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암울했던 식자재업계, 올해 들어 잇단 반등
코로나19 타격 기저효과에 업체들 체질개선 주효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 연장...하반기 실적 회복 불투명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코로나19로 극심한 영업 타격을 입었던 주요 식자재업계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크게 위축됐던 식자재 사업이 올해 소폭 반등한 데다 업체들의 체질개선 노력도 가시화된 모습이다. 다만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 연장 등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 하반기에도 실적 회복이 이어질지는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 작년 암울했던 식자재업계, 올해 들어 반등 잇따라
10일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CJ프레시웨이의 올해 영업이익은 422억으로 흑자전환할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425억을 기록했던 당기순이익은 올해 흑자전환한 94억으로 전망됐다. 현대그린푸드도 올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7.4% 상승한 32385억으로 추정됐고, 신세계푸드는 전년 대비 288% 증가한 299억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됐다.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2021.08.09 romeok@newspim.com |
코로나19가 휩쓴 지난해 주요 식자재업체들은 어느 때보다 암울한 시기를 보냈다. 지난해 기준 CJ프레시웨이는 2019년 대비 매출액이 19% 감소했고 현대그린푸드와 신세계푸드는 각각 3.6%, 6.2% 줄었다. 거리두기 강화와 재택근무의 활성화로 급식·외식경기가 쪼그라들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올해 들어 식자재 업계에 회복 기미가 나타나고 있다. 급식·외식경기가 지난해 대비 나아지면서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실적 상승세가 이어진 것이다. 현대그린푸드의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7.55% 증가한 259억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8596원으로 전년 대비 9.4% 늘었다. 순이익은 현대리바트의 해외프로젝트 공사 종료 영향으로 1.47% 줄어든 251억으로 확인됐다.
같은 기간 신세계푸드의 영업이익은 81억으로 전년 대비 234.2% 상승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8.2% 상승한 3324억을 기록했다. 아직 실적 발표 전인 CJ프레시웨이의 경우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전년 대비 366% 상승한 126억원으로 예상됐다. 전년 동기 손실을 냈던 당기순이익도 흑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됐다.
롯데푸드와 동원F&B도 식자재 사업 반등이 2분기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 롯데푸드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9.1%늘어난 195억을 기록했고, 같은 기간 동원F&B의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6.3% 늘어난 209억을 나타냈다.
◆코로나 딛고 체질개선...거리두기 장기화에 '울상'
올해 식자재업계의 반등에는 사업 다각화 등 체질개선 노력이 주효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코로나 타격을 입은 급식· 외식 부문 대신 다른 사업 분야로 눈을 돌린 것이다.
CJ프레시웨이는 지난해 키즈·시니어 세대를 타깃으로 한 사업구조를 단행했다. 맞춤형 시니어 식단을 제공하는 시니어 케어푸드 브랜드 '헬씨누리'와 키즈 전용 식자재 브랜드 '아이누리' 등 고수익 사업인 키즈·시니어 사업에 뛰어든 것이다. 실제 키즈 사업 1분기 매출은 약 1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 신장했으며 시니어 사업 매출도 160억원으로 같은 기간 약 16% 증가했다.
신세계푸드도 외식사업 재편과 가정간편식(HMR) 사업 강화와 등 공격적인 체질개선을 단행했다. 외식 분야에서는 적자 사업장 축소와 노브랜드 버거 가맹사업 확대가 맞물리면서 실적 상승을 이끌었고 올반 브랜드를 통한 가정간편식(HMR) 사업도 호조를 보였다.
현대그린푸드는 지난해 맞춤형 케어푸드 브랜드 그리팅을 통해 가정간편식, 밀키트 등 집밥을 공략한 사업을 추진했다. 또 더현대에 미국 스테이크 1위 전문점인 텍사스로드하우스 등 외식 브랜드들을 입점시킨 것도 긍정적 요인으로 지목됐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내 구내식당에 코로나19 감염방지를 위한 가림막과 안내 스티커가 붙어 있다. 2020.12.22 yooksa@newspim.com |
다만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조치 연장으로 급식·외식 경기가 다시 위축되고 있어 하반기에도 성장세가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이날 교육부가 2학기 전면등교 방침을 철회하면서 기업들의 재택근무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추진하는 삼성·현대자동차·LG·현대중공업·신세계·CJ·LS·현대백화점 등 대기업 그룹 단체급식 사업의 외부 개방도 변수다. 단체급식 사업의 입찰 경쟁이 활성화되면 기존 급식 사업 점유율이 높은 기업은 타격을 받는 반면 그렇지 않은 기업에는 사업 확장의 기회가 될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이 지난해에 비해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지속되고 있어 전반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코로나19 기저효과로 전년 대비 실적은 상승했지만 코로나19 이전만큼 회복하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기업 사내급식 개방 이슈의 경우 급식 비중이 크지 않은 업체에선 기회로 생각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급식 부문은 하반기에도 계속 어려울 것으로 보여 큰 변동이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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