 감소, 납품일정 지연 등 피해를 입게 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앞으로도 특허권자가 자신의 지위를 남용해 공정거래 질서를 저해하는 행위에 대해 감시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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